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 데스크브리핑] 북은 ‘위성’을 쏘고 서울시는 ‘핵’을 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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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6-01 09:44 조회88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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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브리핑] 북은 ‘위성’을 쏘고 서울시는 ‘핵’을 쏘는가
- 데스크
- 승인 2023.05.31 17:11
피해를 본 건 서울시민입니다. 일본정부 이상으로 호들갑을 떤 서울시의...
북측이 31일, 예정한 대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사고 발생’으로 실패했습니다. 사고 원인은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 즉 2단 엔진의 점화가 안 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측 국가우주개발국은 “5월 31일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되었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하여 발사하였다”면서 “발사된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점화)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서해에 추락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남측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오전 6시 29분경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면서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하여 어청도 서방 200여 km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혀, 북측의 위성발사 실패를 확인해주었습니다.
북측의 발빠른 발표로 위성발사의 실패만이 아니라 군사정찰위성의 이름이 ‘만리경-1’호, 위성운반로켓의 이름이 ‘천리마-1’형인 것도 밝혀졌습니다.
북측으로서는 지난 2016년 2월 7일 운반로켓 ‘광명성호’에 탑재한 지구관측위성 ‘광명성-4’호를 궤도에 진입시킨 이후 7년 만에 다시 회심의 일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입니다. 물론 북측은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느 나라에나 있을 법한 위성발사에 따른 성공과 실패의 한 장면일 뿐입니다. 한마디로 북측이 오랜만에 위성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입니다. 병가지상사이지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남측에서 일어났습니다.
북측이 위성을 발사하자마자 곧바로 오전 6시 32분쯤 서울시에 공습경보를 알리는 비상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이어 서울시는 오전 6시 41분쯤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위급 재난문자를 발송했습니다.
비상 사이렌과 재난문자. 이 정도라면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이른 아침부터 깜놀’이었지요. 일부에서는 전시로 착각할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행정안전부가 7시 03분 “06:41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눈을 뜬 시민들과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왜 몸을 피하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공지가 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며 큰 혼란에 빠졌음은 당연합니다.
앞서 북측은 이달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이때 로켓 추진체 낙하지점 등을 표시한 12개의 좌표도 함께 공개가 됐지요. 북측이 위성 발사를 통보하고 또 추진체 낙하지점까지 밝혔다면 그리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북측은 1998년과 2009년, 2012년 4월과 12월 그리고 2016년 등 모두 다섯 차례 위성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때 발사한 위성과 지금 윤석열 정부 때 발사한 위성이 다를 바가 없겠지요.
북측의 예고된 위성발사에 “발사 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벼르고 있던 윤석열 정부에서 결론적으로 긴장한 탓인지 아니면 과욕 탓인지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따로 논 것입니다. “아마추어 정권의 현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합니다.
고스란히 피해를 본 건 서울시민입니다. 일본정부 이상으로 호들갑을 떤 서울시의 행태를 보며 씁쓸한 따름입니다. 대북 안보를 키우더니 안보불안만 더 커졌습니다. 결국 북측은 하늘을 향해 위성을 발사하고 서울시는 서울시민을 향해 핵폭탄을 쏜 격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