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대북전단 문제 삼아
정부는 확성기 맞대응 예상
미 항공모함 ‘루스벨트’ 입항
북·러 조약 이행 명분 세울 듯
북·러 조약의 여파가 한·러 갈등으로 번지는 국면에서 북한이 이번주 추가 오물 풍선을 살포해 한반도 긴장도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주 실시되는 첫 한·미·일 다영역훈련을 조속한 북·러 조약 이행의 명분으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이번주 북한이 4차 오물 풍선을 날려보낼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23일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1일 “하지 말라고 한 일을 또 벌였으니 하지 않아도 될 일거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탈북민단체가 날려보낸 대북전단을 문제 삼은 것이다. 북한이 추가 오물 풍선을 살포하면,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조치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29일, 지난 1~2일, 8~9일 등 3차례에 걸쳐 오물 풍선을 날려보냈다. 정부는 지난 4일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를 선언하고, 지난 9일 한 차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후 북한은 맞대응을 자제했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19일 방북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북·러 회담이 마무리된 만큼 직접적 도발 행위가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일은 해상·수중·공중·사이버 등에서 진행하는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훈련을 이번주 실시한다. 이 훈련을 위해 지난 22일 미 해군 항공모함 ‘루스벨트함’과 이지스 구축함 ‘할시함’ ‘다니엘 이노우에함’ 등 미국 제9항모강습단이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북한은 이 훈련에 대한 비난성 성명을 내놓는 방식으로 긴장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6·25전쟁 발발일 전후로 전방지역에서 포사격 훈련 등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주 올 상반기를 결산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를 연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북·러 조약을 정책화·노선화한 뒤, 빠른 시일 내에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조약에 담긴 군사협력 등을 헌법을 비롯한 법률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러 연합훈련 등 물리적인 조약 이행은 연말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그전까지 오물 풍선과 그에 대한 맞대응이 남북의 ‘호전적 플레이’를 이끌게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