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죽은 사람 살려내라는 식의 허망한 망상”
북한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실현 불가능한 문제”라고 규정하며 일본이 이를 언급하는 것은 “전제조건 없는 일조(북일) 수뇌회담을 희망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는 일본 당국자의 입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리병덕 북한 외무성 일본연구소 연구원의 입장을 보도했다. 리 연구원이 언급한 ‘일본 당국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 추정된다.
리 연구원은 “일본 사람들이 말하는 납치 문제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의 아량과 성의 있는 노력에 의해 이미 되돌릴 수 없이 최종적으로 완전무결하게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세기 무력으로 한반도를 강점해 840만여 명의 청장년들을 강제로 납치하고 100여만 명을 무참히 학살했으며 20만 명의 여성들에게 성노예 생활을 강요한 일본이 유엔 무대에서 납치와 인권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파렴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리 연구원은 이어 “일본이 아무리 납치문제를 국제화해 보려고 획책해도 동맹국의 편역을 들지 못해 안달이 나 하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할 것”이라며 “피해자 전원 귀국이 실현되지 않으면 납치문제의 해결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떼를 부리는 것은 죽은 사람을 살려내라는 식의 허망한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본은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27일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고위급 협의를 제안하면서 “조건을 붙이지 않고 언제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결의를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납북자 문제를 전제로 내건 대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박상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29일 “기시다 수상이 집권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제조건 없는 일조 수뇌회담’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는 데 대하여 알고 있지만 그가 이를 통하여 실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은 모두 17명이 북한에 납치됐고 이 중 일본으로 돌아온 5명을 제외한 12명이 아직 북한에 남아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납북된 일본인은 총 13명이고 이 중 8명은 사망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