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소식

홈 > 소식 > 새소식
새소식

이스라엘 사학자 "가자 군사공격은 집단학살 교과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0-18 11:13 조회950회

본문

이스라엘 사학자 "가자 군사공격은 집단학살 교과서"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3.10.17 18:32
 

가공할 폭격‧완전 봉쇄, 식수‧식량 공급 차단 비판

최종 목표는 팔' 주민‧사회 파괴…또 하나의 '나크바'

"서방국, 팔레스타인 식민지화‧점령이란 맥락 가려"

"팔' 집단 폭력 정당화에 홀로코스트 기억 활용"

 

12일 이스라엘 군의 폭격이 벌어진 뒤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 난민 캠프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2023 10.12  [AP=연합뉴스]
12일 이스라엘 군의 폭격이 벌어진 뒤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 난민 캠프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2023 10.12  [AP=연합뉴스]

"가자지구 공격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제노사이드(집단 학살)의 교과서적 사례다."

홀로코스트와 제노사이드 전공 이스라엘 역사학자인 라즈 시걸 미국 스톡턴대 교수는 13일 <주이시 커런츠> 기고를 통해 하마스 공격과 관련한 이스라엘의 가공할 반격과, 주민에 대한 물과 식량, 연료 공급 차단 등 가자지구 완전 봉쇄 조치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미 뉴욕주 소재 <주이시 커런츠>는 진보적이고 세속적인 유대계 언론 매체다.

'유엔 제노사이드 범죄의 방지‧처벌 협약'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는 "통상 국민적, 민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집단을 전부 또는 일부 파괴할 의도"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완전 봉쇄" "인간 짐승과 싸운다" "상응한 행동" 등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제노사이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봤다.

기고에서 시걸 교수는 또한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을 통해 "가자 주민을, 아마도 그들 모두를 이집트로 쫓아내려 한다"면서 이스라엘 국가의 창설로 귀결된 1948년 전쟁 기간에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자기 집에서 내쫓겼던 또 하나의 '나크바'(대재앙)"라고도 했다.

특히 갈란트 장관의 "완전 봉쇄" 발언은 군사작전의 최종 목적지가 가자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사회에 대한 체계적 파괴라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다.

 

점령지역 정착운동 책임자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10일 크네세트(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유대 초정통파 정당인 '종교적 시오니즘 당'의 지도자다. 2023 07. 10 [AP=연합뉴스]
점령지역 정착운동 책임자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10일 크네세트(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유대 초정통파 정당인 '종교적 시오니즘 당'의 지도자다. 2023 07. 10 [AP=연합뉴스]

"팔' 집단 폭력 정당화에 홀로코스트 기억 활용"

서방국 지도자들이 하마스를 "거악"(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라거나 "고대의 악"(우르술라 폰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 그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집단살인은 국제법상 전쟁범죄"라고 못박으면서도, "악이란 주장을 절대화하면 하마스 과격분자와 가자 민간인의 차이를 없애고 식민지화와 점령이란 더 넓은 맥락을 가리게 된다"고 비판했다.

시걸 교수는 16일 미국의 비영리 매체인 <데모크라시 나우> 인터뷰에서는 "수치스럽게도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집단 폭력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며 부정하고 왜곡하고 부인하는 데 홀로코스트 기억을 활용하는 광범위한 맥락과 긴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시걸 교수의 <주이시 커런츠> 기고 내용 전문을 번역해 싣는다.

금요일(10월 13일)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에 포위된 주민들에게 곧 대대적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남부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그 명령은 지속적인 공습 속에서 정신없이 탈출하려는 100만 명 이상을 안전한 곳이란 없는 장벽으로 둘러싸인 집단거주지에 남겨 놓았다. 이들 중 절반이 어린이였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루와이다 카말 에메르가 오늘 가자에서 전했듯이 "북부를 떠난 난민은 이미 칸 유니스에 다다랐지만, 이곳에 미사일들이 계속 떨어지고 식량과 물, 전력이 고갈되고 있다." 유엔은 가자 주민이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는 것은 "충격적인 인도주의적 결과"를 낳고 "이미 비극적인 상황을 재앙으로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일주일에 걸쳐,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력으로 18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숨지고 수천 명이 부상했으며, 40만 명 이상이 가자지구 내에서 난민이 됐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오늘 여태껏 본 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다짐했다.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건물을 폭격한 이후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어린이의 시신을 안고 나오고 있다.  2023.10.17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건물을 폭격한 이후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어린이의 시신을 안고 나오고 있다.  2023.10.17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가자 군사 공격, 집단 학살 교과서"

