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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문가 5인 인터뷰-“푸틴 정권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 “전쟁 상황에 따라 반란의 효과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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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6-27 10:15 조회1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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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권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 “전쟁 상황에 따라 반란의 효과 달라져”


박은하·손우성·박용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국내 전문가들 전망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이 일으킨 무장 반란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반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 체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경향신문은 26일 국내 러시아 전문가들에게 반란의 의미와 영향을 전화로 물었다. 반란으로 인한 푸틴 정권 붕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러시아 지도층의 재결집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장기적으로 전쟁에 염증을 느끼는 여론 증가와 푸틴의 리더십 약화는 피할 수 없다는 진단도 있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바그너 그룹 반란으로 푸틴의 리더십에 손상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푸틴밖에 없다고 느낀 엘리트층은 이를 계기로 오히려 더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러시아 국방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용병들은 모두 오는 7월1일까지 국방부와 직접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명령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 정규군이 바그너 그룹의 병력을 일부 흡수함으로써 초기 혼란을 극복하고 재정비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러시아 내부의 동요는 있겠지만 이를 ‘푸틴 정권 붕괴’로 연결 짓는 것은 억측”이라면서 “러시아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계급질서(hierarchy)에 대한 집착과 위기에 결집하는 특성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두 연구위원은 바그너 그룹의 반란은 과거 보리스 옐친 퇴진으로 이어졌던 쿠데타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바그너 그룹의 소요는 군사 반란이기도 하지만,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일종의 시위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그는 푸틴이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더 강력한 반격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재원 국민대 교수도 “기대와 달리 (프리고진의 반란이) 엘리트 내부 분열에 미칠 영향은 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결국 ‘대중의 반응’이 관건이라고 봤다. 그는 “러시아는 그동안 완벽히 언론을 통제했는데, 이번 사태 중 일부 언론은 프리고진에 동조하는 기류를 노출했다”며 “언론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도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교수는 “반란이 하루 만에 끝나서 당장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푸틴은 ‘절대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허점이 만천하에 드러나 이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따라 반란의 의미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년 3월 대선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전쟁이 러시아 의도대로 흘러간다면 반란은 해프닝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20년을 넘긴 푸틴 체제의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박상남 한신대 교수는 “언론의 자유가 없고 야당 견제를 받지 않는 권위주의적 정권에 이 정도 반란이 발생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면서 “반란의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전선에서 사기가 저하돼 탱크를 버리고 도망가는 등의 저강도 저항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고, 엘리트층 분열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봤다.

 

러시아 전문가 5인 인터뷰 “푸틴 체제 붕괴 가능성 낮아…대중 반응이 관건”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이 일으킨 무장 반란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 그룹 간 신속한 타협을 두고 사전에 합의된 ‘위장 군사 반란’, ‘친위 쿠데타’였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침묵 중이고, 반란을 이끈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반란이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 체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경향신문이 26일 국내 러시아 전문가들에게 반란의 의미와 영향을 물었다. 반란으로 인한 푸틴 정권 붕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실패한 반란’이 푸틴 대통령을 중심으로 러시아 지도층의 재결집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장기적으로 전쟁에 염증을 느끼는 여론 증가와 푸틴 대통령 리더십 약화는 피할 수 없다는 진단도 있다. ‘위장 반란설’에 대해서는 대부분 선을 그었다.

인터뷰는 전화통화로 이뤄졌으며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박상남 한신대 교수,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원교수, 정재원 국민대 교수가 응했다.

