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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무릎 꿇고 연료 간청”…이스라엘 “하마스에 달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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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0-26 09:55 조회97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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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무릎 꿇고 연료 간청”…이스라엘 “하마스에 달라 해라”


김서영·이윤정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연료 바닥난 가자지구…의료 붕괴 등 대재앙 우려

 

유엔 “병원 최소 6곳 폐쇄…25일부터 구호 중단 불가피”
발전기 멈춰 식수난도…이 “하마스가 쓸 것” 반입 불허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직원들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직원들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에 봉쇄된 가자지구 내 연료가 25일(현지시간)쯤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의료시스템의 총체적 붕괴가 코앞에 다가왔다. 유엔 기구는 연료 부족으로 가자지구에서의 구호활동을 25일부터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대재앙이 예고되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은 절대 연료를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4일 CNN·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성명을 내 가자지구 병원 최소 6곳이 연료 부족 탓에 폐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문을 닫은 병원과는 별도다. WHO에 따르면 이미 가자지구 병원 3분의 1이 운영되지 않는 상태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이던 베이트하눈 병원은 인근 지역이 폭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됐다. 아테프 알칼루트 병원장은 “연료가 공급되지 않으면 환자들에게 사형이 선고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최대 사립 병원인 인도네시아 병원도 연료 부족으로 중환자실 등 최후의 필수 분야를 제외한 모든 수술·진료실의 전원을 껐다고 밝혔다. 

WHO는 “연료와 추가 의료품이 가자지구에 긴급히 공급되지 않으면, 취약군 환자 수천명이 사망하거나 합병증의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 밝혔다. 릭 브레넌 WHO 지역긴급국장은 국제사회와 이스라엘을 향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호소하며 “무릎 꿇고 간청한다”고 말했다. 취약군에는 투석 환자 1000여명과 미숙아 약 130명이 포함된다. 

신생아실 인큐베이터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미리암의 아들’은 그중 한 명이다. 이 아기는 이스라엘의 미사일과 로켓이 가자지구에 쏟아진 지난 13일 이미 사망한 엄마 미리암의 배 속에서 제왕절개로 꺼내졌다. 엄마와 아빠를 포함해 이름을 지어줄 만한 가족이 모두 숨지는 바람에 아기의 발목에는 이름 대신 ‘미리암의 아들’이란 인식표가 붙었다. 아기를 살린 의사 나세르 불불은 “아이의 상태를 확인할 때마다 슬픔과 고통에 사로잡힌다”면서 “이미 전력이 부족해 인큐베이터에 연결되는 기계 장치 10개 중 7개의 가동이 중단됐다. 전력이 끊기면 이 아이는 5분 내로 숨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날 곧 연료가 고갈돼 더 이상 가자지구 내에서 구호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UNRWA는 “이대로라면 우리는 내일(25일) 밤 가자지구에서 모든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UNRWA는 이집트 국경의 라파 검문소를 통해 반입되는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이들이 활동을 중단하면 가자지구 현지 주민에 대한 지원도 어려워진다. 

유엔은 가자지구에서 하루에 최소 16만ℓ의 연료가 필요하다고 본다. 병원이나 빵집 같은 필수 시설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양이다. 전쟁 전 가자지구는 매일 디젤과 휘발유 약 48만ℓ를 공급받았다. 이 중 약 40만ℓ가 가자지구 내 유일한 발전소를 돌리는 데 사용됐다. 발전소는 멈춘 지 오래됐고, 발전기를 돌릴 연료마저 구하지 못하게 되자 수도 및 정화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물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유니세프는 가자지구 물 공급량이 정상 수준 대비 5%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주민들은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해 간이 우물을 파 오염되거나 짠 물을 마시고 있는 실정이다. 탈수로 사망하는 이들이 늘어나리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어떠한 연료도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연료가 하마스의 수중에 가 무기에 활용될 것을 우려한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UNRWA의 연료가 하마스에 도난당했다. 병원에 연료가 없다면 하마스에 연료를 달라고 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하마스더러 병원과 시민들에게 연료를 제공하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수석보좌관 역시 “인질이 모두 석방되더라도 연료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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