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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정말 UAE의 적일까···겉으로 나빠보여도 경제적으로 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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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1-18 13:17 조회1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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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정말 UAE의 적일까···겉으로 나빠보여도 경제적으로 밀착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연합뉴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말처럼 이란은 정말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일까.


 

 

이란 외무부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16일(현지시간) “페르시아만 국가들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긍정적 관계 개선에 대해 전적으로 모르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그의 말처럼 이란과 UAE는 ‘적’이라기보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서로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방으로부터 오랜 제재를 받아온 이란이 세계 경제와 연결되는 1차 고리가 UAE라는 말도 나온다. 이란은 수입의 68%를 UAE에 의존하고 있다. 해외 지정학리스크 분석매체인 포린브리프에 따르면, UAE의 대 이란 수출액은 지난해 120억달러(약 14조88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서방의 눈치를 보느라 수출 상품 신고가 축소되는 점을 감안하면 무역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포린브리프는 예측했다. 최근 양국은 2025년까지 무역규모를 300억달러(약 37조140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아랍에미레이트의 통신사(WAM)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기 불과 이틀 전에도 이란의 마흐디 사파리 이란 경제외교부 차관은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아부다비를 방문해 칼리파 샤힌 알 마라르 UAE 국무장관을 만나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물론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과 수니파 국가인 UAE가 외교적으로 껄끄러울 때도 있었다. 특히 2016년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성직자 니므르 알 니므르를 처형한 후 이란의 사우디 대사관이 공격당하자, UAE는 이란과 단교한 사우디에 발맞추기 위해 이란과의 외교 수준을 대사급에서 공사급으로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페르시아만 국가들 사이에 긍정적 관계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란 외무부의 주장처럼 중동의 외교 지형에는 현재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UAE는 2021년 8월 미국의 중재로 오랜 적인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카타르, 튀르키예 등 한때 불화를 겪은 주변국들과 관계 회복에 나선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6년여 만에 이란에 다시 대사를 파견하고 관계를 회복했다.


 

 

이는 ‘미국’의 빈자리 때문이다. 중동국들은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종파 갈등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친미 대 반미의 대립 구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2021년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 정책 아래 중동에서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지역 외교·안보 지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UAE와 이란의 관계 뿐 아니라 수니파 맏형 사우디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2016년 이후 외교 관계를 단절했던 두 나라는 2021년 네 차례 회담을 진행하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보여왔다. 미국 없이 중동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적과의 동침을 마다하지 않는 새로운 관계 형성이 시작된 것이다.


 

 

외교 전문매체 모던 디플로머시는 “이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가 우호국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은 주변국과의 관계 변화가 절실하다”며 “또 미국이 빠진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 국가들은 종파를 막론하고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국제 망신' 윤 대통령, 이 자료 보면 부끄러울 겁니다 [이봉렬 in 싱가포르]

이봉렬입력 2023. 1. 19. 05:18
이란을 적으로 만들고, UAE를 난처하게 만든 대통령의 망언

[이봉렬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UAE측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외교부 홈페이지의 외교간행물 페이지를 보면 세계 각국의 개황을 자세하게 정리해 놓은 보고서가 수시로 업데이트 됩니다. 해당 국가의 기본적인 정보부터 시작해서 정치, 사회, 문화, 외교 등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정리해 놓았으며 우리나라와의 관계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외국을 방문하기 전에 한번 살펴보면 해당 국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내용들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이하 UAE)를 방문했다기에 UAE 관련 보고서를 보려고 외교부 자료실에 들어 갔습니다. 굳이 검색할 것도 없이 UAE 관련 파일이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 되어 맨 위에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2014년, 일본은 2018년에 업데이트 된 걸 보면 윤 대통령의 UAE 방문에 맞춰 보고서를 만들어 올려 둔 걸 알 수 있습니다.

외교부 보고서 봤더라면
 
▲  2023 아랍에미리트 개황 보고서
ⓒ 외교부
 
보고서를 읽어 가면서 UAE가 어떤 나라인지 잠시 살펴봤습니다. 국호는 아랍에미리트 연합국(United Arab Emirates)이고 연방 창립일은 1971년입니다. 면적은 83,600㎢로 한반도 면적의 약 37% 크기인데 전 국토의 97%가 사막입니다. 인구 구성이 독특합니다. 인구는 약 928만명인데 순수 UAE 국민은 약 100만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체 인구 중 남성 646만 8460명(69.7%), 여성 281만 3950명(30.3%)입니다. 
개황을 읽어 가다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UAE의 종족은 아랍인과 외국인인데 외국인은 주로 아시아계, 이란계라고 되어 있습니다. UAE에 있는 이란인이 얼마나 많으면 외국인을 이란계와 그 나머지 아시아계로 나눴을까요? 답은 보고서 안에 있었습니다.
 
▲  외교부 보고서에 정리된 UAE의 일반 사항. "전체 인구 중 남성이 69.7%", UAE내 "외국인이 주로 아시아계, 이란계"라는 내용이 특이합니다. 이란에서 온 남성이 UAE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 외교부 보고서
 
"지리적 근접성으로 인해 특히 두바이 지역과 이란 남부 해안 간에는 오래전부터 교류가 활발하였으며, 그 결과 현재 두바이 내 체류 중인 이란인이 60만 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UAE와 이란의 관계를 이렇게 요약해 놓았습니다.

