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땐 블링컨 국무장관 이어 ‘대중국 디리스킹’ 행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사진)이 다음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사되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을 찾는 장관이 된다. 대중국 기조로 ‘디커플링’(관계 단절) 대신 ‘디리스킹’(위험 회피)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경쟁 속 충돌을 방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날 옐런 장관이 오는 7월 초 베이징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첫 고위급 경제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그동안 방중을 추진해왔으나 중국 내 카운터파트 교체와 미 행정부 내 조율 등으로 일정이 미뤄져왔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4월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옐런 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양국 고위급 대화 재개를 강조하는 것은 반도체 등 중국의 군사적 현대화에 활용될 수 있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중국 견제 고삐를 죄면서도 미·중 간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소통 채널 유지를 강조하는 흐름의 연장선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 4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강연에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가 안보를 최우선시하겠다면서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을 주요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으로 인해 양국 간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다음달 말쯤 중국에 대한 대외투자(아웃바운드) 제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엄격하게 하는 조치를 준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