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일 정부, 자위함기는 욱일기 인정...우리 정부, 이제라도 이 문제 짚어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5-31 11:17 조회826회관련링크
본문
우리나라 해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훈련으로 미국과 일본, 호주 등 6개국이 참가합니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지난 29일 부산항으로 들어오면서 욱일기 논란이 가열하고 있습니다.
함선에 내걸린 '욱일' 문양의 자위함기가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인 욱일기와 원의 위치와 조금 다를뿐 사실상 똑같다는 해석이 많기 때문입니다.
욱일기는 1870년 일본 제국주의 육군이 공식적으로 채택했고, 1889년 해군이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공식 사용을 않다 1954년 자위대법 시행령과 함께 슬그머니 다시 등장합니다.
해상자위대는 제국주의 해군의 깃발을 그대로 계승했고 육상자위대는 모양을 다소 수정해 현재 사용 중입니다.
욱일기 논란의 핵심은 전범기라는 것입니다.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이 군국주의와 침략전쟁의 상징물로 꼽혔는데 법적으로 사용을 금지한 독일과 달리 일본의 활용법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 우익 등 일각에서는 수백년 동안 군사부문과 일상에서 사용된 깃발과 1920~40대 한시적으로 채택된 나치당의 하켄크로이츠는 다르다고 강변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해상훈련에 참여하는 4개국 군대에 메일을 보내 '자위함기'는 실제 '욱일기'로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라고 상세히 밝혔습니다.
서 교수는 [담박인터뷰]에서 "일본은 욱일기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사용됐다는 역사적 사실만 쏙 빼고 홍보하고 있다"며 다국적 훈련이나 국제스포츠, 문화 행사 등 "세계가 주목하는 자리를 도리어 욱일기의 실체를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자위함기는 욱일기라고 사실상 인정했다"며 "우리 정부가 이제라도 이 문제를 짚어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민간 차원의 바로잡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등 공적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입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서경덕 교수 / 성신여대
일시 - 2023.5. 29
▷'하켄크로이츠'는 종전 이후 법적 금지...'욱일기'는 50년대 초반 재등장
▷"일, 전쟁 때 사용한 역사적 사실 쏙 뺀 홍보가 가장 큰 문제점"
▷"일 정부, 자위함기는 욱일기 사실상 인정...우리 정부, 이제라도 이 문제 짚어 나가야"
▷반일정서 차원 문제 제기?..."역사 왜곡의 한 부분으로서 일본에 항의해야"
▷정부 대응에 아쉬운 점?..."역사 왜곡 증거들 자료 만드는데 정부도 힘 모아야"
인터뷰 전문
Q 일본 욱일기는 독일 나치당의 '하켄크로이츠'랑 같은 전범기다 이렇게 의견을 내셨잖아요. 근거는요
A “다른 나라를 침공했을 때 전면에 내세웠던 깃발이었다라는 거죠. 전쟁 깃발로 사용돼 왔고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 같은 경우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법적으로 금지됐던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종전 이후 잠시 동안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 초반 해상자위대와 육상자위대를 창설하면서 다시금 사용을 하게 됐다라는 것이죠. 아시아인들에게 어떤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는 그러한 깃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사용하지 말아야 된다는 부분을 국내외에 널리 좀 알리고 싶었습니다.“
Q 1998년, 2008년에도 우리나라 관함식에 욱일기(자위함기)가 왔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교수님 같이 주장을 펴시는 분들 목소리가 크지 않은 게 아니냐 이런 진단도 있습니다.
A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어떤 상품의 로고라든지 응원 깃발로 대중 문화에 계속적으로 자유롭게 사용을 해왔던 건 사실입니다. 일본에서는 그러한 (비군사적) 부분들만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본 외무성의 홍보 자료에도 자위함에 게양된 깃발 사진과 함께요 1954년에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자위함기는 욱일 모양을 사용했다라는 걸 명확하게 지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 정부도 공식적으로 자위함기가 곧 욱일기임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정부)도 정확하게 예전에 잘 짚고 넘어가지 못했던 부분을 이제라도 강하게 어필을 해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부분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욱일기 수백년 동안 폭넓게 사용...하켄크로이츠와 달라"...반박은
A “일본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해 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문화적인 생활에서(도) 사용돼 왔지만 일본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뭐냐면 전쟁 때 사용했던 그런 역사적 사실만 쏙 빼고 홍보를 하고 있다는 거죠. 그게 가장 큰 문제점이고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자위함기가 욱일기라는 부분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세계인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욱일기'...반일정서 측면 문제 제기라는 지적은
A “반일 정서에 대한 그런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역사적으로 분명히 있었던 일들에 관련된 부분을 이제는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가 가기 위해서는 또 이런 역사에 관련된 정립이 분명히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욱일기 문제도 일본의 어떤 역사 왜곡의 한 부분으로서 그들에게 지적해서 반드시 바꿔 나가야 될 부분을 얘기를 하고요.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욱일기 문제 주장을 펼 때 그 주장이 허술하거나 하면 일본 우익 등에 반격의 빌미가 된다는 지적도 있어요
A “맞습니다. 어떤 역사적인 부분 관련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료 부분도 잘 정리를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팩트 체크를 통해서 그들이 주장하는 부분에 있어서 잘못된 부분을 우리도 언제든지 치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러한 상황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는
A “가장 답답한 부분은 이런 부분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전쟁 범죄, 태평양 전쟁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증거들이 다 있지 않습니까. 일본 쪽에서 역사 왜곡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그러한 자료들을 좀 만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좀 많이 갖고 있었고요.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함께 힘을 모은다면 욱일기를 지구상에서 퇴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일본도 인정한 부산항 ‘욱일기’ 국방부가 부인…촌극의 전말
31일부터 열리는 한국 주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 ‘아·태순환훈련’에 참여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자위함기’를 달고 29일 부산항에 입항했습니다.
