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우리의 전쟁억제력을 더욱 실용적으로,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상황에서 강도 높은 도발적 군사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실용적·공세적인 전쟁억제력 운용에 대해 “날로 엄중해지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 안전 상황을 더욱 엄격히 통제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전선 공격 작전계획과 여러 전투 문건들을 료해하시면서 군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부단히 갱신하고 완비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들을 끊임 없이 연구하고 실천해 나가는데서 나서는 원칙적인 문제들을 밝히시였다”고 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회의장에 펼쳐진 남한 지도에서 수도권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해당 위치는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경기 평택시 인근으로 추정된다.
한 군 간부는 지휘봉으로 지도상 충청 지역을 지목했는데 남한 육·해·공군 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시 주변으로 보인다. 해당 지도는 작전 계획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도 상단에 적힌 문구는 모자이크 처리됐다.
북한은 최근 전개된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에 맞서 더욱 공격적인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통신은 “회의에서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역도들의 침략전쟁 준비 책동이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현 정세를 심도 있게 분석한데 기초하여 우리의 군사적 선택을 더욱 명백히 하고 강력한 실천 행동으로 이행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를 엄격히 갖추는 것을 필수적인 요구로 제기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그러면서 “적들이 그 어떤 수단과 방식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행동방안들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적 문제와 기구 편제적인 대책들을 토의하고 해당 결정들을 전원일치로 가결하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최근 들어 ‘평양 점령’과 ‘참수 작전’이라는 호전적인 망언들까지 노골적으로 흘리며 우리 공화국과의 전면 전쟁을 가상한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광란적으로 감행한 적들은 연일 반공화국 대결 망발과 공격성 군사 행위들을 의도적으로 고취하며 자기들의 불순한 침략적 정체를 행동으로 명백히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당 중앙군사위 주요 간부들과 군 전선대연합부대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사진을 보면 박수일 총참모장, 정경택 총정치국장, 강순남 국방상, 김성철 제1군단장, 박광주 제4군단장, 조경철 당 중앙군사위 위원, 최두용 제5군단장 등이 포착됐다. 일부 인사의 얼굴과 명패들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통신은 “나라의 방위력과 전쟁 준비를 더욱 완비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군사적 문제들을 토의하였다”며 “토의된 군사적 대책들은 적들의 전쟁 도발 책동에 대처한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입장을 더욱 선명히 하고 굳건한 방위력과 압도적인 공격력 제고를 위한 무력강화 행정에서 또 한번의 큰 걸음을 내짚은 사변적 계기”라고 자평했다.
이번 당 중앙군사위 회의 개최를 계기로 북한의 도발적 군사행동의 수위가 높이지고 빈도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김 위원장 주재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5차 확대회의 개최를 보도한 이후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집중 발사하고 수중 핵무기와 전술핵탄두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7일부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남북 기계실 통신시험선, 동·서해 군 통신선 등에서의 정례 통화에 일제히 불응하고 있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과 오판을 통제·관리할 수 있는 각종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며 남북 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