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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손잡고 중국 고립시키는 ‘제2 닉슨 쇼크’ 올까? 대중국 관세장벽 더욱 높일 트럼프 2기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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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1-08 14:27 조회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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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손잡고 중국 고립시키는 ‘제2 닉슨 쇼크’ 올까?


  •  한승동 에디터
  •  
  •  승인 2024.11.07 18:00
 

대중국 관세장벽 더욱 높일 트럼프 2기 정권

무역, 첨단기술+외교안보 일체화한 대중국 공세

중국에서 떼어놓기 위해 북한과 재협상 가능성

고립주의에도 한국 일본 대만과는 더 밀착할 듯

미군 주둔비 증액 요구는 더욱 강화될 것

중국과 미국의 국기와 삽을 든 근로자 미니어처를 엮은 일러스트레이션. 2024.11.7.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과 미국의 국기와 삽을 든 근로자 미니어처를 엮은 일러스트레이션. 2024.11.7.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에 가장 긴장할 수밖에 없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미 조 바이든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실행에 옮긴 중국산 전기자동차(EV)에 대한 100% 관세 인상 등으로 높인 중국산에 대한 미국의 관세장벽이 한층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 안보 정책, 특히 대중국 정책도 트럼프 2기 정권은 바이든 정부 때와는 결을 달리할 가능성이 높다. 패권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트럼프 2기 정권(트럼프 2.0)의 공세적인 경제 통상 및 외교 안보정책의 화살이 중국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공화당이 상하 양원까지 다수당으로 장악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 더욱 그런 전망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대중국 관세장벽 더욱 높일 트럼프 2기 정권

이미 두 나라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19년에 미국의 관세 인상과 철강 알루미늄 수입제한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응수하면서 ‘무역전쟁’을 벌였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트럼프 집권 2기 때 양국간 무역분쟁은 한층 더 거칠고 험악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는 대선 선거 유세 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60%로 일괄 인상하겠다고 공약했고, 다른 나라들 제품에 대해서도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특히 중국업체들의 EV에 대해서는 멕시코에서 제조된 우회 수입품에 대해서도 100~20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큰소리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관세를 일괄적으로 10% 인상하고, 중국과 유럽도 그에 상응한 관세를 매길 경우 세계 무역의 25%가 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 그 영향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는 나라일 수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중국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150~200% 인상하겠다는 얘기까지 했다.

미국은 지난 9월에 이미 중국산 EV에 대해 기존 25% 관세를 100%로 올리고 철강, 알루미늄 제품은 기존 0~7.5% 관세를 25%로, EV용 배터리도 현행 7.5%에서 25%로 관세를 올렸다.

트럼프는 이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모두 60%로 일괄 인상하고 중국산 EV에 대해서는 멕시코를 우회한 제품에 대해서도 최대 200%까지 관세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 6월 9일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의 틈틈이 회동하는 동안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만나고 있는 모습. 2019.6.29. AP 연합뉴스
2019년 6월 9일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의 틈틈이 회동하는 동안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만나고 있는 모습. 2019.6.29. AP 연합뉴스

무역, 첨단기술+외교안보 일체화한 대중국 공세

트럼프 진영의 싱크탱크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연구소’(AFPI)는 중국에 대한 정책과제를 ‘지적 재산권의 중국기업으로의 이전 방지’, ‘중국과의 무역합의 완전 이행과 중국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유지’로 잡고 있다. AFPI에 따르면, 중국의 지적 재산권 절도로 미국은 매년 2250억~600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도 4180억 달러에 이른다. 그 결과 미국 제조업계는 2001~2018년에 370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닛케이 11월 5일)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바이든 정권이 이미 중국에 대한 규제와 제재를 가해 왔으나, 트럼프 2.0은 그 강도를 더욱 높이면서 경제와 외교 안보(군사)를 함께 엮은 일체화된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높은 추가관세로 중국제품에 대한 수입장벽을 높이면, 지금 부동산 경기 붕괴 이후 내수 부진 등에 시달리면서 대량수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중국 저가 제품들의 밀어내기식 ‘과잉수출’이 향할 곳은 아시아와 중남미 등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그런 ‘디플레이션 수출’에 한국도 주요 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내년 1월부터 대외 투자 규제도 강화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공학 분야에서 미국기업이나 미국인들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한다. 중국의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막으려는 미국의 공세는 트럼프 2.0에서 한층 더 강화될 것이고, 이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밀접하게 얽혀 있는 한국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처럼 공세의 강도가 한층 더 높아지긴 하겠지만 관세 추가 인상 등을 통한 미국의 경제적 공세는, 공화 민주를 떠난 초당파적인 중국위협론과 혐오감이 팽배해 있는 미국에서 트럼프 1.0 때부터 바이든 정권 때까지 계속해 온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도 이미 나름의 대응체제를 갖춰 왔다. 지난 7월, 예정보다 8개월 늦게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도 부동산 경기 붕괴로 인한 내수 부진 등에 대한 대책과 함께 미국의 무역 및 기술 분야 규제 및 제재 강화에 대한 대응책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질 생산력’ 함양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통한 난관 돌파 방안들이 거론됐다.

