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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과 없이 ‘셔틀외교 복원’ 자화자찬한 양국 정상…의제별 결과는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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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5-08 13:17 조회1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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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과 없이 ‘셔틀외교 복원’ 자화자찬한 양국 정상…의제별 결과는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7일 정상회담 결과는 과거사 문제를 ‘미봉’ 상태로 남겨둔 채 한·일, 한·미·일 공조 강화를 재확인한 것으로 요약된다. 이번 회담은 강제동원(징용) ‘자체 배상안’이라는 한국 정부의 면죄부 제공 이후 일본 정부의 호응 정도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로 꼽혔다.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 등에 대한 일본 총리의 명확한 사과, 적극적 배상 참여 입장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일본의 “진정성 있는 입장”으로 해석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가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했다. 일본측 ‘호응’의 알맹이가 빠지면서 12년만의 정상간 셔틀 외교 복원이라는 의미는 퇴색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총 102분간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을 연쇄적으로 열고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52일만의 정상회담, 12년만의 일본 총리의 양자 방문에서 두 정상은 줄곧 ‘관계 정상화’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그리고 양국 관계 정상화가 이제 궤도에 오른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도 “3월 회담에서 저와 윤 대통령이 제시한 방향에 따라 한·일 대화와 협력이 두 달도 안되는 사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 핵심인 과거사 인식 문제에서도 두 정상은 서로 감사를 주고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결단력과 행동력에 다시금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소인수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관련 언급에 “한국이 먼저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서 감사하다. 한·일관계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브리핑에서 전했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측의 호응 수위는 사실상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부 공식적인 역사 인식에선 지난 3월 도쿄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재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다만 “저는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데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어려운 환경 아래 있던 분들이 강제징용 피해자인가’라는 질문에는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입장은 유지하되 기시다 총리의 ‘개인적 심정’으로 과거사와 관련된 심경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명확한 사과 표시는 빠진데다 일본 측의 배상 참여 부분에서도 진전은 없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이 강제동원 배상과 별개로 마련하기로 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에 대한 양국 정부의 관심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1965년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앞으로도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이 “징용피해자와 유가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해석했다. 일본 측 제안으로 이달 말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를 계기로 한·일 정상이 만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탑에 참배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앞으로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행보 이어가겠단 표현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회담 초점이 셔틀외교 재개 첫 발을 떼는 데 맞춰지면서 가시적인 합의 사항들이 쏟아지진 않았다. 다만 두 정상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한국 전문가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있는 조치”를 기대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점검을 받고 있다면서도 “한국 국내의 우려 목소리를 잘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장 시찰과 관련해선 다음주부터 양국간 협의가 구체화될 예정이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는 이번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G7 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 한·미·일 공조 강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징검다리의 성격을 띤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안보와 공급망 등 경제안보 문제, 글로벌 현안 등에서 공조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한·미 간 워싱턴 선언으로 신설된 ‘핵협의그룹(NCG)’을 두고는 “먼저 이것(한·미 간 워싱턴 선언)이 궤도에 오르고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문을 열어뒀다. 대통령실은 한·미 간 NCG 활성화를 전제로 이후 3국간 확장억제 논의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이라며 “일·미 동맹, 한·미 동맹, 일·한 그리고 일·한·미 안보협력을 통해 (북핵)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했다”고 했다.

두 정상은 또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간 공조 강화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또한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 대상국) 복원,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등 지난 3월 도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들의 이행 상황을 재확인하며 지속적인 교류 의지를 다졌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 항공편을 두 배 이상 증설하자는 데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청년 대상의 연수 프로그램인 ‘제네시스’ 프로그램 인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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