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에도 중국에서 ‘장립종’ 쌀을 대량 수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장립종 쌀을 수입한 이래 이 품종의 수입이 지속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한 수입품목은 장립종 쌀입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19일 공개한 북중 무역세부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23년 2월 총 1만6천325t의 장립종 쌀, 즉 길이 6mm가 넘는 정미를 중국에서 사들였습니다.
북한의 2월 장립종 쌀 구입 금액은 662만5천650 달러로, 2위인 대두유 수입액 503만 달러보다 약 160만 달러 더 많았습니다.
장립미 혹은 안남미로 불리는 장립종 쌀은 찰기가 없으며 모양이 얇고 긴 품종입니다. 주로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 중국 남부지방 등에서 생산, 소비되며 한반도와 동북아 일대에선 선호도가 낮은 편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인 이후 지속적으로 장립종 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전달인 1월에도 총 1만93t, 금액으로는 413만8천130 달러어치의 장립종 쌀을 중국에서 구매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간 북한이 사들인 장립종 쌀은 7만7천390t에 이릅니다. 또 수입액은 3천222만 달러로 집계돼 장립종 쌀 수입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한 사실도 확인됩니다.
이는 2022년 한해 단립종 쌀 수입량 2만3천894t 혹은 수입액 1천175만 달러와 비교해 약 3배 많은 것입니다.
북한이 장립종 쌀을 비롯해 중국산 쌀 수입을 늘린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제기된 북한 내 식량난 가능성과의 연관성이 주목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달 발표한 ‘1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한 바 있습니다.
또 VOA는 지난해 8월 선박 관계자들에게 배포된 선박 수배 공고문을 통해 북한이 인도산 장립종 쌀 1만t의 수입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인도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 인도의 민간 경제단체인 ‘인도 국제사업회의소’에 쌀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립종 쌀을 대거 사들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1월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가발 제조용 사람 머리카락’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원료를 들여와 완제품으로 되파는 주문자생산방식(OEM) 무역을 통해 가발 제품을 중국에 수출해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머리카락, 즉 원료를 사들여 가발 완제품으로 재수출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가발∙인조 속눈썹 제품은 전체 대중 수출품 목록에서 1월과 2월 각각 2위(466만 달러)와 1위(534만 달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