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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실리 챙긴 中-프랑스, 韓은 언제쯤 (202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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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4-10 11:00 조회8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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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실리 챙긴 中-프랑스, 韓은 언제쯤[중국은 지금]

김윤지입력 2023. 4. 9. 17:54
習, 마크롱 극진 대우…양국 통큰 '선물'
'우크라 명분' 비판에도 실익 남긴 마크롱
韓·中 고위급 대면 교류는 언제쯤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흰색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에 최소한 수행원인 통역만 동행하고 정원을 산책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일 중국 광저우에서 비공식 회담을 진행한 양 정상의 소식을 보도하면서 함께 공개한 사진이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정원의 경치를 함께 즐기는가 하면, 호수가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중국 신화통신)
중국을 국빈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6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데 이어 7일 광저우에서도 시 주석과 추가 만찬 회동을 진행했다. 시 주석이 베이징 이외 지역으로 이동해 다른 나라 정상을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광저우 비공식 회담’ 사진 또한 양 정상의 편안한 모습을 연출해 양국 간 친밀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서로에게 통 큰 ‘선물’을 안겼다. 양 정상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는 프랑스 에어버스의 항공기 160대를 구매하는 ‘대량 구매 합의’에 도달했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중국핵전집단공사(CGN)와 장기 파트너십 갱신에 합의했으며, 중국 돼지고기 시장이 프랑스 양돈업계에 개방됐다. 알스톰은 청두에 전기 견인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화답하듯 프랑스 선사인 CMA-CGM는 중국선박그룹과 2종류의 컨테이너선 16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액은 210억위안(약 4조원)으로, 중국 조선업 역사상 단일 수주로는 최대 규모다. 에어버스 또한 중국에 여객기 최종 조립을 위한 두 번째 생산라인을 세워 중국 내 생산능력을 2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중국과의 우크라이나 해법 논의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론 경제적 이익 챙기기란 평가를 받는다. 에어버스·알스톰·LVMH·EDF 등 자국 주요 기업인 50명을 대동한 것부터 사실상 경제 협력이란 목적이 뚜렷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자국 기업인들과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얀카 오텔 유럽외교협의회(ECFR) 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는 “유럽 지도자들이 기업인 없이 중국을 향했다면 우크라이나가 우선순위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중국에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방침을 바꾸기 위한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일부 비판적 시각에도 유럽 지도자들이 중국과 무역 강화를 꾀하는 배경에는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긴밀한 경제적 연관성에 있다. EU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9%로, 미국(19.8%)와 영국(12.8%) 다음으로 중국은 세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었다. EU의 수입 중 중국산은 20.8%로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특히 EU는 현재 희토류, 리튬, 마그네슘 등 주요 광물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제재에 EU가 무작정 동참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중국 또한 미국이 대중 수출 통제 등 압박 수위를 연일 높여가는 가운데 유럽의 ‘전략적 자주’를 강조해 서방의 대중 견제 구도를 흔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관계 재개처럼 최근 중국이 ‘중재자’를 자처하는 만큼 국제 사회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함도 있다. 지난달 양회 기간 중국 지도부가 미국을 강하게 비난한 한편, 유럽에 대해서는 온건한 어조를 사용한 것도 이 같은 중국의 대유럽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중국 외교부)
다만 이처럼 무시할 수 없는 ‘경제 대국’ 중국을 둘러싼 치열한 외교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일본은 이달 초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외무상으로서 3년 만에 중국을 찾았고, 서로 날선 대화가 오가기도 했으나 친강 외교부장(장관)뿐만 아니라 중국 외교 최고위직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중국 서열 2위인 리창 총리까지 환대에 나서는 등 양국 관계의 개선 의지를 서로 보여줬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고위급 대면 교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공식 문서에 ‘한중일’로 표기하던 한국 정부도 최근 들어 ‘한일중’로 순서를 바꾸는 등 일본에 보다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중국과 거리를 두기에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이며, 경제적으로도 한국과 밀접하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1992년 수교 이래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4.4%)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엔 전년 대비 33.4%(2022년 3월 대비)로 줄었다. 대중국 수출 감소는 한국 무역수지가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할 말은 하되 실리를 챙기고 떠난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기도 하다.

김윤지 (jay3@edaily.co.kr)

 

이틀간 밀착 이어간 마크롱·시진핑... “中, 에어버스 160대 구매 합의”

조성호 기자입력 2023. 4. 7. 23:09수정 2023. 4. 8. 03:33

中·佛 경제협력 매개로 밀착행보
시진핑의 갈라치기… 마크롱에 이례적 이틀 연속 만찬 -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7일 광둥성 광저우의 한 호텔에서 차를 나누고 있다. 광저우는 베이징으로부터 거의 2000㎞ 떨어진 곳이다. 두 정상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함께 한 데 이어 이날도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시진핑이 이틀 연속 외국 정상을 환대하는 건 드문 일이다. /로이터 뉴스1

국제사회의 합종연횡이 숨 가쁘게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는 등 이례적인 밀착 행보를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 이미 한 차례 만찬을 진행한 마크롱과 광저우에서 다시 만나는 등 각별히 환대하며 경제협력이란 ‘선물 보따리’를 풀었고, 마크롱은 시 주석에 대한 덕담으로 화답했다.

7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과 프랑스는 이날까지 이틀간 이어진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은 중국 항공사가 에어버스 항공기 160대를 구매하는 ‘대량 구매 합의’에 도달한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산 돼지고기 제품에 대한 시장 접근 보장, 15개 돼지고기 수출 대행업체의 중국 등록 승인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5일 마크롱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모두를 협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당신(시진핑)을 의지할 수 있음을 안다”고 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7일 광둥성 광저우의 광둥성장 관사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성명에는 이처럼 중국이 프랑스에 경제적 이득을 안겨주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에어버스 160대 판매는 2019년 중국이 이 회사로부터 300대의 항공기를 사준 데 이어 가장 큰 거래가 될 전망이다. 또한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입국인 중국 시장의 개방은 프랑스 축산업계에 큰 변혁점이 될 수 있다.

마크롱이 경제적 선물을 잔뜩 안고 귀국 비행기를 타게 됐다면 시진핑은 정치적 명분을 받아들었다. 성명은 “양국은 다극화(多極化)된 세계에서 유엔을 중심으로 한 다자 국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다극화란 중국과 러시아 등 반(反)서방 국가들이 미국만을 중심으로 한 국제 정세를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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