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편애' 정책에 백악관 내부도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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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1-28 09:10 조회96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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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이스라엘 편애' 정책에 백악관 내부도 '분열'
- 이유 에디터
- 승인 2023.11.27 18:45
직원들 "50년 전 메이어와 네타냐후 정부 혼동"
팔'계 시민대표 "바이든도 트럼프도 안 찍겠다"
백악관, 이스라엘 가자 남부로 작전 확대 우려
"가자 남부서 200만 주민에 뭔 짓 할지 몰라"
샌더스 "38억달러 지원- 폭격중단 연계하라"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백악관 안에서도 분출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이스라엘-가자 문제를 둘러싼 내분으로 고심하고 있다'는 제목의 26일 자 기사에서 이달 초 불만을 품은 백악관 직원 약 20명이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가자 민간인 사망자 축소 전략과 이 전쟁과 관련해 발신할 바이든 행정부의 메시지, 가자 지역의 전후 비전 등에 대해 따졌다고 보도했다. 이 면담에는 백악관의 제프 자이언츠 비서실장, 아니타 던 선임 고문,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참여했다. 이들의 질문에 대해 참모들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조용히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공개 비판에 신중해야 하며, 그동안 민간인 희생 최소화를 요구해왔고,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 후 '두 국가 해법'을 옹호해왔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WP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 미팅은 바이든의 접근법이 규율 있고 단합된 작전을 자부하는 백악관을 어떻게 분열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번 전쟁이 바이든 재임 기간의 어떤 현안보다 더 행정부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이스라엘 편애' 정책에 백악관도 '분열'
앞서 지난달 18일 국무부의 조시 폴 정치군사국 대외 무기 이전 과장이 바이든 행정부가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에 대규모 살상무기를 제공한다고 비판하고 전격 사직했고, 뒤이어 국무부 중간 간부 이하 다수의 외교관이 연대 서명한 '반대 메모'를 통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며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단 학살' 행위에는 눈을 감아온 바이든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 외교관은 바이든을 "가자 주민 대량 학살 공범"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또한 지난 14일 미국 행정부 내 약 40개 기관의 정무직 관리와 직원 500여 명이 바이든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군에 즉각 휴전 압력을 가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런 흐름에 동조한 외교, 국방, 대외 원조 관련 부처 공직자들은 현재 1000명을 넘고 있다. 현재 미 행정부 전반에 걸쳐 무슬림계 미국인 직원들은 그룹채팅방을 만들어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항의 사직하라는 압력을 받는 실정이다.
'이상적인' 이스라엘과 '극우' 이스라엘 동일시
대다수 백악관 참모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이 사안 자체가 워낙 민감한데다가, 확고한 이스라엘 '껴안기'가 주로 이 유대 국가에 대한 바이든의 오랜 개인적 애착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바이든 자신도 1973년 당시 골다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남이 이스라엘이 유대인의 생존에 결정적이란 생각을 굳히도록 했던 중대한 사건이라고 언급하곤 했다. 당연히 비판도 뒤따랐다. 그 당시 이스라엘은 건국 25년에 군사력이 약한 진보 성향의 국가로 홀로코스트 여파 속에서 살길을 찾고자 분투했지만, 지금의 이스라엘은 극우 연합 정부가 이끄는 군사 강국인데 바이든이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바이든 행정부는 1만5000명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십만 명의 난민,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하고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훼손시킨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동일시되는 대가를 치르게 됐다.
WP는 "바이든 서클에서 일부는 바이든이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이상적 이미지와 몇몇 극우 대표들이 포함된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라는 현실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걱정한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이 보기에, 특히 문제의 인물은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며 이들은 네타냐후가 이스라엘 사회 내 극단주의 세력을 통제하는 걸 더 어렵게 하고 있다. 모든 걸 정치적 득실로 판단하는 네타냐후가 가자에 대한 생존 필수품 공급이나 서안에서의 정착민 폭력 통제 등의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 할 경우에도 연정을 붕괴시킬 수 있는 이들 극우 세력의 눈치를 계속 보기 때문이다.
