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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계선 인근서 벌이는 우리 군의 '수상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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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04 09:59 조회1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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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계선 인근서 벌이는 우리 군의 '수상한 움직임'


  •  김진호 에디터
  •  
  •  승인 2024.07.03 15:18
 

백령도 해병 이어 육군도 분계선 코앞서 포격 훈련

연초엔 북의 포격에만 대응…이제 먼저 포문 연 것

간신히 유지되는 '분계선의 평화' 흔드는 의도 뭔가

'연평도 포격전'의 악몽, 북한 과잉 대응 위험 높여

지난 2일 합동참모본부 브리핑에서 언론의 관심은 북한이 전날 발사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의 성공 여부였다. 북한은 4.5t급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를 발사했다면서 최대 사거리 500㎞와 최소 사거리 90㎞의 비행 안정성과 명중 정확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우리 군이 탐지한 발사 방향으로 보면 두 발 모두 내륙에 떨어진다. 탄두 4.5t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거짓말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모두가 하늘을 바라보는 사이 우리 군은 육지와 해상에서 포문을 열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가 26일 작전지역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천무를 발사하는 장면. [해병대사령부 제공] 연합뉴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가 26일 작전지역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은 천무를 발사하는 장면. [해병대사령부 제공] 연합뉴스 

훈련의 정상화?

합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군사분계선 5㎞ 이내에서 포사격 훈련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K9 자주포와 차륜형 자주포를 각각 6문 동원해 140여 발을 쏘았다. 일회성 사격이 아니다. 부대별로 사격 일정을 잡아 계속할 방침이다. 여단급 이상 부대의 기동훈련도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에 따른 '훈련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 소속 해병대가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동원해 290여 발을 공해상의 가상 표적에 쏘았다.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전인 2017년 8월 이후 첫 정례 훈련이다. 북한군은 아직 육상과 해상에서 대응 사격을 하지 않고 있다.

남북이 군사행동을 하는 장소가 다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하늘에서의 미사일 성능 개량에 집중하고 있고, 우리 군은 육상과 해상에서 자주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위기는 기존 흐름이 바뀌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우리 군의 움직임에 먼저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국회에서 채해병 특검을 둘러싼 격론이 벌어지는 사이 분계선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 군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서방사 사령관은 특검에 포함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겸임한다.

지난 1월 초 상황과 겹쳐 볼 필요가 있다. 우리 군이 9.19 합의 이후 처음으로 서해 해상완충구역에 포사격을 한 것은 1월 5일 오후. '선제 포격'은 아니었다. 북한군이 이날 아침 장산곶과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 발의 포탄을 바다에 꽂은 데 따른 대응 포격이었다. 장산곶과 등산곶은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 북방이다. 주민 수백 명이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연평도 포격이 일어날 수 있어서 주민을 대피시켰다"는 게 합참 설명이었다. 이날 우리 군이 발사한 포탄은 400여 발, 북한군의 두 배였다. 어쨌든 먼저 포를 쏜 건 북한이었다. 이번엔 우리 군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6개월 만에 확 달라진 흐름이다.

 

해군 2함대 인천함과 캐나다 몬트리올함이 2일 서해상에서 연합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2024.7.2. [해군 2함대 제공] 연합뉴스 
해군 2함대 인천함과 캐나다 몬트리올함이 2일 서해상에서 연합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2024.7.2. [해군 2함대 제공] 연합뉴스 

적대적 의사 표시 

합참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당연한 교육, 훈련"이라면서 9.19합의 전면 효력 정지에 따른 정상적인 훈련의 복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육군이건, 해병대이건 대안 훈련장이 부족하지 않다. 그럼에도 굳이 분계선 인근에서 포격을 재개한 건 9.19 합의를 더 이상 준수하지 않겠다는 '적대적 의사' 표시다. 국가안보실이 국가안보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결정한 건 9.19 합의의 '폐기'가 아니다. "남북 간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했다. 육군과 해병대의 선제 포격은 '잠정 조치'의 전제를 걷어낸 것이다. 우리도 보란 듯이 합의를 위반했으니, 북한이 위반해도 좋다는 의사 표시와 다름없다.