트럼프 2.0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은 유럽과 호주, 한국 일본 등과의 관계를 호전시키는 한편으로 브릭스의 나머지 8개국과 동남아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장해 가려 할 것이다.

 

11월 6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중앙)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을 묘사한 러시아 전통의 마트료시카 인형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념품 가게에 전시되어 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말라 해리스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2024.11.6. EPA 연합뉴스
11월 6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중앙)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을 묘사한 러시아 전통의 마트료시카 인형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념품 가게에 전시되어 있다. 트럼프는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카말라 해리스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2024.11.6. EPA 연합뉴스

미-러 손잡고 중국 고립시키는 ‘제2의 닉슨 쇼크’?

이에 비해 트럼프 2.0의 외교 안보 정책 변화는 바이든 정권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이다. ‘제2의 닉슨 쇼크’론이다. 상하이외국어대의 황징 교수는 “(트럼프는) 대외정책상의 모든 압력을 주요 경쟁국인 중국에 집중시킬 것이다. 그것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려 할 것”이라며 미국과 러시아의 접근을 ‘닉슨 쇼크 2.0’이라고 이름붙였다.(마이니치신문 11월 3일)

닉슨 쇼크는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의 중국과 손을 잡고, 중소 분쟁으로 갈등을 빚던 같은 사회주의 국가 소련을 고립시킨 사건을 가리킨다. 그것이 소련 붕괴의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만일 트럼프의 미국이 푸틴의 러시아와 손을 잡고 중국을 고립시킬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미국을 고립시켜 온 바이든 정권 때의 3국간 지정학 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그 실현 가능성을 쉽게 예단하긴 어렵지만, 트럼프 2.0이 전쟁수행 능력을 미국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 온 우크라이나를 설득 내지 압박해서 러시아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양보를 얻어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면서 러시아와 미국이 밀착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구도다. 황징 교수가 우려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지미 카터 정권 때의 백악관 안보보좌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도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미국을 고립시키는 구도는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일관된 지원,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제제에 집착해 온 바이든 정부는 브레진스키가 가장 우려했던 중러의 밀착과 미국 고립 구도를 자초한 면이 있다.

북한과 재협상할 가능성

트럼프 2.0은 트럼프 1.0 때처럼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해 북한을 중국의 영향으로부터 떼어내 중국을 고립시키는 작업을 벌일 수도 있다.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과 중국 사이가 벌어지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이 국제적 관심사가 될 정도로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는 최근의 극적인 정세 변화는 그런 전망에 현실감을 더해준다.

고립주의에도 한국 일본 대만과는 더욱 밀착할 것

동맹관계를 중시한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1기 집권 때부터 그랬지만 고립주의적인 미국제일주의 외교정책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 변화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나 한미일 공조체제처럼 동맹국들을 엮어 공동대응하는 집단적 대응체제보다 중국에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집착하는 트럼프 2.0이 아시아로의 중심이동(Pivot to Asia)이라는 오바마 정권 이래 미국의 아시아 중시, 중국 고립 졍책을 더욱 강화하는 한 중국 주변의 동아시아 요충지들인 한국 일본, 그리고 대만과의 관계를 완화하거나 해체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군 주둔비 증액 요구는 더욱 강회될 듯

다만 동맹국이나 우방국의 군사비(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각국이 군사적으로 자립하는 ‘자율적 동맹국’들의 결합을 표방해 온 트럼프 2.0이 ‘방위비 분담금’이란 이름의 미군 주둔비 지원금을 대폭 올리라고 한국 일본 대만 등을 압박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자율적 동맹’관계 구축은 탈동맹이나 고립주의와는 다르다.

 

2017년 2월 10일 당시 일본 총리 아베 신조가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7.2.`10. 로이터 연합뉴스
2017년 2월 10일 당시 일본 총리 아베 신조가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7.2.`10. 로이터 연합뉴스

발빠른 일본 외교, 한국은?

9월 AFPI 관계자가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가미카와 요코 외상 등을 만난 것도 그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일본은 그에 앞서 아소 다로 당시 자민당 부총재가 미국을 찾아가 트럼프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일본은 미국의 정권교체라는 격동의 정세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름의 대비책을 집권당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마련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정권이 지난 3일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베이징에 보내 시게루 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회담을 조율하도록 한 것은 일본이 트럼프 2.0의 등장이라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에 대해서도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도 나름의 ‘비책’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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