제성훈 교수 “러 엘리트 오히려 결집할 것”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으로 푸틴의 리더십에 손상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푸틴 밖에 없다고 느낀 엘리트층은 이를 계기로 오히려 더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바그너 그룹은 서방 언론이 전하는 것 만큼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시민들은 유혈 사태 없이 떠나니까 박수를 보낸 것”이라며 “바그너 그룹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겨냥했지 반란의 목표는 ‘푸틴 제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러시아 국방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용병들은 모두 오는 7월1일까지 국방부와 직접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명령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 정규군이 바그너 그룹의 병력을 일부 흡수함으로써 초기 혼란을 극복하고 재정비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러시아 내부에서는 푸틴이 (국방부와 바그너 그룹 간 갈등에서) 단호한 입장을 취해 이 같은 상황이 가능해 졌다는 시각도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푸틴 실각설이나 엘리트 분열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진호 연구위원 “러시아 사회 특성 상 푸틴 정권 붕괴는 억측”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러시아 내부의 동요는 있겠지만 이를 ‘푸틴 정권 붕괴’로 연결짓는 것은 러시아 사회를 아는 입장에서는 억측”이라면서 “러시아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계급질서(hierarchy)에 대한 집착과 위기에 결집하는 특성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푸틴을 정점으로 한 체제에 ‘대안이 없다’는 인식과 국가적 위기가 발생하면 단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두 연구위원은 바그너 그룹의 반란은 과거 보리스 옐친의 퇴진으로 이어졌던 쿠데타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바그너 그룹의 시위는 군사 반란이기도 하지만,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일종의 시위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경직적 행정으로 정규군에게도 임금, 생명수당 등이 늦게 지급되는 일이 벌어지는데, 죄수들을 급하게 모집해 구성한 바그너 병사들의 경우는 더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 연구위원은 반란군이 모스크바 문턱까지 빠르게 진격하고 신속한 타협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러시아 정부가 바그너 그룹을 ‘진짜 반란’으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쇼이구 국방장관이 바그너 그룹의 반란 전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해온 러시아 군부가 당사자들이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로키’(low key) 모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 연구위원은 “바그너 그룹의 이탈은 러시아의 전쟁수행 능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러시아 국방부가 용병들의 처우에 관심을 갖고 푸틴은 측근 관리를 더 철저히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더 강력한 반격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세호 교수 “바그너 반란보다 향후 우크라이나 전황이 푸틴 체제 변수”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교수는 “반란이 장기화됐다면 푸틴 정권에 상당한 부담이 됐겠지만 하루 만에 끝나서 아주 직접적인 반작용은 없는 것 같다. 당장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푸틴은 길게 보면 예기치 않은 손실을 봤다. ‘절대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허점이 만천하에 드러나 이 점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에 따라 반란의 의미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년 3월 대선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전쟁이 러시아 의도대로 흘러간다면 반란은 해프닝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20년을 넘긴 푸틴 체제의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망명해 있는 프리고진의 출마설 등은 불가능할 것이라 내다봤다.

박상남 교수 “프리고진의 입에서 나온 메시지 주목해야”

러시아 전문가 5인 인터뷰 “푸틴 체제 붕괴 가능성 낮아…대중 반응이 관건”

다만 박상남 한신대 교수는 “언론의 자유가 없고 야당의 견제를 받지 않는 권위주의적 정권에 이 정도의 반란이 발생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면서 “반란의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프리고진의 입에서 부패, 자원 분배의 왜곡, 지도부의 오판과 무능 등이 나왔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푸틴과 직접 통화하며 가장 고급정보를 가진 프리고진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건 간과해선 안될 큰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푸틴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높지만 휴전을 원하는 여론이 커져가고 있다”며 “프리고진도 전쟁에 대한 피로감, 명분없는 전쟁에 대한 비판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봤기 때문에 그 정도 (반란을 감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전선에서 사기가 저하돼 탱크를 버리고 도망가는 등의 저강도 저항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엘리트층 분열의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박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이 때를 기회로 보고 “오버할 경우”를 우려했다. 푸틴이 성지로 여기는 크름반도를 섣불리 공격할 경우 꺼져가는 러시아의 전의에 불을 붙이고 전술핵 사용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우크라이나도 상대에게 명분을 주지 않도록 절제해서 러시아 스스로의 분열상이 깊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원 교수 “결국 러시아 대중의 반응이 관건”

정재원 국민대 교수

정재원 국민대 교수

정재원 국민대 교수는 “기대와 달리 (프리고진의 반란이) 엘리트 내부 분열에 미칠 영향은 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엘리트 사회는 구심점도 없고, 서로 서로가 견제하는 시스템을 이미 만들어 불만이 있어도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며 “그러면서도 러시아 엘리트층은 거대한 기득권 특혜 집단의 공동체가 돼 있다. 공포정치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결국 ‘대중의 반응’이 관건이라고 봤다. 그는 “러시아는 그동안 완벽히 언론을 통제했는데 이번 사태 와중 일부 언론은 프리고진에 동조하는 기류를 노출했다”며 “언론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비추는 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프리고진의 ‘위장 군사 반란’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 그룹 간 신속한 타협을 두고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바그너 그룹을 재건해 우크라이나로 침공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정 교수는 “벨라루스는 지금도 참전을 안 하는 상태이며 프리고진이 다시 푸틴과 협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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