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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 나토회의 워싱턴 집결…인도는 '모스크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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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11 11:07 조회1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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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 나토회의 워싱턴 집결…인도는 '모스크바행'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4.07.10 16:30
 

인도 모디, 우크라 지원 나토 정상회의에 '찬물'

푸틴, 중‧북‧베 이어 인도와 우호 재확인

서방 이외 지역선 고립되지 않았다 과시

미국, 큰 선물 안긴 인도‧베트남에 배신감

인도‧베트남, 전략적 가치 믿고 '국익 외교'

모디 러시아행 '중‧러 밀착 견제용' 분석도

모디 "러시아는 인도의 전천후 친구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선 공교롭게도 9일 세계의 이목을 끈 두 개의 대형 국제정치 이벤트가 열렸다. 워싱턴에선 이날 창설 75년을 맞이해 미국 주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개막됐고, 모스크바에선 러시아-인도 정상회담이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일 모스크바 크렘링궁에서 반갑게 포용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일 모스크바 크렘링궁에서 반갑게 포용하고 있다. [스푸트니크 AFP=연합뉴스]

인도 모디, 우크라 지원 나토 정상회의에 '찬물'

나토 정상회의와 러‧인 정상회담 같은 날 진행

이 두 행사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조명받은 인물은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아니었다.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였다.

미국과 유럽의 32개 나토 회원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서방 진영이 워싱턴에 집결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 대규모 군사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약 2년 5개월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키기 위한 야심 찬 행사를 마련했지만, 인도 모디 총리의 전격적인 모스크바행은 나토 정상회의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가 가뜩이나 인지 능력 문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유럽 주요국의 정상들도 최근 유럽의회 선거와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어수선하고 어두운 분위기에서 열리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이 된 양상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빈방문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구경시켜주고 있다. 2024. 06. 19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빈방문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구경시켜주고 있다. 2024. 06. 19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푸틴, 중‧북‧베 이어 인도와 우호 재확인

서방 이외 지역선 고립되지 않았다 과시

반면에 러시아의 푸틴으로선 집권 5기 정부 출범 직후 중국(5월 16일, 북한(6월 19일), 베트남(6월 20일)을 방문하고 전략적 관계를 재확인한 데다, 이번에 인도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을 끌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서방의 집단공세에도 그 외 지역에선 '고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5월 집권 3기를 시작한 모디 총리가 정상 순방 외교의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한 것에 미국이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이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이 국제사회에서 정당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 말이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인도의 대러시아 관계에 대한 우리의 우려는 아주 명백하다. 우리는 사적이고 직접적으로 인도 정부에 그런 우려를 표현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9일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포함해 인도는 미국과 완전하고 진실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전략적 동반자를 점을 확인한다"고 말해 수위를 낮췄다. '최대 적수'인 중국을 저지하는데서 인도의 전략적 가치가 지대한 만큼 할 말 못하고 냉가슴만 앓는 것이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2024.05.16. AFP 연합뉴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2024.05.16. AFP 연합뉴스

미국, 큰 선물 안긴 인도‧베트남에 배신감

젤렌스키 "세계 평화 위한 노력에 치명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받은 충격은 더 컸다. 그는 이날 'X'를 통해 "세계에서 최대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세계에서 가장 잔혹한 범죄자와 모스크바에서 포옹하는 걸 보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고,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에 치명타를 가한 것이다"라고 썼다.

