문재인 대통령은 유럽순방 일정(13~21일) 중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교황의 방북은 여러 차례 거론된 바 있지만 단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오후 3시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달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 순으로 유럽을 방문한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라는 초청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평양 정상회담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번영에 관심이 많다.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느냐”라고 제안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라고 적극적인 환대의 의사를 밝혔다는 것.

아울러 “대통령께서 이 상황에 대해서 말씀을 주시면서 발표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자신이 목격한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남북 정상회담 방북시 백두산 천지 주변에서 김희중 대주교가 “김정은 위원장은 스위스에서 유학도 오래 했으니 관광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알 것이다. 북한의 자연 경관이 수려하니 스위스에서의 경험을 살려서 관광 사업을 하면 번창 할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꺼냈고, 김정은 위원장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

이어 김 대주교가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내가 꼭 교황청에 알리겠다”라고 말을 건네자, 김정은 위원장이 허리를 꾸벅 숙이면서 “꼭 좀 전달해 주십시오”라고 화답했다는 것.

김 대변인은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서 동북아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이 새로운 질서가 국제적으로도 지지를 받고 그 새로운 질서, 새로운 흐름이 강화·확산이 되는 그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한다”면서 “EU는 지금 국제질서를 떠받치는, 지탱하는 큰 기둥이기 때문에 EU에서의 성과가 다시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해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18일 프랑스를 국빈방문하고 이탈리아를 공식방문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는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협력을 제고하는데, 첨단 과학기술과 신산업 능력을 보유한 이탈리아와는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증진을 중점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이어 17~18 교황청을 공식방문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축복과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8~19일 벨기에서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 Asia-Europe Meeting) 회의에 참석, “‘글로벌 도전에 대한 글로벌 동반자’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ASEM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포용적 성장이 국제사회의 지속가능성장과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며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어 덴마크로 이동, 20일 제1차 P4G, 즉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덴마크를 공식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 P4G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등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한 민관협력 증진과 개도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한국의 정책 및 역할과 기여를 소개할 예정”이며 “덴마크와는 기후변화 대응 및 과학기술‧바이오 등 미래형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 등에 대해 중점 협의할 계획”이다.

(추가,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