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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다변화 아직인데…싸늘해진 韓·中 관계에 길 못 찾는 경제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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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4-26 09:58 조회1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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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다변화 아직인데…싸늘해진 韓·中 관계에 길 못 찾는 경제 당국

장정욱입력 2023. 4. 24. 13:47
최근 들어 크게 줄어든 대중(對中) 무역
대만 관련 외교 갈등, 엎친 데 덮쳐
‘리오프닝’ 효과 기다리던 경제에 찬물
‘탈중국’ 서두르다 위기 자초할 수도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과의 관계가 삐거덕댄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었으나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무역 다변화 차원에서는 나쁠 것 없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 경제 당국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 양국 간 교역은 계속 줄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 감소가 자칫 위기의 한국 경제를 더 크게 흔들까 걱정이다.

 

관세청이 지난 21일 발표한 4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입실적(잠정치)을 보면 대(對)중국 수출액은 62억97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26.8% 줄었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에도 104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4% 감소한 바 있다.

 

대중 무역적자는 3월에만 2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월에도 20일까지 19억9600만 달러 적자다. 수출량으로는 11개월째 줄고, 금액으로는 7개월째 적자를 이어간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교역 감소가 장기적 측면에서 한국 경제에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단일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무역은 언제든 ‘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때나 지난해 요소수 파동 때 이미 실감한 바 있다.

 

우려되는 지점은 ‘속도’다. 한국 경제가 중국의 일방적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건 바람직하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2.8%에 이른다. 한국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해 중국 수출 의존도가 50%에 가깝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 업계 중국 수출 의존도는 40% 수준이다. 홍콩으로의 우회 수출까지 포함하면 50%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안에서 생산하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의존도는 이보다 높다고 봐야 한다. 이는 제조업 평균 중국 수출 의존도(23%)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높은 의존도는 곧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 반등을 기대하는 대표적인 이유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꽉 막혔던 중국 경제의 재가동에 우리 정부는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실은 정부 기대와 달리 우리가 받을 중국 리오프닝 수혜가 많지 않을 수 있다. 중국과의 무역 상황이 갈수록 나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출 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중국과 교역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것과 별개로 양국 정치 상황이 대치 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미국이 패권 경쟁으로 대중 규제 강도를 높이는 만큼 두 나라 틈에 낀 우리로서는 피해가 불가피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과, 이에 대한 중국의 강한 반발만 보더라도 향후 한중 관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한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하는 과정에 경제 당국은 이렇다 할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 교류는 우리 하반기 경기 반등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지나치게 안이한 자세다. 오히려 경제 사령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으로는 중국 무역에서 흑자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실상 ‘탈중국’ 논란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나빠진 한중 관계로) 당장 중국이 만약 한국에 보복을 가하게 된다면 아마도 한국이 가장 취약하다고 느끼는 가장 아프게 느낄 수 있는 안보와 경제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경제 분야는 한국의 일반 국민들까지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문 교수는 “무역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원상을 회복해야 하는데 과연 여기에 중국이 협력할까 하는 문제가 가장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 민간경제 연구기관 선임 연구원은 “앞으로 탈(脫)중국을 비롯한 수출 다변화는 우리 경제의 숙원 과제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인 건 사실인데 그건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추 부총리나 경제 수장들은 우리 기업들에 준비할 시간을 벌어줘야 하는 데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탈중국을 선언하면서 미국 의존도를 더 키우는 것도 문제”라며 “미국과 가까워지는 만큼 중국과는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정부가 물밑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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