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러 동맹조약, 한국 아닌 미국에 보내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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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6-26 11:33 조회28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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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러 동맹조약, 한국 아닌 미국에 보내는 경고"
- 이유 에디터
- 승인 2024.06.25 18:20
루덴코 외무차관 "한국, 이해심 갖고 수용해달라"
직접적 대항 아닌 실용적 한‧러 관계 유지 제안
"미국, 자신이 만든 긴장 활용해 군사력 확대"
한‧러, 숨고르기…파국이냐 돌파구냐 갈림길
북‧러 관계, 한‧러 관계 '병행 추진' 의지 표명
"북한과 러시아의 조약은 한반도와 역내 전체의 문제를 군사적 수단을 통해 해결하기를 아마도 바라거나 계획 중인 나라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이다."
"북‧러 조약, 한국 아닌 미국에 보내는 경고"
북한과 중‧러 동시 봉쇄 추구하는 미국 비판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5일(현지시간)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취약한 한‧러 관계 유지가 여전히 가능한가'란 질문에 "우리는 반복적으로 이 조약이 한국이나 어떤 제3국을 겨냥하거나 가뜩이나 어려운 동북아 상황을 훼손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해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에 서명한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고통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루덴코 차관은 '군사적 수단'을 통한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세력으로 미국을 지목했다. 그는 "동북아 지역에서 긴장의 주된 원천은 미국의 정책"이라며 "미국은 한반도 긴장을 활용해 끊임없이 이 지역에 군대 주둔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모든 정책의 주된 목표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봉쇄다"라고 말했다.
루덴코는 "미국인들은 이런 '이중 억제'(dual deterrence)의 일환으로, 동맹국들의 영토에 자국의 기지와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하고자 자신들이 도발한 현재의 긴장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서울(한국)이 새로운 조약을 이해심을 갖고 수용함으로써 러시아와의 관계를 포함해 건전한 접근이 한국에서 지배적 흐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루덴코 차관 "한국, 이해심 갖고 수용해달라"
직접 대항 아닌 실용적 한‧러 관계 유지 제안
루덴코 차관은 "한국이 서방의 제재 체제에 가담했지만, 두 나라 정부의 노력을 통해 직접적 대항으로 빠져들지 않고 실용적 방향에서 한‧러 관계를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며 "우리는 이런 접근법을 서울이 공유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스크바 답방과 관련해 루덴코는 "나는 그러한 방문을 위한 모든 필요한 조건들이 갖춰지고, 현 단계에서 서명돼야 할 서류들을 위한 어떤 기반이 마련되면 즉시 (김정은의)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루덴코의 이번 인터뷰는 푸틴의 북한 국빈방문과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한 군사동맹화 움직임이 한‧미‧일과 서방 진영의 거센 반발과 대응을 부르는 와중에 현 상황을 바라보는 러시아 정부의 시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러 관계, 한‧러 관계 '병행 추진' 의지 표명
"미국, 자신이 만든 긴장 활용해 군사력 확대"
그의 발언을 요약하면, 첫째, 현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은 군사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이 촉발한 것이다. 미국은 자신이 만든 긴장을 활용해 이 지역에 군사력 배치를 확대하고 있다. 둘째, 미국 정책의 주된 목표는 북한은 물론 중국‧러시아 봉쇄이며 '이중 억제'를 추구한다. 셋째, 북‧러 조약은 이런 미국에 대한 일종의 경고이고, 한국이나 제3국을 겨냥할 목적이 아니다. 넷째, 한국이 이런 맥락을 이해하고 북‧러 조약을 수용해달라. 다섯째, 한국이 서방의 대러 제재에 가담했지만, 직접적 대항 말고 실용적인 관계 유지하자. 끝으로 북‧러 관계는 그것대로 한‧러 관계의 부침과 관계없이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 등이다.
이런 루덴코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지만, 푸틴 방북을 계기로 파국으로 치닫던 한‧러 관계와 관련해 러시아가 알던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과거 소련 시절의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준하는 내용을 담은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조약' 체결 사실이 지난 19일 발표되자,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재검토"란 초강수로 대응했고, 이에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이던 푸틴 대통령이 20일 기자회견에서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상응 조치'를 경고하면서 두 나라는 정면충돌 양상을 보였다.
한‧러, 숨고르기…파국이냐 돌파구냐 갈림길
윤 "역사의 진보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
다만 푸틴은 "조약상 군사적 원조는 오직 침공,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알기론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런 분야의 협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추가적 상황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지난 5일 푸틴은 세계 주요 뉴스통신사 대표 간담회 자리에서도 "우리는 한국 정부와 일을 할 때 어떠한 러시아 혐오적 태도도 보지 못한다. 그리고 분쟁 지역에 어떠한 무기 공급도 없다. 우리는 이에 대해 대단히 높게 평가한다"며 관계 개선 의지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3일 KBS에 출연해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 무기를 북한에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이 있겠는가"라며 "러시아 측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해 일단 수위를 다소 낮추는 모양새를 취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북러 조약 체결과 관련해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지, 숨 고르기를 하면서 출구를 찾을지 중대한 갈림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