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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흔든 사우디발 '두 뉴스'…바이든 속태운 '빈 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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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15 10:48 조회1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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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흔든 사우디발 '두 뉴스'…바이든 속태운 '빈 살만'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4.07.12 18:10
 

페트로 달러 협정 만료, 러 동결자산 매각 반대

사우디, 미국·유럽-중국·러시아 '등거리 외교'

막 내리는 '페트로 달러 시대'…달러 지배력↓

"사우디, 휴전만 하면 이스라엘과 수교? 노!"

"바이든, 대선 전 수교 중재 위한 창문 닫혀"

미국 압력 없으면 전개될 악몽의 가자 시나리오

이스라엘군, 영구 가자 통치·팔 주민 강제 축출

사우디아라비아와 관련된 두 가지 뉴스가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하나는 블룸버그 통신의 지난 9일 보도였다. 그 내용은 사우디가 올해 초 주요 서방 7개국(G7)이 러시아의 동결자산을 압류할 경우, 보유한 일부 유럽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사우디 재무부는 G7 일부 국가에 러시아 동결자산 압류에 대한 반대의 뜻을 전하며, 매각 대상으로 특히 프랑스 국채를 거론하며 은밀하게 위협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6일 제다에서 열린 제다안보개발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말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6일 제다에서 열린 제다안보개발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말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지구촌 흔든 사우디발 '두 뉴스'…미국·서방 긴장

페트로 달러 협정 만료, 러 동결자산 매각 반대

관련 보도가 나가자 사우디 재무부는 "그런 위협은 없었다"라며 G7 국가와의 관계를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러시아 고립과 우크라이나 군사, 재정 지원 확대를 다짐하고자 서방 진영이 워싱턴D.C.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총집결한 상황에서 때마침 공교로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모스크바행과 더불어 블룸버그의 보도는 미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다른 하나는 지난 6월 중순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에서 나온 뉴스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칭하며, 사우디는 올해 1월 여기에 공식 가입했다. 브릭스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전해진 내용은 사우디가 1974년 6월 8일 미국과 맺은 '페트로 달러 협정'을 50년의 기한이 만료되자 협정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여러 가지 통화로 석유 판매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달러나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뿐 아니라, 중국의 위안화나 러시아의 루블화 등으로도 결제가 이뤄진다는 얘기다.

두 나라가 공식으로 '페트로 달러 협정'을 체결한 적은 없다고 하지만, 당시 '비밀 협약' 형태로 그 실체는 분명히 존재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석유 위기 직후인 1974년 사우디 왕정은 석유 판매 결제를 미국 달러로만 하고, 석유를 팔고 받은 달러는 미국 재무부 채권에 투자하는 대신에 미국은 사우디에 군사, 안보 지원을 보장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세계 기축통화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달러의 지배력을 구가해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10회 브릭스 의회포럼이 열린 가운데 이란 의회 대변인과의 회동을 기다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2024. 07. 11 [EPA=연합뉴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10회 브릭스 의회포럼이 열린 가운데 이란 의회 대변인과의 회동을 기다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2024. 07. 11 [EPA=연합뉴스}

막 내리는 '페트로 달러 시대'…달러 지배력↓

사우디, 미국·유럽-중국·러시아 '등거리 외교'

이번 브릭스 뉴스가 사실로 판명된다 해도 당장 달러의 지배력에 큰 타격을 주진 않겠지만, 50년 만에 '페트로 달러 시대'는 막을 내린다는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다.

사우디의 이런 행보는 또한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해 미국과 서방의 집단 공세에 시달려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간접 지원의 성격도 있다.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유지해 나가는 '등거리 외교'를 구사하는 셈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갈 길 바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속을 태우는 사안은 이게 다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이후 사우디-이스라엘 국교 정상화를 통해 중동 안정과 이란 저지란 목표를 달성하고, 주 역량을 중국과 러시아 저지를 위해 유럽과 아시아로 이동시킨다는 구상을 추진해왔다.

사우디-이스라엘 수교를 위해 미국은 사우디에 '안보 조약'을 맺어 공식 안보 동맹 관계를 보장하기로 하고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1200명의 이스라엘인 사망자와 수백 명의 인질을 납치한 작년 10·7 하마스 기습공격과 이에 대한 보복으로 3만80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망자를 초래한 이스라엘의 잔혹한 군사 공격이 맞물리면서 기약 없이 중단된 상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날선 공방을 벌였다. 2024.6.28. A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날선 공방을 벌였다. 2024.6.28. AP 연합뉴스

"바이든, 대선 전 수교 중재 위한 창문 닫혀"

폭스 "사우디, 중동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

인지력 문제로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바이든으로선 뭔가 반전 카드가 절실하고 그중 하나가 사우디에 안보 조약이란 선물을 주고 이스라엘이 가자 휴전을 받아들이면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는 방안이다.

