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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공방전, 중동 확전 갈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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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4-16 09:36 조회8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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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공방전, 중동 확전 갈 가능성 낮다


  •  한승동 에디터
  •  
  •  승인 2024.04.15 17:45
 

네타냐후 빼고 누구도 확전 바라지 않아

이란 “문제는 종결됐다” 선언

이란 대사관 공격하게 만든 ‘그림자 전쟁’

중동 확전은 바이든 재선전략에 치명타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 모인 이란인들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4.04.15. EPA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 모인 이란인들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4.04.15.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최근 쌍방 공격이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진행돼 온 전쟁을 중동 전역으로 퍼뜨리는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지금 세계가 이 때문에 불안해 하고 있다.

관건 가운데 하나는 13일 이란으로부터 보복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다. 외신과 전문가들 전망은 적어도 당분간 확전 쪽으로 갈 가능헝은 별로 없다는 쪽이 일반적이다. 지금 확전을 바라는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뿐이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인데, 네타냐후 총리조차도 이란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은 낮고, 그것도 지금 당장 감행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는 관측이 대세다.

네타냐후 빼고 누구도 확전 바라지 않아

국내정치에서 정적들이 많고 지지율도 낮은 데다 불법 정치자금 비리로 기소 중인 네타냐후에겐 전쟁을 계속하면서 확전까지 노릴 이유는 충분하다. 그래야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그의 극우 정치 동반자들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확전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란부터 그렇다. 이란정부는 13일의 이스라엘 공격이 4월 1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다마스커스 주재 이란 대사관을 공습해 혁명수비대 요원들을 살해한 “범죄행위”에 대한 정당한 보복 응징이었다며, 사태는 그것으로 종결됐다고 선언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 육군 참모총장은 13일 TV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보복공격을 해 온다면 우리의 대응은 오늘 밤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했고, 이란의 유엔 주재 대표부는 14일 X(엑스, 예전의 트위터)에 “이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스라엘이 또 공격해 오지 않으면 이 한 번의 공격으로 공언해 온 대응을 끝내겠다는 얘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포함한 중동 정세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2024.4.14. AFP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포함한 중동 정세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2024.4.14. AFP 연합뉴스

이란 “문제는 종결됐다”

유네스코와 캐나다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지냈고 외교부 정책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한 님로드 바르칸은 이란의 이번 공격이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공격이라 보기 어렵고, 인구 밀집지역을 피해 주로 군사목표들을 겨냥했음이 분명하다며, 확전으로 가지 않도록 면밀히 계산해서 실행한 억제된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더 이상의 충돌, 확전은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 이란의 속내라고 봤다.

14일 예루살렘에서 <아사히신문> 특파원을 만난 그는, 이번 이란의 공격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는 처음이지만,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를 지닌 무기들, 즉 드론폭탄이나 탄도미사일 등을 보유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부터여서,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긴 하지만 놀랄 정도의 사태는 아니라고 했다.

<가디언>이 1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장관은 이란정부가 이번 이스라엘 공격을 사전에 미국에게 알렸고, 이웃 나라들에 대해서도 72시간 전에 경고했다고 말했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가 1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중동 상황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4.14. 로이터 연합뉴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가 1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중동 상황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4.14.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정치 전문가인 마쓰나가 야스유키 도쿄외국어대 교수도 이란의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 고원이나 남부 사막지대의 군사시설을 겨냥했고, 이스라엘 쪽의 요격능력까지 계산에 넣은 공격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적 제재를 받아 온 이란이 경제사정이 좋지 않고 지금 신정체제에 대한 국민적 지지율도 낮아 전쟁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로 확전이 될 경우 체제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했다. 이란이 전쟁을 피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얘기다. 2022년에 여성들에 대한 히잡 강제로 야기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그 여파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도 그런 사정을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과 서방의 공동대응을 부를 이스라엘에 대한 본격적인 도발을 이란이 감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것을 감당해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1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중동 상황 회의에서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이란의 미사일 공격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2024.4.14. 로이터 연합뉴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1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중동 상황 회의에서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이란의 미사일 공격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2024.4.14.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이란 대사관 공격한 이유

4월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에 대한 이스아엘군의 공격에 대해 바르칸은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 공격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제까지 벌여 온 ‘그림자 전쟁’을 생각하면, 이스라엘의 제거 표적 리스트에 들어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들이 다마스커스의 이란 대사관에서 지원세력과 회의를 하고 있다는 정보가 이스라엘 쪽에 입수됐다면 당연히 공격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그 동안 이란의 혁명수비대 간부들이나 이란 핵개발에 관여한 과학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살해하는 공작을 계속해 왔고, 이란은 시리아, 레바논, 예멘 등 이스라엘 주변 나라들과 가자지구의 반이스라엘 세력들(헤즈볼라, 후티, 하마스 등)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 이것이 ‘그림자 전쟁’이다.

