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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옛 점령지 필리핀 이제 합법 진입…한반도도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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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10 12:22 조회1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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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옛 점령지 필리핀 이제 합법 진입…한반도도 '곧'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4.07.09 18:00
 

일, 호‧영 이어 필리핀과 '군대 상호파병'…중국 반발

중국 "침략‧식민 통치에 엄중한 역사적 책임"

'전쟁 가능한 정상국가'로 줄달음치는 일본

미·일 주도로 새로운 지역안보구조 구축

일본 "획기적…양국 군 교류 더 적극 진행"

필리핀 "국방 협력 전례 없는 높은 수준"

일본과 필리핀이 군대의 상호파병을 허용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일본명 '원활화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평시에 연합군사훈련을 뒷받침하는 법적 장치이지만, 유사시 상대국 지원 병력과 장비의 신속한 전개는 물론 장기주둔까지 용인하는 것으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필리핀 시민들이 8일 마닐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과의 '상호접근협정'(RAA) 체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시민이 들고 있는 플래캐드에는 "필리핀 땅에 일본 군대., 절대 다신 안 돼"란 글귀가 씌여 있다. 20214. 07. 08 [AFP=연합뉴스] 
필리핀 시민들이 8일 마닐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과의 '상호접근협정'(RAA) 체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시민이 들고 있는 플래캐드에는 "필리핀 땅에 일본 군대., 절대 다신 안 돼"란 글귀가 씌여 있다. 20214. 07. 08 [AFP=연합뉴스] 

일본군, 옛 점령지 필리핀 이제 합법 진입

호‧영 이어 필리핀과 '군대 상호파병' 합의

미국의 아시아 핵심 동맹국인 두 나라는 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일본의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 필리핀의 엔리케 마날로 외교장관과 길버트 테오도로 국방장관이 참석한 외교·국방 장관협의(2+2회의)를 열어 상호접근 협정을 매듭지었다.

이로써 일본 자위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점령지였던 필리핀에 합법적으로 다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일본제국주의 군대가 패배하면서 1945년 필리핀에서 철수한 지 약 80년 만이다.

미국의 강력한 후견 아래 작년 11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추진에 합의하고 8개월 만이며 양국 의회에서 비준이 이뤄지면 효력이 발생한다. 이제 일본과 필리핀은 '준동맹' 관계로 격상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기시다, 마르코스와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3국 정상회의를 갖고 3국 합동 방위체제 구축을 공식화했다. 앞서 바이든은 지난해 8월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캠프데이비드로 불러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제도화'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와 함께 발언하고 있다. 2024.4.11.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와 함께 발언하고 있다. 2024.4.11. AP 연합뉴스

일본 "획기적…양국 군 교류 더 적극 진행"

필리핀 "국방 협력 전례 없는 높은 수준"

마날로 외교장관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RAA는 우리의 국방 협력을 전례 없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고, 테오도로 장관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보장하기 위한 양국 공동 노력에서 또 다른 이정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가미카와 외무상은 "법의 지배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질서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라고 말했고, 기하라 방위상은 "오늘 서명한 RAA는 획기적이며 자위대와 필리핀군 간의 협력적 교류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정의 정식 명칭은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 군 간의 '상호 접근 및 협력 원활화에 관한 협정'(AGREEMENT CONCERNING THE FACILITATION OF RECIPROCAL ACCESS AND COOPERATION)이다. 일본은 2022년 1월 호주와 최초로 이 협정을 맺었고, 작년 1월에는 영국, 이번엔 아시아 국가론 처음으로 필리핀과 맺었다.

 

일본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모함 JS 이즈모(전경)를 중심으로 한 전함들이 2022년 11월 6일 도쿄 남부 사가미만에서 국제 함대 검토에 참여하고 있다. 2022.11.6. AP 교도 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모함 JS 이즈모(전경)를 중심으로 한 전함들이 2022년 11월 6일 도쿄 남부 사가미만에서 국제 함대 검토에 참여하고 있다. 2022.11.6. AP 교도 연합뉴스

