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정·재계 인사 등이 모여 글로벌 경제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27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개막했다.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벌써부터 둔화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포럼에 참석한 각국 인사들을 향해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해 새롭게 제기한 ‘디리스킹’(위험 회피)이 세계 경제 회복을 방해할 것이라면서 동참해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오는 29일까지 ‘기업가 정신 : 세계 경제의 원동력’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하계 다보스포럼에는 세계 90개국에서 전·현직 정치인과 국제기구 관계자, 재계 및 학계 인사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뉴질랜드와 베트남, 몽골, 바베이도스에서는 총리가 이번 행사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고, 한국에서도 톈진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인천시 유정복 시장 등이 행사에 참석했다.
하계 다보스포럼은 세계 경제와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기 위해 2007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행사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중단됐다 올해 4년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중국은 이번 행사를 자국의 경제 회복 자신감과 개방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이날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2분기에 1분기 4.5%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5% 안팎의 연간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리오프닝’에 나선 중국의 경제 성장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요 10개 도시의 주택 거래는 2020년에 비해 65%나 감소했고, 6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중국은 주요 공급망에서 배제될 처지에 놓여 있다.
리 총리는 미국의 ‘디리스킹’(위험 회피)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개막 연설에서 세계 경제에 모든 국가의 이익이 얽혀 있다고 강조하며 “인위적으로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어떤 산업망에서 위험이 있으면 정부나 정부 관련 조직이 나선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경제와 산업 리스크 탐지는 응당 기업이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면서 “이는 정부와 유관 조직이 보증한다고 나설 일이 아니며, 더더구나 디리스킹을 확대하고 정치화·이데올로기화·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