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자체 웹사이트에 화물 취급 페이지를 신설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사실상 3년 넘게 운항 중단 상태인 고려항공이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고려항공 웹사이트에 최근 화물 고객용 페이지가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려항공의 첫 화면에는 이전까지 취항지와 예약 방법을 알려주는 ‘항로안내’ 등 총 3개의 큰 메뉴가 있었지만, 최근 ‘화물’을 제목으로 한 메뉴가 추가됐습니다.
영문 페이지에는 화물을 의미하는 ‘카고(cargo)’가 표기됐습니다.
첫 화면에서 ‘화물’ 혹은 ‘카고’를 클릭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는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만약 아이디가 없다면 ‘가입’ 버튼을 눌러 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가입 페이지에선 이름과 연락처는 물론 ‘면허 코드’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발급한 여행사 혹은 대리점 번호 등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런 점을 토대로 볼 때 ‘화물’ 페이지의 주 사용자는 고려항공을 이용한 화물 운송을 희망하는 업계 관계자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3년 간 사실상 고려항공이 ‘운항 중단’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화물’ 페이지를 신설한 건 주목되는 변화입니다.
고려항공은 2020년 1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여객기 운항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다만 작년 5월 고려항공 소속 Il(일류신)-76 수송기 3대가 중국 선양 타오셴 공항에서 방역 물자를 실어 나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객기의 운항이 중단된 상황에서 화물 운송을 위해 고려항공 기체가 한 차례 중국 상공을 넘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북한과 중국 사이의 다른 교통 수단, 즉 열차나 선박도 사람보단 화물을 더 많이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화물 페이지 신설이 고려항공 화물 운송 재개의 신호탄인지 주목됩니다.
물론 고려항공의 취항지는 중국과 러시아 2개국에 한정돼 있습니다.
화물 운송을 한다고 해도 결국 갈 수 있는 나라가 중국, 러시아뿐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려항공은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 외에 파키스탄, 쿠웨이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최대 6개국 10여 개 도시에서 승객들을 실어 날랐습니다.
하지만 2017년을 전후해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들이 핵실험 등을 이유로 고려항공의 착륙을 전격 금지하고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영공 통과까지 불허하면서 고려항공 해외 취항지는 이 시기부터 2개국으로 줄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