바르칸은 이란의 이번 이스라엘 공격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는 처음이었듯이, 4월 1일 이란 대사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도 주변 반이스라엘 무장세력이 아닌 이란 주권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는 첫 공격이라면서, 그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으로 국제적인 평판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국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공격무기들을 보유한 이란의 이번 반격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이란의 출현을 알리는 일종의 ‘게임 체인저’일 수는 있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가운데)과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G7 정상회의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소집됐다. 2024.04.15.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가운데)과 함께 화상으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G7 정상회의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소집됐다. 2024.04.15. 로이터 연합뉴스

무엇보다 미국이 확전 바라지 않아

하지만 무엇보다도 미국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의 반격과 확전을 바라지 않는다. 미국은 이제까지처럼 이스라엘을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지켜주겠다는 자세는 확고히 견지하고 있으나,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 확전으로 갈 수 있는 어떤 도발에도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누차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에 미국은 가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정부의 다른 고위관리도 “우리는 이스라엘을 방어하는데 전념하겠지만, 그들의 어떤 반격에도 가담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매우 일관된 정책이다”며 “우리의 목적은 지역적 긴장을 낮추는 것이다. 우리는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위기를 억제하는데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이란과의 긴장이 심각하게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미국에게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가디언> 4월 14일)

미국의 이스라엘 정부 내 온건세력 공작

이 관리가 얘기하는 이스라엘은 네타냐후와 극우 강경세력이 아니라 온건 대안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의 불화도 감수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과 이란에 대한 대결 자세를 고수하자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의 고위관리들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등 접촉면을 늘리면서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반격을 만류해 왔다. 미국은 어쩌면 ‘포스트 네타냐후’(네타냐후 이후)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반이스라엘 세력 수장국으로서의 위신과 지원세력 설득, 그리고 자국 내 여론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이란은 이번 보복공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도 여러 가지 이유로 어떤 형태로든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 미국은 그런 경우에도 확전으로 발전할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대규모 보복공격은 피하라고 네타냐후 권력 주변의 대안세력들을 통해 주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민간인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2024.04.05.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민간인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2024.04.05. 로이터 연합뉴스

중동 확전은 바이든 재선전략에 치명타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의 이란 직접 공격을 한사코 막으려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것이 11월 초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바이든의 재선전략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만 3천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그 3분의 2가 어린이와 여성)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국제여론이 심각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고, 미국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최근에 지지보다는 반대가 더 많아졌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 내에서도 바이든 정부의 완고한 네타냐후 정부 비호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한 중동 확전 위기는 이스라엘을 옹호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는 바이든 정부를 딜레마에 빠뜨리고 그의 재선가도에는 빨간 불이 켜질 것이다.

주요 7개국(G7)뿐만 아니라 중동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 등도 중동 확전이 부를 석유가 급등과 세계경제 혼란 및 부진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타냐후가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대대적으로 벌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도, 비록 대부분의 드론과 탄도미사일이 요격당했다고는 하지만, 네타냐후의 호전적 정책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지금까지 6개월 넘게 막대한 물량과 인원을 투입해 파괴적인 전쟁을 계속해 왔다. 그 때문에 경제력도 군사력도 예전같지 않다. 네타냐후의 권력욕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들이 있다. 이란이 이번 보복공격을 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런 점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열쇠를 쥔 미국

이란은 이번 공격에서 자국 남서부의 공군기지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1500킬로미터 떨어진 이스라엘 남부 공군기지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도 이란 남서부에서 1500킬로미터의 미사일 사정거리 안에 있다. 확전으로 갈 경우 이란이 인구밀도가 낮은 군사기지가 아니라 인구 과밀한 대도시를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란의 국력이나 군사력은 다량의 미사일과 드론들을 계속 날려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다. 이번에 99%의 미사일 등을 요격했다는 이스라엘 방공망은 이스라엘만의 단독망이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라크 등의 요격체제가 함께 가담했다.

이들 나라가 동의해 주지 않으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무기에서 안전할 수 없고, 이들 나라를 거쳐 가야 하는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도 불가능하다. 그 열쇠를 미국이 쥐고 있다.

네타냐후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절대 저버릴 수 없다는 ‘약점’을 활용해 왔으나, 자신의 재선이 무엇보다 우선일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이 아니라 네타냐후 정권을 저울질할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네타냐후도 그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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