'본능적' 이스라엘 전폭지지에 아랍‧무슬림 '좌절'
WP에 따르면, 백악관의 내부 분열은 일정 부분 고락을 함께 해온 바이든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과 다양한 배경의 젊은 직원 간 문제다. 그러나, 고위 참모들도 "이스라엘을 위해 우리가 너무 많은 물을 뒤집어썼다"며 가자 전쟁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한 점은 인정했다. 백악관 내 대부분은 초기부터 10‧7 하마스 사태가 바이든에게 미칠 정치적 위험성을 간파했다고 한다. 그러나 바이든과 백악관이 하마스의 야만적 잔혹 행위에 '본능적으로' 대응하고 자위권 옹호와 함께 이스라엘 '전폭 지지'에 나서면서 '외교적 공간'을 줄이고 그동안 바이든을 지지해온 미국 내 아랍 및 무슬림계 유권자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바이든이 10월 25일 하마스가 관할하는 가자 보건부의 사망자 집계에 직접 '의문'을 제기해 기름을 부었다. 이튿날 바이든 면담 자리에서 무슬림계 미국인 지도자 5명은 민간인 사망에 대한 바이든의 무감각을 비판했고 이에 바이든은 "미안하다. 나 자신에게 실망했다. 더 잘하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샌더스 "이스라엘 38억 불 지원 폭격 중단 연계"
팔'대표 "바이든에도 트럼프에도 투표 안 한다"
수많은 진보 성향 단체와 일부 유대인 운동가, 흑인 교회 지도자를 포함한 종교 지도자들은 백악관에 가자의 인도주의 재앙을 우려하고 휴전을 촉구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12명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은 백악관 참모들과의 미팅에서 바이든이 내년 대선에서 아랍 및 무슬림 표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한 백악관 참모는 바이든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보지 않고, 3차 세계대전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참가자는 팔레스타인 공동체는 바이든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며,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떠났다는 후문이다.
일부 민주당 분석가들에 따르면, 바이든의 외교정책팀은 오래전부터 워싱턴의 친이스라엘 로비 조직들의 영향력에 신경을 써왔지만, 아랍계 미국인 공동체가 날로 커지는 미시간주와 같이 핵심 스윙 스테이트(조지아,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네바다, 미시간 등 6개 경합주)에서의 인구 구성 변화도 이젠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진보주의자들은 얼마 전 바이든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연간 38억 달러의 지원을 가자에 대한 광범위한 폭격 중단과 서안 정착 사업 동결관 연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바이든은 "가치 있는 생각"이라고 답하면서도 자신이 일찍 그렇게 했더라면 이스라엘에 대한 지렛대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이스라엘 가자 남부 작전 확대 우려
"가자 남부서 200만 주민에 뭔 짓 할지 몰라"
현재 바이든과 네타냐후 간의 핵심 갈등은 휴전 문제는 아니라.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비례성의 기준'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 과정에서 강력 폭탄을 쓰고 마을을 초토화하며 고층 건물들을 파괴하고 불가피하게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하는 전술을 활용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주민을 더 과격하게 만드는 것을 미국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 주 동안 바이든이 이스라엘에 공개적이든, 사적 채널을 통해서든 이스라엘에 더 대립적인 접근법을 취한 것은 이런 까닭에서라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대다수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두려워하는 대목은 따로 있다. 일시 휴전이 끝난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에까지 작전을 확대하고, 전쟁이 길어질수록 바이든에게 정치적, 외교적으로 더 해로운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관리들은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공격 속도와 이스라엘에 그만큼의 장기전에 필요한 자원이 없다고 볼 때 전쟁이 내년 본격적인 대선 국면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백악관에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고 WP는 진단했다. 한 외부 고문은 "첫날부터 바이든 행정부가 지닌 문제는 이스라엘인들이 가자의 팔레스타인인을 해치고, 죽이고, 추방하지 않고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행할 전략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인들이 (가자) 남부로 내려가 동일한 일을 벌일 게 틀림없다"며 "나는 그들이 (가자) 남부에서 200만 명 이상의 주민에게 뭔 짓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일시 휴전 끝나면 가자 군사작전 재개"
매일 10명씩 추가 인질 석방 시 일시 휴전 연장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24일 인질과 수감자의 단계적 교환 등을 조건으로 나흘간의 시한부 휴전을 시작했으며, 예정대로라면 28일 오전 7시를 기해 휴전이 끝난다. 앞서 이스라엘은 각료회의를 통해 하마스와의 협상안을 승인하면서 휴전을 최장 10일로 못 박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은 최대 300명까지로 정했다. 이에 하마스는 휴전 합의에 따라 억류한 인질 240여 명 중 이날까지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인질 50여 명을 석방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시적 휴전이 끝나면 총력을 기울여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타냐후는 앞선 합의대로 하마스가 매일 10명씩 추가로 인질을 석방하면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모든 인질이 풀려나도록 계속 노력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하마스도 앞서 성명을 통해 "4일간의 휴전이 종료된 후 이를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휴전에 관한 합의문에 명시된 대로 석방되는 이들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클라크 킹스칼리지런던 국방학 객원교수는 26일 영국 더타임스에 실은 칼럼에서 "일시 휴전으로 가자지구 민간인들과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의 고통이 일부 완화된 마당에 이스라엘군이 폭격을 재개할 경우 국제 여론의 더 큰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며 전쟁이 장기화하면 민간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세계 여론이 이스라엘에 불리한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