폭스뉴스는 '격변하는 중동에서 사우디는 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가'란 기사에서 미-사우디 '공식 안보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미국 내에선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한 사우디 왕정과의 공식 안보 동맹에 비판적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고 소개하고 비판자들을 비판했다. 폭스뉴스는 양국은 민주주의 가치는 아니더라도 많은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 개방된 자본주의 세계 경제 △ 예측 가능한 에너지 시장 △ 안전한 무역로 △ 국제법을 위반하는 불량 국가들 봉쇄 △ 중동의 안정 등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11월 대선 전 사우디-이스라엘 수교를 위해 바이든의 중재가 성공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고갈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0일 미국 민주당 하원 의원 등을 인용해 미-사우디 '안보 조약'은 상원 비준을 필요로 하는 데 휴회 기간을 고려하면 대선 전 처리는 사실상 불가하다는 내용이다. 신문은 "대선 전 오랫동안 추진해온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사우디 수교 중재를 위한 창문은 닫혔다"라고 보도했다.

 

2일 호주 멜버른 시내 빅토리아 주립도서관 앞에서 주민들이 돼지코가 합성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을 들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24.06.03. EPA AAP 연합뉴스
2일 호주 멜버른 시내 빅토리아 주립도서관 앞에서 주민들이 돼지코가 합성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을 들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2024.06.03. EPA AAP 연합뉴스

"미국, 이스라엘 제대로 압박 안 하는 게 문제"

"사우디, 휴전만 하면 이스라엘과 수교? 노우"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안 자체가 사우디로선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로마의 국제문제연구소 지중해·중동·아프리카 담당 프로그램장인 마리아 판타피에와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국제관계·중동 담당 마지드 카두리 교수인 발리 나스르는 11일 자 <포린 어페어즈> 공동 기고에서 이스라엘이 가자 휴전에 동의만 한다면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어야 한다고 미국의 생각은 "오산"이라는 지적했다

이들은 "사우디는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위한 명확하고 변경 불가한 조치들을 취할 때만 이스라엘과 관계를 수립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스라엘 관리들은 그런 일에 털끝만치도 관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타피에-나스르는 가자 유혈 분쟁을 비롯한 바이든의 중동 정책 실패 원인을 짚었다. 미국이 하마스가 휴전안을 수용하도록 특히 이집트와 카타르를 압박하면서도 이스라엘을 상대로는 제대로 압박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들은 "워싱턴의 주된 접근법은 이스라엘에 공격을 위한 원조는 줄이거나 끊겠다고 위협하는 대신에 전투를 중지하면 사우디와 공식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썼다. 판타피에-나스르는 "사우디는 단지 휴전과 수교를 교환하는 제안을 거부했고, 아마 재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판타피에-나스르는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이스라엘 간 협력을 위한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길"이 있고, 여기에는 "가자 전쟁 종식과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수립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관계 정상화가 아니라 가자 분쟁 이후 "신뢰할만한 플랜" 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가자는 무정부 상태와 끝없는 인도주의 위기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이 2주간 공격한 뒤 철수한 동부 가자 시티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걸어 가고 있다. 2024. 07. 11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이 2주간 공격한 뒤 철수한 동부 가자 시티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걸어 가고 있다. 2024. 07. 11 [AFP=연합뉴스} 

미국 압력 없으면 전개될 악몽의 가자 시나리오

이스라엘군, 영구 가자 통치·팔 주민 강제 축출

두 사람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부재할 때" 가자에서 전개될 악몽의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이스라엘국방군(IDF)의 무기한 가자 통치, 이후 가자 주민을 이집트로 축출하는 IDF 작전, 유대인 정착민들에 빈 지역 개방, 다음 단계로 자금줄 차단이나 군사력을 동원해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축출, 폭력적 유대인 정착민들의 난동 방치 등이다.

판타피에-나스르는 "이런 시나리오들이 단호하게 배제될 때까지 어떤 아랍 국가도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과의 관계 정상화 이후 더욱 안전해졌다면서 "두 나라 국민들은 이제 이란을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 대신에 그들에게 최대 적은 이스라엘이다"라고 주장했다.

 

뉴욕대 재학생들이 22일(현지시간) 스턴경영대학원 교정에서 텐트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미국 대학가에는 가자지구 휴전 및 이스라엘과 거리두기를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추세다. 컬럼비아대 재학생 100여 명에 이어 예일대생 50여 명이 잇따라 체포됐지만 반유대 시위는 전체 대학가로 번지고 있다. 2024.04.23.. AFP 연합뉴스
뉴욕대 재학생들이 22일(현지시간) 스턴경영대학원 교정에서 텐트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미국 대학가에는 가자지구 휴전 및 이스라엘과 거리두기를 촉구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추세다. 컬럼비아대 재학생 100여 명에 이어 예일대생 50여 명이 잇따라 체포됐지만 반유대 시위는 전체 대학가로 번지고 있다. 2024.04.23.. AFP 연합뉴스

두 사람의 결론은 이렇다. 미국은 지속 가능한 전후 계획을 마련하는 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양측을 설득하고, 실행 가능한 가자 재건 계획을 세운 뒤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작업을 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자결권 인정,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약속, 이를 실현하기 위한 외교경로 개설, 가자의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 종식 및 통합 팔레스타인 당국의 가자·서안 통치 등의 보장을 제시했다. 이 정도 되면 사우디와 다른 아랍국의 마음을 얻고, 훨씬 더 깊은 관계도 가능해질 것이란 게 이들의 견해다.

판타피에-나스르는 "이런 과정은 극히 어려울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거부하는 극우 강경파 정치인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그들과 아랍국 정부들 간의 골은 매우 깊다"면서 미국의 더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국가로 가는 명확한 길이 나올 때까지는 이스라엘과 사우디가 관계 정상화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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