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23일 “(대북)제재를 면제하든지 그 일부라도 약화시키라”며 “그러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주민 식량문제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북한 당국의 처지를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날 주북 러시아 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러한 내용의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 인터뷰 전문을 북한말로 공개했다. 그는 북한 내 식량 수급 상황을 설명하며 대북 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등 사실상 북한 당국 입장을 대변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평양시를 산보하거나 차를 타고 그 거리들을 지나면서 한 번도 누워있거나 구석에 서 있거나 거리를 헤매는 거지들을 본 적이 없다”면서도 “식량과 관련한 상황이 순탄치 않으며 이에 대하여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부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그러나 지금의 난관은 ‘고난의 행군’ 시기와는 대비할 수 없다. 그때는 정말 매우 어려웠다”며 “지금 기아의 징표가 국내(북한)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국경 봉쇄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자연재해 등으로 식량 사정이 악화해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남한 당국 등의 평가를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체고라 대사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대북제재 완화·해제를 촉구했다. 그는 “식량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한 데 국가의 총력이 집중되고 있다”며 “조선(북한)은 해외에서 부족되는 식량을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제재가 그 실현에 장애물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제재가 아니라면 자기 문제를 자체로 원만히 해결하였을 것”이라며 “그들(북한)에게 은행 구좌(계좌)를 개설하고 양심적으로 번 20억US$(미국 달러)를 입금하며 그 돈으로 50만t의 알곡과 30만t의 비료, 10만t의 디젤유, 5만t의 농약, 뜨락또르(트랙터)들과 종합수확기들을 사들일 수 있도록 하라”고 밝혔다.
현재 북한 당국이 필요로 하는 식량 규모와 식량 생산 자재들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마체고라 대사는 “세관들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로의 상품 수출을 허용하도록 하며 북조선(북한)과의 연계로 인하여 외국의 생산업체들과 납입 기관, 수송업체들을 압박하지 말라”고도 주장했다.
북한은 그간 제재에 따른 고통을 피력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북 제재에 대해 “사상 최악의 봉쇄” “가장 야만적이며 횡포한 압살 책동”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