가자 주민을, 아마도 그들 모두를 이집트로 쫓아내려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이스라엘 국가의 창설로 귀결된 1948년 전쟁 기간에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자기 집에서 내쫓겼던 '나크바'(대재앙)의 한 챕터에 해당한다. 그러나 가자지구 공격은 또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제노사이드(집단 학살)의 교과서적 사례"로도 이해할 수 있다. 다년간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 폭력에 관해 글을 써온 제노사이드 학자로서 나는 그렇다고 말한다. 나는 정착민 식민주의와 이스라엘의 유대 지상주의, 이스라엘 무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홀로코스트 왜곡,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한 반유대주의 고발의 무기화, 이스라엘식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펴는 인종주의적 체제에 관해 글을 써왔다. 토요일(10월 7일) 하마스 공격과 1000명 넘는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집단 살인에 뒤이어, 지금 최악 중에서 최악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1948년 12월 '유엔 집단 학살 범죄의 방지‧처벌 협약'(제노사이드 협약‧UN Convention on the Prevention and Punishment of the Crime of Genocide)에 명시됐듯이, 국제법에 따르면, 제노사이드 범죄는 "통상적으로 국민적, 민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집단을 전부 또는 일부 파괴할 의도"에 의해 규정된다. 가자에 대한 살인적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런 의도를 큰 소리로 천명했다.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9일 "우리는 가자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다. 전력도, 식량도, 물도, 연료도 끊는다. 모든 게 닫힌다. 우리는 인간 짐승들과 싸우고 있고 상응하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전혀 모호하지 않은 말로 '의도'를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담하고 있다. 두 정상의 회담은 네타냐후 총리 재집권 9개월 만에 이뤄졌으며 백악관이 아닌 뉴욕에서 진행됐다. 2023.09.21.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담하고 있다. 두 정상의 회담은 네타냐후 총리 재집권 9개월 만에 이뤄졌으며 백악관이 아닌 뉴욕에서 진행됐다. 2023.09.21. AFP 연합뉴스

"서방국, 팔레스타인 식민지화‧점령이란 맥락 가려"

서방 지도자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집단 살인을 "거악의 행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라거나 "고대의 악"(우르술라 폰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으로 묘사함으로써 이런 인종주의적 발언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스라엘과 전 세계에 공포와 충격을 불러일으킨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집단 살인은 국제법상 전쟁범죄다. 인간성을 말살하는 이런 언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생명에 대한 광범위한 파괴를 정당화하려고 계획된 것임은 분명하다. "악"이란 주장을 절대화하면 하마스 과격분자와 가자 민간인의 차이를 없애고 식민지화와 점령이란 더 넓은 맥락을 가리게 된다.

유엔 제노사이드 협약은 '제노사이드'의 정의에 맞는 5가지 행위를 열거한다. 지금 가자에서 이스라엘은 그중 3가지를 저지르고 있다. "1. 집단 구성원 살해 2. 집단 구성원에 대한 중대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 가하기 3. 전부 또는 일부에 육체적 파괴를 초래하기 위해 계획된, 집단의 생활 조건에 대한 의도적인 타격" 등이다. 이스라엘 공군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가자에 지금까지 6000개 이상의 폭탄을 퍼부었다. 이는 기록적일 만큼 길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이 모든 아프간인에게 퍼부었던 폭탄 수에 버금간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사용된 무기 중 백린탄(白燐彈)도 있었다고 확인했다. 백린탄은 몸과 빌딩에 불이 붙으면 불길을 일으키고 물에 닿아도 꺼지지 않는다. 이는 "상응한 행동"이란 갈란트(국방장관)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그것은 이스라엘이 주장하듯이 개별 하마스 과격분자를 겨냥한 게 아니고, 유엔 제노사이드 협약의 용어를 사용한다면 "통상적으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치명적 폭력을 촉발하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자지구 남부의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옆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앉아 있다.  2023 10.17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자지구 남부의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옆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앉아 있다.  2023 10.17 [AFP=연합뉴스]

최종 목표는 팔' 주민‧사회 파괴…또 하나의 '나크바'

갈란트의 말을 빌자면, 이스라엘은 또한 "완전 봉쇄"를 위해 현대사에서 최장인 16년의 가자 봉쇄를 더 강화했다. 이는 명백한 국제인도주의법 위반이다. 이런 용어 변경을 보면, 필시 봉쇄를 활용해 가자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사회에 대한 체계적 파괴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가는 계획이 뒤따를 것이다. 그들을 죽이고, 굶기고, 식수를 끊고, 그들의 병원을 폭격하는 것을 통해서 말이다.

그런 언어를 쓰는 것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뿐이 아니다. 친네타냐후 성향의 '채널14'의 한 출연자는 "가자를 드레스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 나치 군수공장 밀집 지역인 독일 드레스덴은 1945년 2월 영국의 대공습으로 민간인 2만8000명이 숨지고 초토화됐다.) 이스라엘에서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채널12'는 "한때는 가자였던 곳에서 춤을 추라"고 외치는 좌익 이스라엘인들에 관한 기사를 내보냈다. 한편, 이스라엘의 소셜미디어에는 가자를 "지워야 한다"거나 "평지로 만들어야 한다"와 같은 제노사이드 용어들이 퍼져 있다. 텔아비브의 한 다리에는 "제로 가자인들"(Zero Gazans"이란 배너가 걸려 있다.

정말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식 공격은 아주 노골적이고 공개적이며 부끄러움이 없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제노사이드를 저지르는 자들이 대개 그들의 의도를 이처럼 분명하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 독일의 식민지 점령자들은 서남아프리카(오늘날 나미비아)에서 원주민인 헤레로인과 나마인의 봉기가 있자 제노사이드를 저질렀다. 1904년 독일군 사령관인 로타르 폰 트로타 대장은 "몰살 명령"을 내렸고, "인종 전쟁"이란 이유로 정당화됐다. 1908년에 독일 당국은 나마인 1만 명을 살해했고 헤레로인의 80%인 6만5000명을 학살해 "헤레로 말살"이라는 그들의 목표를 달성했다. 10월 9일 갈란트의 명령은 이것만큼이나 노골적이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말살하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지켜만 보는 우리는 그들이 그런 짓을 못 하게 막아야 하는 우리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