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그너, ‘무장 반란’ 종료…수장 프리고진은 벨라루스행 (2023. 6. 25.)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6-26 10:22 조회777회관련링크
본문
러 바그너, ‘무장 반란’ 종료…수장 프리고진은 벨라루스행
[앵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의 무장 반란이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과 협상에 나서 합의를 이끌었는데요.
크렘린궁은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프리고진과 바그너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을 상대한 건 벨라루스 루카셴코 대통령이었습니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은 현지시각 24일 밤 8시쯤 "이동을 중단하고, 상황 완화를 위한 조처를 하라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제안을 프리고진이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프리고진도 텔레그램을 통해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해산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바그너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전선의 야전으로 되돌아간다고 덧붙였습니다.
크렘린궁도 협상 타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20여 년간 친분이 있어 협상에 나섰다며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병사들도 그간의 전과를 고려해 처벌하지 않을 것이며 일부는 국방부와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번 사태가 특별군사작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프리고진이 요구한 러시아군 수뇌부 개편에 대해선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앞서 프리고진은 23일 밤, 러시아 국방부를 비난하며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모스크바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시설을 봉쇄한데 이어 모스크바에서 200km 이내까지 북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반역으로 규정하고 가혹한 대응을 경고했고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 서부 보로네시주에는 대테러 작전 체제가 시행됐습니다.
남부에서 모스크바로 연결되는 도로 곳곳이 통제됐고, 모스크바를 떠나는 국제선 항공편은 최고 5배까지 가격이 치솟는 등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소속용병 신변 보장'-'철수' 맞교환···"러 국방장관 거취 이면합의" 주장도
양측 모두 "유혈사태만은 피해야"
형사 입건 없이 벨라루스행 결정
바그너그룹을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이 모스크바 코앞에서 중단됐다. 러시아군과 러시아 용병 기업인 바그너그룹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였지만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거침없이 진격하던 바그너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은 협상을 통해 철수를 결정했고 러시아는 그가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전격 합의했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타스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프리고진을 멈추게 하는 데 러시아 우방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TV 연설에 나섰고 가장 먼저 루카셴코 대통령과 통화해 바그너그룹의 반란 상황을 공유했다. 이때 루카셴코 대통령이 먼저 중재를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약 20년간 개인적으로 알고 지냈다”며 “그가 자원해 양측 중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양국 정상은 여러 차례 대화에 나섰고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내내 푸틴 대통령과 프리고진 사이의 협상을 이끌었다. 벨라루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측 모두 러시아 영토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을 중단하고 상황 완화를 위한 조처를 하기로 했으며 반대로 바그너그룹 소속 용병들은 안전을 보장받기로 했다. 크렘린궁도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 입건은 취소될 것이며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파국을 면했지만 일부에서는 러시아 정규군이 이렇다 할 저항 없이 모스크바가 뚫릴 상황인 데도 진격하던 프리고진이 순순히 철수한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러시아 당국이 ‘이면 합의’를 제안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프리고진이 맹비난해 온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 대해 러시아 당국이 어떤 조처를 할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면 합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부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전 보안 책임자이자 현 러시아 툴라 지역 주지사인 알렉세이 듀민이 양측을 중재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