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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로나 봉쇄로 경제난 더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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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2-07 11:01 조회3,0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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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로나 봉쇄로 경제난 더욱 악화"

기자 최원기
2020.12.4 4:10 오전

 

 

태양절인 15일 북한 평양 만수대 언덕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참배한 후 떠나고 있다.

북한 평양 만수대 언덕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평양에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경제 부처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경제지도 기관들이 맡은 부문에 대한 지도를 주·객관적 환경과 조건에 맞게 과학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관주의와 형식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했으며…”

회의에서는 또 올해 경제 성과 달성을 위한 '중요 결정'과 함께 노동당 8차대회 준비 상황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중요 결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5일에도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2주 간격으로 정치국 회의를 연 것은 최우선 관심사가 `코로나’와 ‘경제난’임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Definitely, as Party congress, developing new Economy plan...”

실제로 2020년은 그럭저럭 버텨오던 북한 경제가 코로나 사태로 치명상을 입은 한 해였습니다.

북한은 1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압록강대교를 비롯해 10여 개 북-중 출입로를 차단했습니다.

북한 수뇌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고육책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취약한 보건체계로는 코로나를 막을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보다 방역을 우선시한 겁니다.

그 결과 국경 봉쇄는 북한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가했습니다.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었던 윌리엄 뉴콤 씨는 국경 봉쇄가 유엔의 무력 봉쇄 조치에 버금가는 효과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ISSUE-1207 WKC-ACT3>[녹취: 뉴콤 전 위원] “Now what’s going on looks like a self-imposed blockade enforced by North Korea’s own armed forces.”

북-중 국경이 열 달 넘게 봉쇄되면서 북한 경제 여기저기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 경제의 생명줄인 북-중 무역이 크게 줄었습니다.

최근 공개된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0월 북한의 수입액은 26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전 달인 9월의 수입액(1천888 만 달러)보다 99%나 감소한 겁니다.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밀가루와 식용유 같은 식료품은 물론 담배와 의약품 등 필수품 수입이 대부분 중단됐습니다.

장마당 물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보고에서 올해 초 1kg 당 6천원 대였던 설탕 가격이 2만7천800원으로 올랐고, 1만6천500원이었던 조미료는 7만5천900원으로 급등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해 1kg 당 4천원 선이었던 쌀값은 11월 말 5천200원까지 올랐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한국의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물가가 들썩여 북한 내부 민심이 흉흉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시장에서 이런 상품 가격 변동, 공급이 안 되고 그러니까 많이 불안해 하고 있어요. 실제 도적이 좀 많이 늘어나고 있고 군 부대에도 공급이 안 돼 물자가 부족하니까 군인들도 민가에 나와서 도적질하는 현상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되게 불안해 하더라고요, 그쪽 사람들이.”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북한 당국이 개입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10월 말을 기해 달러화나 중국 위환화 대신 북한 돈인 ‘원’화를 사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결과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8천원 선에서 11월에 6천700원으로 20%가량 떨어졌고, 중국 위안화도 1천200원에서 600원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런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미 남부 조지아주립대 그레이스 오 교수는 이런 인위적인 화폐개혁 시도가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오 교수] “If you look into history, currency reform from to to button…”

북한의 경제 상황을 오래 관찰해온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경제발전 계획을 내놓으려면 가격체계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북한에는 환율의 경우 공식 환율($1=100원)과 암시장 환율($1=8000원) 두 가지가 있는데 공식 환율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물가도 국정가격과 장마당 가격이 따로 있는데 그 격차가 엄청납니다.

국영경제와 장마당 경제의 이원적 구조는 부정부패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중간급 당 간부가 그런대로 살려면 한 달 생활비가 30-50 달러가량 듭니다. 그런데 공식적인 직장 월급은 1 달러(8천원)가 안 됩니다.

따라서 보위부와 당 간부, 검찰소, 군인, 세관장들은 평소 돈주나 장마당 상인들로부터 뇌물이나 뒷돈을 받아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결국 새로운 경제발전 계획을 내놓으려면 이같은 가격체계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North Korea there are two economy, one is state economy…”

북한 수뇌부의 또 다른 관심사는 ‘미국’입니다. 지난 11월 3일 실시된 미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 연설을 한 지난달 8일 이후 북한 당국의 공식 반응은 전혀 없는 상황이며, 관영매체들도 아무런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8년 바락 오바마 당선과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 때 각각 이틀 만에 미 대선 결과를 보도한 것에 비교하면 침묵이 상당히 길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던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하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자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한국 국가정보원의 보고에 참석했던 한국 국회 하태경 의원입니다.

[녹취: 하태경 의원] “미국에 대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아서 개인 의견을 말하지 말라,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아직 바이든 정부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북한 내에서도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심지어 북한 `노동신문’에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도도 하고 있지 않다.”

바이든의 당선은 북한의 대미 전략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북 고위급 채널을 가동해 대북 제재와 비핵화를 단계적으로 맞바꾸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북한의 이런 구상은 실현이 어렵게 됐다고 지적합니다.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정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180도 다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일 대 일로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바이든은 실무협상 후 정상이 만나 추인하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대미 전략을 책임진 김여정 제1부부장도 당분간 바이든 당선인의 대북정책 방향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자신들의 입장을 드러낼 것이라고, 한국 정부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1월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기 때문에, 1월에 당 대회를 열더라도, 그 전에 도발을 해서 대결 국면을 조성하지 않고 그 대신 경제발전 노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이 `내우외환’에 처해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경제난이 심각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을 맞았다는 겁니다.

북한 수뇌부가 이런 위기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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