미국이 푸틴의 국빈방문을 초대한 베트남에 이어, 이번에 인도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법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6월 21~23일 모디 총리를 국빈방문에 초대해 워싱턴에서 극진하게 대접했고, 그해 9월 10일 베트남을 국빈방문해서 두 나라에 반도체 등 첨단 핵심기술 협력을 비롯해 큼직한 선물 보따리들을 안겼다. 두 나라 모두 중국 저지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필수적인 나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도 베트남도 철저히 '가치 외교'가 아니라 철저히 '국익 위주의 실용 외교'를 견지하고 있음이 이번에 또다시 확인된 셈이다. 그렇다고 내칠 수도 없고, 바이든으로선 속만 태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또 럼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4. 06. 20 크렘린궁 제공 [UPI=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또 럼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4. 06. 20 크렘린궁 제공 [UPI=연합뉴스]

인도‧베트남, 전략적 가치 믿고 '국익 외교'

모디 러시아행은 '중‧러 밀착 견제용' 분석도

인도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이를 비난하거나 어느 한 편에 서지 않았고 러시아 규탄 유엔 결의안 표결에선 기권했다. 그리고 서방의 대러 제재 요청에도아랑곳없이 저가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 최대 수혜자가 됐다. 서방 제재로 원유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엔 세계 5대 경제를 넘보는 인도가 중요한 생명줄 중 하나였음은 물론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모디의 모스크바행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우크라 전쟁 이후 서방의 대러 제재 탓에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가 인도의 '제1 경쟁자'인 중국 쪽으로 점점 더 밀려 가는 상황을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히말라야 국경 분쟁에서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인도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러시아의 중립적 스탠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베를린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카부에프 소장은 "인도는 러시아에 운신의 공간을 마련해 주길 원한다"며 "그들에게 러시아를 중국에서 떼어낼 지렛대는 없지만, 러시아가 모든 달걀을 중국 바구니에 담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면 모든 기회를 제공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전직 주러시아 인도 대사이자 현 인도 국가안보부보좌관인 판카즈 사란은 "중국의 제1의 도전이다. 우리는 진짜로 친구를 적으로 돌릴 어떤 것도 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회의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 2023. 6.14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회의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 2023. 6.14 [로이터=연합뉴스]

푸틴 "특별한 특권적 전략적 파트너십"

모디 "러시아는 인도의 전천후 친구다"

푸틴의 대접은 극진했다. 모디의 도착 첫날인 8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 있는 대통령 관저의 야외 공간에서 친교 시간을 갖고 저녁에는 극소수만 초대해온 비공식 스페셜 만찬을 베풀고, 러시아 최고 영예인 성안드레이 페르보즈반니 사도 훈장을 수여했다. 푸틴은 수교 77주년을 맞이한 양국 관계를 "특별한 특권적 전략적 파트너십"이라고 추켜세웠고, 이에 모디는 러시아를 인도의 "전천후 친구"(all-weather friend)라고 화답했다.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9일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무역과 결제, 에너지, 경제 협력, 정치‧군사협력, 그리고 우크라이나 문제 등 광범위한 현안을 논의했다. 러시아에 따르면, 두 정상은 현재 650억 달러(약 90조 원)의 연간 교역을 2030년까지 1000억 달러로 증대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가스 협력 강화와 원유의 장기 공급, 원전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현재 인도는 원거리 지역이나 잠수함, 장거리 해군 함정에 유용한 러시아의 수상 및 해상 원자로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하는 도중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하는 도중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푸틴, 모디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지 선물

라브로프 "두 정상, 환상적 기초"를 놓았다"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양 정상은 군사 대표단 교류 확대와 공동 군사협력 활동 지속에 합의하는 한편, 유인 우주 프로그램을 포함한 우주 분야 협력, 비료 공급, 가자 전쟁, 교육·과학·문화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이번 러시아 방문으로 모디가 얻어낸 큰 선물 중 하나는 인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모디 총리는 "전쟁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폭탄, 미사일, 소총은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며 "우리는 대화를 통해 평화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푸틴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포함해 가장 심각한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회담에서 두 정상이 양국의 경제, 정치, 국방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환상적 기초"를 놓았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모디 총리의 방문을 우크라이나의 서방 지지자들이 러시아를 고립시키거나 개도국에서 우크라이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사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회담을 마친 모디 총리는 'X'에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라는 글을 남기고 다음 방문국인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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