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백악관 이어 CIA서도 이스라엘 편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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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1-30 10:46 조회97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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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백악관 이어 CIA서도 이스라엘 편애 비판
- 이유 에디터
- 승인 2023.11.29 16:30
CIA 고위 간부, 페북에 팔 지지 사진 게재 파문
백악관 일부 참모 "바이든 대통령에 환멸 느낀다"
대선 앞둔 바이든, 아랍‧무슬림 지지층 이반 위기
중국 왕이 "전투 재개 안 돼…전면 휴전 해야"
이스라엘 극우장관 "전쟁 중단은 곧 정부 붕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묻지마' 이스라엘 지지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가자 인도주의 위기 완화를 위한 일시적 휴전 연장을 이스라엘에 압박하는 한편,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미국 내 아랍‧무슬림 사회를 달래고 있지만 여의치 못한 상태다. 더구나 자신의 오랜 정치적 지지자들이 "깊은 분노"를 표출하고 심지어 자신의 외교정책을 뒷받침해온 국무부와 백악관에 이어 중앙정보국(CIA)에서도 비판 움직임이 포착됐다.
국무부‧백악관 이어 CIA서도 이스라엘 편애 비판
CIA 고위 간부, 페북에 팔 지지 사진 게재 파문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IA의 한 분석 담당 부국장보가 지난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첫 화면에 한 남성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드는 사진을 올렸다.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개시되고 2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는 바이든이 무조건적인 이스라엘 지지로 행정부 내부 반발에 직면한 예민한 때여서 이 CIA 간부의 포스팅은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됐다. 정보기구 요원, 특히 고위 간부가 현 상황에 대한 정치적 견해를 밝힌 것은 거의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그만큼 미 행정부 전반에 바이든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퍼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CIA의 분석 담당 부국장보는 현장 요원들이 해외에서 수집한 정보를 검토하고 연구하는 자리다. 그렇게 가공된 정보는 '대통령의 데일리 브리프'라는 고급 기밀문서에 포함된다. 이 CIA 간부는 FT 기자가 접촉을 시도하자 지난 27일 사진을 내렸다. 몇 년 전에 찍은 자신의 셀피에 "자유로운 팔레스타인"이란 스티커를 붙인 사진도 게재돼 있었다.
미국 NBC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인질 석방 협상에 참여 중인 CIA는 파장 확산을 우려해 내부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소셜미디어에 정치적 메시지를 게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28일 데이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과 함께 카타르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과 3자 회담을 통해 휴전 연장 논의를 했다.
백악관 일부 참모 "바이든 대통령에 환멸 느낀다"
대선 앞둔 바이든, 아랍‧무슬림 지지층 이반 위기
첫 신호탄은 지난달 18일 국무부의 조시 폴 정치군사국 대외 무기 이전 과장의 사직 사건이었다. 폴 과장은 서한을 통해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에 대규모 살상무기를 제공한다고 바이든의 '이율배반'을 비판했다. 뒤이어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 중간 간부 이하 외교관 약 100명이 연대 서명한 '반대 메모'를 통해 바이든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며 '팔레스타인 민간인 집단 학살' 행위에는 눈을 감아왔다고 말했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4일 미국 행정부 내 약 40개 기관의 정무직 관리와 직원 500여 명이 바이든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에 즉각 휴전 압력을 가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바이든에게 보냈다. 이런 흐름에 동조한 외교, 국방, 대외 원조 관련 부처 공직자들은 현재 1000명을 넘고 있다.
뒤늦게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백악관에서도 불만은 분출됐다. 이달 초 불만을 품은 백악관 직원 약 20명이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과의 면담을 요청해 제프 자이언츠 비서실장, 아니타 던 선임 고문, 존 파이너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가자 민간인 사망자 축소 전략과 이 전쟁과 관련해 발신할 바이든 행정부의 메시지, 가자 지역의 전후 비전 등에 대해 따졌다. 이와 관련해 WP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이 미팅은 바이든의 접근법이 규율 있고 단합된 작전을 자부하는 백악관을 어떻게 분열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가자 전쟁이 바이든 재임 기간의 어떤 현안보다 더 행정부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스탠스, 조지아‧미시간 경합주에 중요
"가자 전쟁의 영향은 몇 세대에 걸칠 것"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 정치적 지지 세력의 이반도 심각하다. 전쟁 발발 초기 바이든의 이스라엘 전폭 지지와 자위권 절대 옹호, 잇단 이스라엘 편향 발언이 이스라엘의 가자 폭격 용인으로 비치면서 아랍과 이슬람권은 물론 미국 내 아랍‧무슬림 사회의 실망과 분노를 촉발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바이든이 취재진에게 가자 보건부의 사망자 집계와 관련해 "팔레스타인인들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한 게 그 대표적 '실언'이었다. 그리고 무고한 가자 민간인의 막대한 희생에 대해서도 "전쟁의 대가"라고 말해 기름을 부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이 백악관 내부와 그 너머에서 가자를 둘러싼 분열을 봉합할 길을 찾고 있다'는 28일 자 기사에서 "그의 발언은 백악관 내에서 분노를 촉발했다. 유대인 참모 지지 메시지로 느꼈던 일부조차도 아랍과 무슬림 참모들에 대한 무감각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심지어 일부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NYT에 따르면, 이런 이스라엘 편향적인 바이든의 언행은 미국 내 아랍 공동체엔 1만5000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문제를 바이든이 '뒷일'로 치부한 것으로 비치고 있다. NYT는 "가자 전쟁에 대한 바이든의 스탠스는 3년전 무슬림과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가 자신에게 표를 줬던 조지아와 미시간 같은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 선거에서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때 바이든을 포함해 몇 차례 자신의 팔레스타인 플랫폼에서 민주당 캠페인을 자문했다는 아랍계미국인연구소의 제임스 조그비 소장은 NYT에 "가자 전쟁의 영향은 몇 세대에 걸칠 것으로 본다"며 "먼지가 가라앉고 눈물이 마르면 우리가 마주칠 상황은 더 많은 주검과 더 많은 분노, 그리고 더 많은 극단주의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왕이 "전투 재개 안 돼…전면 휴전 해야"
이스라엘 극우장관 "전쟁 중단은 곧 정부 붕괴"
한편, 서방 선진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28일 발표한 '이스라엘 및 가자지구 상황과 관련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인질 석방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만큼 일시 휴전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성명은 또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면서 "민간인 보호와 국제법, 특히 국제 인도주의 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의 독립 주권국가로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전면 휴전'을 역설했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현재의 관건은 임시 휴전 협정이 연장될 수 있을지, 가자지구에서 전투가 재개될지에 있다"며 "중국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 결코 전투가 재개되게 할 수 없고, 전면적 휴전을 실현해 인도적 재난 확대를 막으며 억류된 사람들이 석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제사회의 휴전 추가 연장이나 전면 휴전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극우 장관이 전쟁을 재개하지 않으면 베냐민 네타냐후 연정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28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극우 정당인 '이스라엘의 힘'을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쟁 중단은 곧 정부 붕괴"라며 전쟁 재개를 압박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텔아비브에서 안보 내각을 소집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전투를 재개할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