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운항이 엄격히 제한되는 항공사로 재지정됐습니다. 국제 안전기준에 미달된다는 이유 때문인데 2010년 이후 14년 연속 이 같은 조치를 받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이 북한 고려항공의 역내 운항을 제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7일 개정한 ‘EU 항공안전 목록’을 공개하고 북한 고려항공의 경우 러시아제 TU-204 기종 여객기 2대를 제외한 나머지 항공기의 역내 운항을 금지하는 조치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EU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적 안전 기준을 토대로 매년 두 차례 ‘EU 항공안전 목록’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2010년부터 14년 연속 이 조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EU는 2006년 고려항공을 전면 운항 금지 항공사 명단에 올렸다가 2010년 3월 북한이 러시아에서 TU-204 여객기 2대를 도입하자 엄격한 제한 아래 EU 상공을 비행할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
다만 고려항공이 실제로 EU 국가를 운항한 적은 없습니다.
특히 북한 국적 항공기는 지난 2016년 5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에 따른 EU의 대북 독자 제재에 따라 EU 상공을 비행하거나 이착륙할 수 없습니다.
현재 고려항공은 10여 대의 여객기와 수송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안전 문제로 인해 EU 이외 다른 나라에서도 운항에 제약이 따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직전까지 고려항공이 취항했던 중국의 경우, 고려항공의 AN-148과 TU-204 기종 각각 2대씩 모두 4대의 여객기 대해서만 자국 운항을 허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고려항공은 중국과 러시아 노선에 이들 항공기를 번갈아 투입하곤 했습니다.
고려항공은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기 이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6개 나라 10개 안팎의 도시에 취항했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4차 핵실험 이후 파키스탄, 쿠웨이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고려항공의 착륙을 전격 금지하고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하면서 고려항공의 해외 취항지는 중국과 러시아 단 2개국으로 줄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