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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아시아·태평양 '넘보기'…'길라잡이' 자청 한·일·호·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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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16 09:59 조회1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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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아시아·태평양 '넘보기'…'길라잡이' 자청 한·일·호·뉴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4.07.14 03:00
 

"나토는 대서양에,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국가에"

"나토+IP4 안보 구조, 방어 동맹 아닌 서방 도발"

워싱턴 회의 계기 '나토+IP4 협의체' 진화 예고

윤 "나토, IP4 같은 가치 공유 국가 연대 중요"

중·북·러의 군사협력 촉진…군비 경쟁 가속화

사회주의 소련(현 러시아)을 봉쇄하고자 75년 전 창설된 유럽의 군사협력 기구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가 지리적 범위를 넘어 아시아·태평양 진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규칙에 기반한 질서'란 미국·서방 중심의 기존 국제질서의 다극화를 추구하는 중국을 억제하려는 게 그 핵심이다. 유럽에선 러시아를 막고, 아·태 지역에선 중국을 막겠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 07.12.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 07.12. 연합뉴스

나토 아시아 '넘보기'…길잡이 자청 한·일·호·뉴

워싱턴 회의 계기 '나토+IP4 협의체' 진화 예고

이를 위해 나토는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러시아와 함께 '서구에 대한 공동 위협'으로 규정짓고 '글로벌 나토'를 내세우며 아시아·태평양을 넘보기 시작했다. 집단방위(제5조)의 적용 범위를 '북대서양지역'(North Atlantic area)으로 한정한 대서양조약(1949년)의 기본 정신을 무력화하는 시도다.

문제는 그동안 본질에서 전쟁 수행 기구인 나토를 역내로 끌어들이는 길라잡이 역할을 윤석열의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자청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른바 '인도·태평양 4개국'(IP4)이다. 이들은 11일 워싱턴D.C.에서 IP4 정상회의를 열었다. 이들 정상은 마드리드(2022년)와 리투아니아 빌뉴스(2023년)에 이어 세 번째 만났다. 주요 의제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위협 공동대응 △나토와 IP4 간 미래관계였다고 한다.

이들 정상은 '중점협력사업'을 통해 나토와 IP4의 제도적 협력 기반을 강화키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연내에 미국과 IP4가 참여하는 5개국 외교부 장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미국+IP4 협의체에 이어 공식적인 나토+IP4 협의체로 진화해 나갈 것임을 예고한다. '아시아 짜르'로 유명한 미국의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도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와 IP4 간 협력을 제도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IP4) 정상회동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4. 07.12 [공동취재]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IP4) 정상회동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4. 07.12 [공동취재] 연합뉴스

한·일·호·뉴 정상들, 러·북 군사협력 규탄 성명

윤 "나토, IP4 같은 가치 공유 국가 연대 중요"

회의를 마치면서 IP4 정상들은 '러시아-북한 군사협력 규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인도·태평양과 유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러·북 간 불법적 군사협력 강력 규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로 대표되며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배치되는 러·북 간 점증하는 군사·경제 협력 약속에 대한 엄중한 우려 표명 △러·북의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와 모든 위반행위 즉시 중단 촉구 등을 담았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도발을 포함해 지정학적 도전이 전방위적으로 증대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나토, IP4와 같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듯 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한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진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방위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우려를 공유했다고 설명함으로써 이 지역에 대한 나토 개입을 정당화할 '구실'을 만든 인상이 짙다.

 

19일 새벽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6.19.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9일 새벽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6.19.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의 아·태 지역으로의 나토 팽창 시도를 '직접적 위협'으로 보고 계속 '비례적 대응'을 경고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토와 IP4의 긴밀한 협력을 역설한 데 대해 중국은 역내 대결을 조장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미국을 머리로 하는 나토는 냉전의 유산이자 세계 최대의 군사 집단이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지역성·방어성 조직이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지역 긴장 국면을 과장하고 진영 대결을 만든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결탁하기 위해 구실을 찾아 왔고, 이는 지역 국가들에 고도의 경계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지역 국가들이 아태 협력의 올바른 길을 견지하면서 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 및 발전·번영을 수호·촉진하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며 "나토의 아시아·태평양화에 선봉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2024.05.16. AFP 연합뉴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2024.05.16. AFP 연합뉴스

미 해군전쟁대 교수 "나토, 아시아 개입 반대"

중·북·러의 군사협력 촉진…군비 경쟁 가속화

나토와 IP4의 안보 파트너십에 대해 미국 해군전쟁대학의 제프리 리브스 부교수는 '나토는 아시아에 개입해선 안 된다'란 12일 자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에서 "(아시아·태평양) 역내 안보의 긴장을 완화할 수단은 갖추지 않은 채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역내 군비 경쟁을 가속화시킬 것을 우려했다.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북한도 나토의 아태 팽창을 "실존적 위협"이자 "새로운 중대한 안보 도전"으로 보는 만큼 군사적 대비를 강화할 것이라는 게 리브스의 견해다.

그는 "북한은 핵을 억제 전략의 핵심 요소로 보고 핵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고, 러시아는 현재 최첨단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들의 본거지인 태평양함대에 더 투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나토+IP4 파트너십이 중-북-러의 군사협력을 촉진하고 북극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실적인 나토 역량의 한계도 짚었다. 유럽에서 회원국들이 러시아와 싸우면서 아·태 지역의 분쟁 지대인 한반도와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이나 북한 같은 역내 행위자들을 억제할 만한 재정, 군사적 자원을 갖추지 못했다고 그는 봤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나토가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지난 2년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성공적 지원에 실패하면서 프랑스, 독일, 미국 같은 핵심 회원국에서 나토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시들고 있고, 나토에 회의적인 극우 정당들은 유럽 전역에서 활개 치고 있으며, 나토 관여 재검토를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 가능성은 나토에 가장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5일 자카르타에서 제43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전체회를 주관하고 있다.  2023. 09 05 [AFP = 연합뉴스]
올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5일 자카르타에서 제43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전체회를 주관하고 있다.  2023. 09 05 [AFP = 연합뉴스]

"나토는 대서양에,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국가에"

"나토+IP4 안보 구조, 방어동맹 아닌 서방 도발"

뭣보다 나토의 아·태 지역으로의 팽창과 나토+IP4의 안보 파트너십이 강대국 패권 경쟁에 비교적 중립을 지키는 동남아 국가들에 줄 부정적 인식을 우려했다.

그는 "서방의 국방 전문가들은 이런 권위주의 국가들의 우려는 상관없다고 묵살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그들은 나토를 포함한 서방의 개입을 중, 북, 러 만큼이나 불안정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브스는 "유럽,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지닌 나라들을 포함해 아시아 국가들은 공식적 나토+IP4 안보 구조가 '방어 동맹'이라기보단 '서방의 도발'로 여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리브스는 "동남아 국가들은 아시아로의 나토의 존재 확장이 특히 남중국해 해상 안보와 관련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안보와 국방 대화를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대체로 반대한다"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은 동남아에서 유럽과 미국 군대의 더 적극적 역할이 아세안 회원국 간의 긴장과 분열을 증폭시킬 것을 염려하고 강하게 반대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리브스는 "나토+IP4 구조를 공식화하는 대신에, 나토 회원국은 가장 영향력이 있는 대서양 양안 안보 문제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나토 지도부는 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맡겨야 한다"며 "나토 지도부는 세계가 다극화하고 있고, 역내 국가들은 대서양 세력들의 군사적 개입에 관심이 적다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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