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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목소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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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2-28 09:29 조회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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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목소리 높아져


기사입력시간 : 2024/02/26 [22:30:00]

이인선 기자

▲ 폴란드 농민들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도로를 트랙터로 봉쇄하며 시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닿고 있는 폴란드에서 농민들이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값싸게 유입돼 시장을 해치고 있다며 연일 국경 봉쇄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폴란드 농민들만의 불만이 아니다.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농민들은 2024년 1월 29일 파리 주변 고속도로 9개 지점을 봉쇄하고 시위를 이어갔다. 벨기에 농민들도 이날 벨기에 남부 지역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는 등 동유럽, 독일 등에서 시작된 농민들의 생계 보장 요구 시위가 계속 번져나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2월 26일 약 5천 명과 100대의 트랙터가 마드리드에서 시위를 벌였다. 관련 영상에선 시민들은 시위를 보고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스페인에서는 2024년 2월 26일 약 5천 명과 100대의 트랙터가 마드리드에서 시위를 벌였다. 왼쪽에서 시위를 보고 박수를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유럽 농민들은 지난 2년간 물가 급등에 따른 생산비 부담, 축산 농가 등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등에 이어 우크라이나산 값싼 농산물 유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책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관세와 수입 할당량을 폐지하면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낮은 가격으로 들어온 것이다.

 

유럽 농민들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동료들이 곡물을 팔아야 하는 걸 알지만 불공정 경쟁인 것은 사실”이라며 “해바라기씨를 창고 가득 쌓아놓고 있는데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폴란드 남동부 라카 마을의 얀 비에니아스 농민협동조합 상무이사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폴란드산 곡물보다 20% 싸다”라며 수입 금지 기간에도 폴란드를 경유하는 곡물이 빼돌려져 현지 곡물 가격을 하락시킨 사례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폴란드 농민들은 이런 이유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와 고속도로로 연결된 국경검문소에서 화물 열차를 멈춰 세워 곡물을 철로에 쏟아버리거나 트럭, 트랙터로 길을 가로막고 버스로 국경을 넘어오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끌어내리는 등 시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현재 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에선 농민들의 트럭, 트랙터 등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 폴란드 농민들이 2024년 2월 20일 국경검문소에서 화물 열차를 멈춰 세워 우크라이산 곡물을 철로에 쏟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농민들의 국경 봉쇄 시위가 군수 물자 수송까지 차질을 주고 있다며 폴란드 정부에 항의했다. 하지만 많은 폴란드 국민이 농민 시위를 지지하고 있을뿐더러 폴란드 정부조차 우크라이나의 외침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다.

 

이번 농민 시위에 대해서도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협상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유럽연합 지도자들에게 국경 쪽으로 와서 회담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국경 지역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다시 한번 회담을 제안했다. 하지만 폴란드 정부는 여전히 응하지 않았다. 

 

시미할 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은 오늘 이곳(국경)에 있다”라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폴란드 정부 인사들과의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경 봉쇄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간 무역과 양국 경제 전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시장에 연간 120억 달러(약 16조 원) 상당의 품목을 수출하는 폴란드 기업인들도 손해를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 간 합의가 이뤄져도 농민들의 불만을 해소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 농민들은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농업장관 회의를 계기로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과의 충돌을 무릅쓰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와 유럽평의회가 위치한 광장으로 진입했다.

 

▲ 유럽 농민들은 2024년 2월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농업장관 회의를 계기로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과의 충돌을 무릅쓰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와 유럽평의회가 위치한 광장으로 진입했다.

 

이 같은 농민들의 불만에 더해 유럽 국가들의 주민들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독일 일간지 ‘빌트 암 존탁’은 25일 독일 국민 61%가 우크라이나 상황이 모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3년 여름 조사 때와 비교해 14% 증가한 수치다.

 

또한 독일 국민 49%가 우크라이나에 독일산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를 공급하는 것을 반대했다. 공급에 찬성하는 비율은 35%로 더 낮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25일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에는 1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평화를 위한 무기는 없다”, “우리는 젤렌스키의 야망에 돈을 지불하고 싶지 않다”,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또 러시아 국기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행진했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2024년 2월 25일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여전히 자신들의 패배 원인을 부족한 서방의 지원에 돌리며 서방에 지원을 독촉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할지, 이 전쟁이 더 어려워질지,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지는 우리의 동맹국인 서방 세계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600억 달러(약 80조 원) 군사 원조가 전장에서 자국군 운영에 필수적이라며 해당 지원이 한 달 안에 실현되지 않으면 “전장에서 입지가 더 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코크스 산업단지가 있는 아브데예프카(아우디우카)에서 후퇴한 데 이어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인정하듯 “전선의 압박은 아주 거세고 우리는 100미터, 50미터씩 (영토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방 동맹국들이 약속한 무기의 절반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제때 보급품을 제공해야 하는 전쟁이다”라며 “우리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서방에서 보급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이조차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시미할 총리는 “올해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118억 달러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미국이 재정적 지원과 군사적 지원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를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깊이 확신한다”라고 주장했다.

 

올렉산드라 우스티노바 우크라이나 최고 라다(의회) 의원은 “아브데예프카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첫 번째 예다. 아브데예프카에 이어 쿠퍈스크, 하르키우에서도 패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장거리 미사일, F-16 전투기, 탄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예산은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 상원을 통과했으나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2024년 2월 25일 기자회견을 했다.

 

미국 여론 또한 우크라이나 지원에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퀴니피악 대학교는 21일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원의 60%가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답했다. 당적이 없는 유권자에서도 4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갤럽은 23일 여론조사 결과 미국에서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가 53%였다고 밝혔다.

 

ABC 방송은 24일 “분쟁이 3년째로 접어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은 미국의 정치적 싸움에 갇혔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대중 지지도 줄어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로 미뤄볼 때 서방 국민 속에서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불만이 계속 커지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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