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호주·필리핀이 7일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해·공군 합동 훈련을 벌이면서 이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을 겨냥한 군사활동에 반발하며 ‘맞불’ 성격의 훈련에 나섰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개국은 이날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서 각국 해·공군이 참여하는 ‘해상 협력 활동’을 벌였다. 4개국 국방장관들은 전날 공동성명에서 “(이번 훈련은) 자유롭고 열려 있는 인도·태평양을 지지하기 위한 지역적이고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려는 집단적인 결의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은 하루 일정으로 진행됐으며 감시 및 통신훈련, 대잠수함 훈련 등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에는 미군의 최신 연안전투함(LCS)인 모바일함과 호주의 호위함 와라문가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구축함 아케보노함, 라몬 알카라즈를 비롯한 필리핀 함정 2척이 참여했다.
훈련은 중국과 필리핀이 최근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의 필리핀 팔라완섬 북서쪽 해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일대에서는 필리핀과 중국 함정이 부딪히고,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을 물대포로 공격하는 등 충돌이 발생했다. 지난 4일에는 중국 해경 선박 두 척이 이 암초 인근에 있는 이로쿼이 암초 일대에서 물대포를 쏘려는 듯한 움직임으로 필리핀 어선들을 위협한 바 있다.
미국·일본·호주·필리핀 4개국이 이날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자, 중국도 맞불 성격의 훈련을 진행하며 반발했다.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중국인민해방군 남부전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7일 남해(남중국해) 해역에서 연합 해·공군 전투 훈련을 조직했다”며 “남해를 혼란에 빠뜨리고 분쟁을 만드는 일체의 군사 활동을 최대한 통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군은 이날 훈련 장소나 규모, 동원된 장비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중국 견제’를 기치로 결속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일본·호주·필리핀의 훈련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일본, 필리핀은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첫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사건과 중국에 대한 견제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