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금을 3배로 늘리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전날 EU 집행위원회는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금을 2500만유로(약 338억원)에서 7500만유로(약 1069억원)로 3배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집행위는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통화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과정에서 가자지구의 인권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해왔다. 이스라엘이 연일 폭격을 퍼붓고 물·전기·연료 공급을 차단하면서 가자지구는 인명 피해가 급증하는 한편 보건의료 체계가 붕괴 직전에 처했다.
집행위의 지원금 증액 결정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 EU가 일관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과 함께 이스라엘을 방문했으나 이스라엘의 자제를 요청하지 않아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EU 외무장관들은 하마스를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식수·의약품 지원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유럽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어긋난 메시지를 내보내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지난 9일 올리버 바헬리 EU 확대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즉시 중단하고 모든 지원 프로젝트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회원국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집행위는 6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샤를 미셸 유럽 이사회 의장은 지난 10일 화상으로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한 뒤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스라엘 국민과 테러 공격의 희생자들과 전적으로 연대한다”면서도 “포위 공격과 기본적인 생필품 부족, 심각한 포격으로 인한 가자지구의 비극은 국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