영국과 호주는 모두 미국 주도의 앵글로색슨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멤버들이고, 필리핀은 대만과 지근 거리에 있으며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다툼을 벌이고 있는 나라다. 대만과 남중국해 유사시 중국에 군사적으로 맞설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도임은 물론이다. 일단 일본 자위대는 이번 RAA 체결을 통해 필리핀과 남중국해 등지에서 진행하는 합동훈련과 재난 구호 활동 등에 참여함으로써 해외 군사 활동 영역을 크게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동맹국 간 RAA와 관련해 미국 전략예산평가센터(CSBA)의 토머스 만켄 대표는 '3개 전장(戰場) 전략: 미국은 아시아·유럽·중동에서의 전쟁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가'란 <포린 폴리시> 5일 자 기고문에서 "미국과 동맹국 군은 평화 시에 서로 더욱 긴밀하게 훈련과 작전을 함으로써 전쟁 시에 잘 활용될 협력의 관행을 만들어낼 것이다"라며 "동맹국들은 그들이 위협을 억제하거나 침략에 대응하는데 필요할 경우 전장들을 가로질러 (다른) 기지들로 신속하게 병력과 자원을 증강하도록 허용하는 합의를 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은 프랑스와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며, 공개되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와도 논의 중일 공산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일 양국 간에 '상호접근 협정'이 맺어지면 일본군이 역시 80년 만에 합법적으로 한반도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상륙전 심포지엄 팔스(PALS) 서울 2024와 일본 자위대 장성 첫 공개 방한, 한일 군사협력 등을 규탄하고 있다.팔스(PALS, Pacific Amphibious Leaders Symposium)는 미 태평양해병대사령부(MFP)가 2015년 처음 미국에서 개최한 국제 다자안보회의체제로 팔스 서울 2024는 이날 부터 5일까지 열린다. 2024.6.3. 연합뉴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 상륙전 심포지엄 팔스(PALS) 서울 2024와 일본 자위대 장성 첫 공개 방한, 한일 군사협력 등을 규탄하고 있다.팔스(PALS, Pacific Amphibious Leaders Symposium)는 미 태평양해병대사령부(MFP)가 2015년 처음 미국에서 개최한 국제 다자안보회의체제로 팔스 서울 2024는 이날 부터 5일까지 열린다. 2024.6.3. 연합뉴스

일본, 프랑스와 논의 중…그다음은 한국?

미·일 주도의 새로운 지역안보구조 구축

일·호 협정, 일·영 협정, 그리고 일‧필리핀 협정의 내용은 거의 똑같다. 본문과 총 29조로 구성된 이 협정은 일본 자위대와 상대국 부대의 상호파병을 허용하고 있다. '방문부대'(Visiting Force)의 '접수국'(Receiving State) 입국과 체류, 군사협력 행동 절차들을 상세히 담고 있으며, 방문부대 병력과 군무원의 접수국에서의 지위를 규정하고 있다. 협정 내용 대부분이 '주일미군지위협정'(SOFA·주둔군지위협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SOFA에 준하는 무게가 느껴진다. RAA는 일본이 1960년 1월 미국과 맺은 SOFA 이후 다른 나라와 맺은 가장 중요한 안보협정들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3. 02. 28. 일본 자위대, 대만 유사시 겨냥한 파병·장기주둔 채비).

조성렬 북한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런 일련의 일본 움직임을 중국의 군사 굴기에 맞서 미국이 새롭게 추진하는 '통합억제전략(integrated deterrence strategy)'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이 전략에 따라 아시아·태평양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전환한 지역안보구조를 미·일 주도로 새롭게 짜고 있다. "미국을 중심축으로 한국, 일본, 필리핀, 호주 등이 연결된 구조에서 미·일이 중심이 된 미·일·호·인 4개국 안보협의체(쿼드), 한·미·일 안보협의체, 미·일·필 안보협의체, 그밖에 역외 국가로 이뤄진 미·영·호 안보동맹(오커스)으로 바뀌고 있다. 즉, 새로운 인도·태평양의 안보 구조는 형식에서는 '격자형'이지만, 내용으로는 미·일이 주도하는 허브-스포크 관계로 전환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 2024. 04. 26. '팍스 아메리닛폰'과 윤석열의 외교 무개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 07. 04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 07. 04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침략‧식민 통치에 엄중한 역사적 책임"

'전쟁 가능한 정상국가'로 줄달음치는 일본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어떠한 군사적 블록, 더욱이 진영 대결이나 신냉전을 선동하는 그룹들이 필요하지 않다.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단결과 협력을 해치는 어떤 행동도 역내 국가 인민들의 경각심을 부르고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린 대변인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은 필리핀과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침략과 식민 통치에 엄중한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 일본은 진지하게 침략 역사를 반성하고, 군사 안보 영역에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8일 자 기사에서 '일본-필리핀의 RAA'는 "이 지역에 일본의 군사 역량을 수출하고 영향력을 확대할 뿐 아니라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민감한 일본 침략사를 희석하기 때문에 일본은 필리핀과의 군사협력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나아가 아‧태 지역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복제'되길 바라는 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2022년 12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안보 3문서를 개정해 선제공격 능력 확보를 선언해 75년간 지켜온 '전수방위'(공격받을 때만 반격) 원칙을 폐기한 데 이어, 일련의 RAA 체결을 통해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추진하면서 △ 군대 보유 금지 △ 전쟁 포기 △ 국가 교전권 불인정 등을 규정한 평화헌법 제9조를 무력화하면서 '전쟁가능한 정상국가'로 줄달음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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