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북한 전문가<아사히>발언-“북 정찰위성 발사 뒤 긴장 조성하는 건 북이 아니라 남”(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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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2-11 10:23 조회89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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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정찰위성 발사 뒤 긴장 조성하는 건 북이 아니라 남”
- 한승동 에디터
- 승인 2023.12.08 21:20
일본의 북한 전문가 〈아사히〉 발언
북한은 오히려 “충돌을 피하려 한다”
남북긴장, 내년총선 영향 “별로 없을 것”
북-러 기술협력 과시는 “미국 흔들기”
“이번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한 국면에 대해서는, 오히려 한국 쪽이 의도적으로 남북관계 긴장화를 조성하고 있다는 인상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북한 전문연구자 사카이 다카시 발언
1978년에 일본 공안조사청에 들어가 북한 전문 연구관찰자로 30여 년간 일하고, 2012년에 퇴직한 뒤에도 독자적으로 같은 작업을 해온 일본의 정평 있는 북한 전문가 사카이 다카시(72)가 <아사히신문>의 8일 대담기사에서 한 말이다. 그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이후 남북 간에 조성되고 있는 긴장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쪽은 북한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40년 이상 북한을 관찰해 온 사카이가 1990년대부터 10년 간 한국 주재 특파원생활을 한 <아사히>의 베테랑 기자 하코다 데쓰야(존칭과 직책 생략)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을 띤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타이틀의 연재 대담기사 3번째인 이날 기사.
사카이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군사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북한의 기본적인 대응방침은 앞서 얘기한 미국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상응한 대응’을 기조로 위기관리에도 배려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충돌을 피하려 한다
따라서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비무장지대에 감시초소를 재건하는 등 긴장상태를 고조시키는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의 대항조치에 압도당하거나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과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교전 발생 등을 피하려는 억제력도 작동시키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북한의 맞대응 조치는 한국 쪽 강경자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드러내는 차원에서 취한 조치일 뿐, 북한의 속내는 오히려 충돌을 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남북 간 긴장 고조는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봤다.
“북한은 한국의 대응조치에 반응하면서, 2018년에 남북이 교환한 군사합의(9.19 합의)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남북 모두 위험한 행동에 제동이 걸리지 않아 긴장이 고조될 것입니다.”
내년 봄 한국 총선거에 끼칠 영향
내년 봄 한국 총선거가 “윤석열 정권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라며 지금의 긴장 국면이 총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느냐는 하코다 기자의 질문에 사카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사 총선거 시점에서 (남북 간) 긴장상태가 더 고조된다 하더라도 여당 쪽 사람에겐 그것이 윤 정권 정책의 타당성의 근거로 인식될 것이다. 한편으로 야당 쪽에는 (윤 정권의) 정책적 실패의 결과로 인식될 것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별로 크게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말하자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여당과 야당의 인식과 자세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고, 이미 나뉘어져 있는 표에도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 본다는 얘기다.
사카이는 북한은 “윤 정권이 내년 총선거에서 ‘대참패’를 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긴장상태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굳이 충돌사건을 일으켜 ‘적’을 이롭게 만들 어리석은 짓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카이는 이처럼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게 윤석열 정권에겐 득이 될지 몰라도 북한에겐 득 될 게 없을 것이라며, 시종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을 윤석열 정권 탓으로 돌렸다.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목적
사카이는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개발의 의미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각종 미사일의 목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됨으로써, 보유 미사일의 실제 전력화를 가속시킬 것이라는 매우 중요한 기대를 (북한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군사 정찰위성 하나 쏘아 올렸다고 해서 금방 높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성공으로 “그것이 가능한 태세를 구축하는 첫 걸음을 디뎠다는 의의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상업위성 화상을 이용하더라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으나 “(북한이) 필요에 따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태세를 갖추는 것은 상징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러 기술협력 과시는 “미국 흔들기”
러시아와 북한의 기술협력 가능성과 관련해, 하코다 기자가 한국 등에서는 단정적으로 협력을 했다고 보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견해들도 있다면서, “협력을 했는지 여부보다 여봐라는 듯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북한의 의도”가 궁금하다며 그것이 무엇인지 물어 보자, 사카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분명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의도적으로) 드러내 보이려 하고 있다고 봅니다. 군사 정찰위성 발사 성공 경축잔치에 최선희 외상이 참석했습니다. 최 외상 자신이 (그렇게 해서) 발사 성공과 외교의 관계를 그처럼 굳이 시사한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행동의 최대 노림수는 미국 흔들기입니다. 즉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자세는 북한을 러시아에 접근하게 만들어 미국이 우려해야 할 상황을 야기할 뿐이라는 인상을 갖게 만드는 데에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이제까지 강한 의존관계에 있던 중국에 대해서도, 이제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게 중국만이 아니라는 것을 넌지시 보여 줌으로써 교섭 기반을 개선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점도 들여다 보입니다.”
북의 서방 이중기준 비판 일리 있으나...
사카이는 또 “우주의 평화이용은 주권국가에게 주어진 권리”라며 대북 제재에 반발하면서 미국 등 서방의 ‘이중기준’을 비판하는 북한 주장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일리가 있다”면서, 북한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들도 그런 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국제사회 현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 제재를 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그렇게 할 만한 여러 부당한 행위를 북한이 거듭 저질러 온 과거 전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지 않은 보통의 나라들과 다른 기준을 북한에 적용해야 할 특유의 이유가 존재한다고 그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