- 이란의 역내 패권국 및 핵보유국으로 부상하려는 야망,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세력 확장 시도, 왕정을 무너뜨린 혁명세력이 이끄는 정치체제, 이란과의 3개 도서(Greater Tunb, Lesser Tunb, Abu Musa) 영유권 분쟁 등으로 이란을 최대의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하면서도 실리적인 경제 관계를 구축하며 양국 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중.
- 이란은 UAE의 주요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재수출 시장으로 양국간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중시
- 아울러 이란의 평화적 핵 개발 권리를 존중하나 국제사회의 우려와 위협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이란이 관련 당사국들과 협의해 나가야 하며, 국제사회의 무력 사용을 통한 문제 해결에는 반대한다는 입장

UAE에게 이란은 "최대의 잠재적 위협"이지만 주요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재수출 시장으로 실리적인 경제 관계에 있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입니다. UAE의 대다수 유전이 이란과 인접한 걸프만에 위치하고 있어 이란과의 관계가 UAE의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UAE에서 아크부대원들에게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UAE에 가장 민감한 문제인 이란과의 관계를 제 3국인 한국의 대통령이 적대 관계라고 규정지어 버린 겁니다. 대통령의 UAE 순방에 맞춰 외교부 공무원들이 애써 만든 보고서를 대통령이 한번이라도 봤다면 그런 망언을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란 보고서와 윤 대통령의 망언

그럼 이란에 대한 보고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외교부 자료실을 검색해 보니 2016년 보고서가 가장 최근의 것입니다.

이란에 대한 일반적인 개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원유(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매장량 세계 1위), 아연, 구리, 철광석 등"을 보유한 자원대국이라는 겁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나라 입장에서는 가까이 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  이란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는 보고서 내용
ⓒ 외교부 보고서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지난 2006~07년 Ch2를 통해 방송된 드라마 '대장금'(현지명'양곰')이 시청률 90%", "2008~09년 Ch3를 통해 전파를 탄 드라마 '주몽'역시 시청률 85%로 이란 내에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는 내용입니다. "공중파에서는 여성의 옷차림 규제 때문에 사극 위주로 방송되고 있지만, 한국에 호감을 갖는 젊은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현대극도 많이 찾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도 합니다. 우리가 이란을 대하는 태도와 이란 국민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에 큰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나라와 이란과의 관계에 대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1960~70년대
- 양국은 1962.10.23 외교관계를 수립함.
- 우리나라는 1970년대 중동진출 과정에서 2만여 명 이상의 한국인이 이란내 건설시장 등에 진출한 바, 이는 양국관계 발전의 기반을 닦고 우리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됨.
- 양국은 1977년 테헤란 시장 방한 계기 우호관계의 상징으로 서울과 테헤란에 각각 '테헤란로'와 '서울로'를 명명함.

2000년대 이후
- 2000년대 초 양국관계는 다방면에서 급격히 신장되었음.
- 2002년 "한-이란 수교 40주년" 계기 기존 '서울로(1977)'에 이어 한국광장 (2002), 서울공원(2003)을 명명
- 2002.6월 가즈빈(Qazvin)에서 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200여명이 부상한 지진이 발생, 우리 정부는 이란 정부에 위로전을 전달하고 5만불의 구호금을 전달함.
- 양국관계는 2006년 이후 이란 핵문제에 따른 국제제재의 영향을 받았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원유 수입을 지속하는 등 교역 규모는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였음.
- 이란은 한국의 제26위 수출대상국(0.71%)이자 제31위 수입대상국(0.54%)인 반면, 한국은 이란에게 UAE, 중국, 인도에 이은 제4의 교역 대상국임
 
▲  우리나라와 이란의 우호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사례
ⓒ 외교부 보고서
 
이란은 한국과 수교한 지 60년 넘는 우호국가이며, 중동 건설 특수로 인해 한국이 큰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교역을 계속하고 있는 나라라는 게 보고서의 내용입니다.

이런 이란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은 "UAE 적은 이란. UAE는 우리의 형제 국가다.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말해 이란을 일순간에 우리의 적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 힘 일부 의원들은 "UAE가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이란 아닌가"(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이란은 악당국가"(하태경 의원) 이라는 발언으로 오히려 사건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망언과 실언으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망신을 사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가지만 조언하겠습니다. 외교부 공무원들이 각 나라별로 개황 보고서를 만든 게 외교부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그리 길지 않고 쉽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전용기 타고 가는 동안에 잠시라도 짬을 내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백지 몇 장 들고 보도용 사진이나 찍는 것보단 훨씬 더 유용한 시간이 될 겁니다. 그걸 못하겠다면 아예 외국에 나가지 않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대통령이 외국 나갈 때마다 불안해서 하는 이야깁니다.
 
▲  2022년 6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 숙소에서 참모회의 후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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