합참이 지난 1월 언급한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이 정전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 거주지역에 포격을 가한 미증유의 도발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댓바람에 포격을 가한 건 아니었다. 남이 북의 과잉행동을 유발한 결과였다. 이날 오전 우리 군이 벌인 호국훈련의 와중에 해안 포사격을 가하자 북은 "실질적 침략행위"라며 항의했다. 우리 군은 통상적인 훈련이라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 끝에 초래된 게 연평도 포격이다. 잇따른 적대적 의사 표시가 북의 과잉대응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군이 그 인화성을 모른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면서도 한다면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다.

연초부터 북이 4.10 총선을 앞두고 도발할 것이라는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장담은 실현되지 않았다. 작년 말부터 남북이 각각 '적대적인 두 국가'로 살아가겠다고 밝힌 북이 이번에도 대응하지 않을지는 자극의 정도에 달렸다. 북한 인민군은 올해 초 당중앙위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올해 내로 20개 군에 각각 10개의 생필품 공장을 건설하는 데 바쁜 상황이다. 농사일도 거들어야 한다.

 

올해 1월6일 오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조기역사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한 해안마을 인근에 설치된 해안포의 포문이 열려있다. 북한은 이날 오후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연합뉴스
올해 1월6일 오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조기역사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한 해안마을 인근에 설치된 해안포의 포문이 열려있다. 북한은 이날 오후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연합뉴스

북은 따로 살자는데...

4월경부터 분계선 일대에서는 남한의 침략에 대비하는 특이동향을 보이고 있다. 대전차 장벽을 새로 만들고 지뢰를 매설, 남과의 관계를 끊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각각 남남으로 따로 살자"는 북을 상대로 벌이는 위험한 작전이다. 탈북자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오물 풍선'이라는 지저분한, 그러나 미증유의 대응을 한 것 처럼 뜻밖의 방식으로 우리의 의표를 찌를 수 있다.

우리 군의 말과 행동 사이의 시차도 톺아봐야 한다. 국무회의 절차를 밟아 9.19 합의 효력정지를 결정한 건 6월 초이지만, 합참은 이미 1월 8일 정례브리핑에서 "육상, 해상, 공중의 완충구역이 무효가 됐다"고 선언했었다. 신원식 국방장관은 1월 5일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군복차림으로 서북도서 부대의 해상사격 훈련을 점검했다. 온몸으로 9.19 무효화를 밝혔지만, 이후 잠잠하다가 지난달 26일에나 해안포 사격에 나섰다. 뒤늦게 행동에 나선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그나마 유지되는 분계선의 평화가 그리 못마땅한 것일까. 아니면 평화의 한 축을 깨트려야 할 절박한 필요가 있는 것일까. 이럴 때 상상력이 필요하다.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 채해병 특검에 깊숙히 연루된 해병대사령관은 '구국의 간성'이 될 것이고, 윤석열 정부는 간단하게 정치적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 어떠한 의도였건 간에 군의 수상한 움직임은 국가가 부여한 임무에서 명백하게 이탈하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관 이하 군이 봉급받는 근거를 규정한 최고위 문서는 국가안보전략서이다.

군이 봉급받는 이유

윤석열 정부가 작년 6월 7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은 3대 목표를 적시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 안전을 증진하는 것"이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강력히 응징하고 격퇴한다"고 적어놓았다. 훈련을 빌미로 선제 포사격을 함으로써 분계선의 평화를 흔드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에도 배치된다. 국가는 어려운 와중에도 올해 59조 4244억 원의 국방예산을 쥐어 주었다. 행정부가 밥값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입법부가 나서야 한다.

 

지난 28일 사상 첫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훈련의 일환으로 제주 남방 공해상에 떠 있는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서 슈퍼호넷기가 발진하고 있다. 2024.6.28.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제공] 연합뉴스 
지난 28일 사상 첫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훈련의 일환으로 제주 남방 공해상에 떠 있는 미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서 슈퍼호넷기가 발진하고 있다. 2024.6.28.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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