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데이르 알 발라에서 한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 시신 앞에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자 남미 국가들이 이스라엘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볼리비아는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고, 칠레와 콜롬비아는 주이스라엘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31일(현지시간) “우리는 이스라엘에 공식 서신을 보내 외교 관계를 끊겠다는 결정을 알렸다”고 밝혔다. 프레디 마마니 마차카 볼리비아 외무부 차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볼리비아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적이고 불균형적인 군사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단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리아 넬라 프라다 대통령실 장관도 “민간인 수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강제 이주를 초래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복원한 지 3년 만에 단교 결정을 내렸다. 볼리비아는 에보 모랄레스 전 정부 시절인 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문제 삼으며 이스라엘과 외교를 단절했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 하야 후 우파 정권이 들어서자 2020년 외교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이끄는 볼리비아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돌입 이후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콜롬비아와 칠레, 브라질 등 다른 남미 국가들도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민 학살”을 비판하며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주이스라엘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앞서 페트로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 이스라엘과 외교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르고 있는 “용납할 수 없는 국제인도법 위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텔아비브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보리치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8000명 넘는 민간인 희생자가 나왔다며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집단적 처벌”이라고 비판했다.
멕시코와 브라질 등 다른 남미 국가들도 거듭 이스라엘을 군사작전을 비판하며 휴전을 촉구했다. 가자지구 공격을 “이스라엘 총리의 광기”라고 비판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자빌리아 난민 캠프 공습으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엑스(옛 트위터)에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의 대부분이 어린이인 전쟁을 목격하고 있다”며 “멈춰라. 제발 멈춰라!”라고 썼다.
지난 7일 개전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선 최소 852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숨진 이스라엘인은 1405명으로 집계됐다.
3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한 아이가 공습으로 숨진 가족의 시신 앞에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자 남미 국가들이 이스라엘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리는 이스라엘에 공식 서신을 보내 외교관계를 끊겠다는 결정을 알렸다”고 밝혔다. 프레디 마마니 마차카 볼리비아 외교부 차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볼리비아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적이고 불균형적인 군사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단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이끄는 볼리비아 정부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복원한 지 3년 만에 단교 결정을 내렸다. 볼리비아는 에보 모랄레스 전 정부 시절인 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문제 삼아 이스라엘과 외교를 단절했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 하야 후 우파 정권이 들어서자 2020년 외교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해 이스라엘과 외교 갈등을 빚은 바 있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민 학살”을 비판하며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주이스라엘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르고 있는 “용납할 수 없는 국제인도법 위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텔아비브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자빌리아 난민캠프 공습으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엑스에 “우리는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의 대부분이 어린이인 전쟁을 목격하고 있다”며 “멈춰라. 제발 멈춰라!”라고 썼다.
볼리비아의 프레디 마마니 외교부 부장관은 31일(현지시간) 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공격적이고 불균형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에 반대하고 규탄하면서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AP 통신이 전했다.
'체게바라 활동' 볼리비아, 이스라엘과 '첫 단교'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완전 봉쇄한 채 26일째 무차별 폭격과 포격을 지속하고 지상군까지 투입한 상황에서 이에 반발해 단교를 선언한 것은 볼리비아가 처음이다. 이스라엘 군은 병원과 교회, 난민 캠프 등 민간인 시설을 가리지 않고 공격해 1일 현재 민간인 사망자가 9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외교장관 대리인 볼리비아 대통령실의 마리아 넬라 프라다 장관도 이날 같은 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인류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한 뒤 "우리는 지금까지 수천 명의 민간인 사망자와 팔레스타인인들의 강제 추방을 초래한 공격의 중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프라다 장관은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지원 방침도 밝혔다.
체게바라가 활동했던 볼리비아는 현재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앞서 좌파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시절인 2009년에도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을 문제 삼아 이스라엘과 단교했으나, 제닌 아네즈 우파 정권이 들어선 2020년 외교 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아르세 대통령은 30일 자신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가자에서 벌어지는 전쟁 범죄에 반대한다. 우리는 국제법 준수와 인도적 지원을 보장하는 국제적 계획을 지지한다"고 썼다.
콜롬비아‧칠레는 대사 소환…"이스라엘 전쟁 범죄"
이웃 나라인 콜롬비아와 칠레는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항의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좌파 정부인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최근 'X'(옛 트위터) 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들을 "팔레스타인 인민에 대한 대량 학살"이라며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X'를 통해 이스라엘이 "용납할 수 없는 국제인도주의법 위반"을 저지르고 가자 주민에 대한 "집단적 처벌" 정책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칠레에는 아랍 세계 밖에서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팔레스타인 공동체들이 있다.
볼리비아와 콜롬비아, 칠레 3개국은 휴전을 촉구했으며, 이 가운데 볼리비아와 칠레는 인도주의 원조를 위한 통로 개방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의 전쟁법 위반을 비난했다. 알자리라 방송에 따르면, 멕시코와 브라질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휴전 촉구 대열에 동참했다. 좌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이끄는 베네수엘라도 가난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에 구호품을 보냈다. 앞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7일 "지금 우리가 마주친 것은 가자지구를 말살하길 원하는 이스라엘 총리의 정신 이상"이라고 말했다.
"팔' 자치정부부터 이스라엘과 단교하라" 주장도
한편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이스라엘 민간인을 집단 살해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날 볼리비아의 단교 결정을 환영하고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국들에도 단교를 촉구했다. 알자지라의 선임 정치분석가인 마르완 비샤라는 '아랍 리더들은 팔레스타인에 관한 말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제목의 30일 자 기고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아랍 지도자들의 '소극적 비난'만으론 가자에서 벌어지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샤라는 "이스라엘이 지속해서 가자를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여성, 남성에 대한 대량 학살을 저지르는 상황에서 아랍 파트너들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및 협력 협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교 과정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부터 개시해야 한다"며 "PA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유지를 고집한다면 이스라엘의 군사점령 강화와 팔레스타인 땅 절도 행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샤라는 "지금이야말로 마무드 아바스 정권이 이스라엘 정부와의 관계를 끊고 이스라엘 군과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사정없이 파괴하는 정착민들로부터 민간인 보호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상자 가자 밖 이동 허용…통신 다시 전면 차단
한편, 로이터는 1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카타르의 중재로 이뤄진 협상에서 이집트와 이스라엘, 하마스는 외국 국적자와 중상자의 가자 밖 이동을 허용하기로 했으며, 이날 가자 남쪽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이집트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 개시 이후 36시간 두절됐던 가자지구 내 인터넷과 전화 등 통신이 이날 다시 전면차단됐다. 이스라엘 군이 작전을 위해 고의로 통신을 차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통신이 끊기면서 주민들의 생사 확인, 인명피해 상황 확인과 전쟁 상황 보도 등이 차단되고 이스라엘의 전시 잔학행위가 은폐될 우려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