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26일 괌에 입항한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 자주 보내겠다고 밝힌 핵전략잠수함(SSBN)은 미국의 대표적인 핵전력이다. 핵탑재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잠수함으로 1980년대 초반을 마지막으로 한반도에 전개된 적이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핵 전략 무기를 한반도에 주재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반도 핵 배치’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가까운 곳으로 핵잠수함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핵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해왔는데, 여기에 핵전략잠수함을 추가로 포함하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당장 몇 주 내에 한반도에 전개될 핵잠수함”이라고 말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임을 드러냈다.
핵전략잠수함은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핵 3축’으로 꼽힌다. 미국은 현재 약 1만8천t가량의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을 14척 보유하고 있다. 2031년까지는 2만800t 컬럼비아급 전략핵잠수함 12척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핵전략잠수함에 실린 미사일 사거리가 1만㎞를 넘는 만큼,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고 오히려 중국, 러시아와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사정거리 1만2천㎞의 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이다 보니, 한반도에 근접하다가 노출되면 오히려 군사적으로 전략적 가치나 효과가 떨어진다”며 “오히려 (주변국과의) 긴장과 위기가 심화될 수 있어, 확장억제가 아니라 확장위기”라고 말했다.
잠수함 전력은 은밀성이 생명인데 이를 한반도에 전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핵잠수함은 은밀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상대 적국이 그것을 사전에 알아보기 힘들고 어떤 유사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핵 보복이 가능한 무기체계”라며 “이런 전략자산을 거의 정기적으로, 아주 자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이 지금 합치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