앞서 자위함기를 두고 욱일기 논란이 다시 일자 국방부는 “국제적인 관례”에 따를 뿐이라며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조금의 차이는 있긴 하다”고 밝혔습니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욱일기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요?
①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다르다?
지난 25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대해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조금의 차이는 있긴 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의 이런 해명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우리 해군이 참가하면서 욱일기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우리 군은 “일본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형태가 좀 다르다. 형태가 아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자위함기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욱일기는 붉은 원 모양의 ‘히노마루’가 정중앙에 위치하는데, 자위함기는 히노마루가 왼쪽으로 치우쳐 있어 다르다는 겁니다.
정작 일본은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본 외무성이 지난 2019년에 게시한 욱일기 홍보 자료를 보면 자위함기를 욱일기의 일종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는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욱일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며 홍보 자료에 1998년 자위함기를 달고 부산항에 입항한 일본 자위대함 사진을 실었습니다.
일본은 “자위함기는 욱일기가 맞고, 욱일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우리 군은 “자위함기는 욱일기가 아니다”라고 하는 상황입니다.
② ‘욱일기 게양’ 국제법으로는 문제없나
왜 우리 군은 “자위함기는 욱일기가 아니다”는 해명까지 하는 걸까요? 우리 국민 정서상 용납하기 어렵지만 ‘욱일기 게양’을 막을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 때문일 겁니다.
국제 관례상, 해군 함정이 바다에서 항해할 때는 선미에 자기 나라 국기를 답니다. 그리고 함정이 외국 항구에 기항할 때는 해군기를 추가로 게양한다고 합니다. 일본 입장에선 해상자위대의 깃발인 자위함기를 함정에 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일본 자위대함이 부산항에 입항하더라도 일본 자위대함은 사실상 ‘일본땅’입니다. 통상 국제법적으로 해군 함정은 치외법권 지역으로 인정됩니다. 해군 함정은 외국 영해에 들어가더라도 그 나라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고, 함정이 소속된 나라의 법이 통용된다는 의미입니다. 일본 국내법은 자위함기 게양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1998년 김대중 정부 때와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도 해상자위대 함정은 한국 해군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게양하고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축구와 야구 등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서 욱일기를 두고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이 악화돼 왔습니다. 한·일관계가 악화할수록 욱일기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우리 군은 제주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를 초청하면서 욱일기 게양 자제를 요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비상식적인 요구”라고 거부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끝내 제주 국제관함식 참석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③ 욱일기는 ‘군국주의 상징’이 아니다?
일본 자위대함이 ‘자위함기’를 단 채 부산항에 입항한 뒤에도 논란의 불씨는 남아 언제든 되살아 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욱일기는 과거 나치 독일이 쓰던 ‘하켄크로이츠’나 다름없다고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줄곧 “욱일기는 하켄크로이츠와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하켄크로이츠는 나치가 만든 상징이지만, 욱일기는 일본 전통 문양으로 수백년 전부터 써왔다는 주장입니다.
일본 외무성은 오늘날까지 경사와 번영의 상징으로 일상에서 쓰이는 욱일기를 홍보합니다. 당연히 이 홍보에는 일본이 이 깃발을 앞세워 1905년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며 한반도 지배권을 확보했고, 1931년엔 만주사변, 1937년엔 중일전쟁, 1941년엔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빠져 있습니다.
일본이 옛 제국주의 시절 일본군 깃발을 그대로 자위함기에 사용하고 일상에서 널리 쓰면서도 별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는 사실 자체가 욱일기 논란의 본질이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릴 때마다 일본 팬의 ‘욱일기 응원’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17년엔 피파(FIFA)의 아시아·태평양 지부인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욱일기를 내건 일본 관중에 대한 책임을 일본에 물어 “차별적인 상징”이라며 벌금을 부과한 적이 있습니다.
과거 일본 제국주의 피해자들이 여전히 아시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현실에서 욱일기는 단순히 ‘일본의 문화’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욱일기를 하켄크로이츠보다 ‘미국 남부연합기’에 비교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법적으로 게양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인종차별’의 상징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죠. 남부연합기는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에 찬성했던 남군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썼던 전투 깃발입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욱일기 응원’ 논란을 다룬 <비비시>(BBC)는 도쿄 소피아 대학 나카노 코이치 정치학과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하켄크로이츠보다 더 나은 비교 대상은 미국 남부연합기”라며 “이 깃발은 금지되지 않았고 여전히 남부 주 전역에서 휘날리지만, 인종차별과 우월감의 상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금도 미국에서 남부연합기 사용은 불법이 아니며 여전히 남부 지역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이 깃발은 ‘인종차별’과 떼놓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남부연합기 자체가 ‘노예제 찬성’이라는 인종차별을 내포하는 데다, 지금도 백인 우월주의자 모임인 ‘쿠 클럭스 클랜(KKK)’이 즐겨 사용하기 때문이죠.
미국 사회는 수십년간 논쟁을 지속하며 인종차별의 상징인 남부연합기를 지우고 있습니다. 2020년 미시시피주가 주 깃발을 바꾸면서 이제 미국의 공식 주 깃발에서는 남부연합기가 완전히 퇴출됐습니다.
더 알고 싶다면
2008년 관함식때도 달았다고? ‘욱일기 논란’ 어떻게 볼까
https://hani.com/u/NzUzMQ
일 자위대 함정, 이달말 ‘욱일기’ 단 채 부산항 입항할 듯
https://hani.com/u/NzUz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