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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량 학살의 또 다른 공범, 서방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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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2-02 12:33 조회6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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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량 학살의 또 다른 공범, 서방 언론


  •  전지윤 편집위원
  •  
  •  승인 2024.11.30 14:20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목격자 없는 전쟁 만들기’

역사상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죽은 전쟁은 없다

학살의 진실을 가리는 데 협조한 서방 주류 언론

가짜로 드러난 '하마스의 아기 참수, 조직적 강간’

피해자 스스로에 의해 생중계된 최초의 집단학살

이스라엘 프로파간다를 나르는 짐꾼이 될 것인가?

지난 11월 27일 서울의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가자지구 집단학살과 언론 보도 - 이스라엘의 목격자 없는 전쟁 만들기> 강연과 토론회가 있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주최한 이 토론회는 폭설로 인한 교통 체증과 갑작스러운 장소 변경에도 불구하고 70여 명의 시민이 참가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첫 번째 발표는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의 '목격자 없는 전쟁 만들기와 언론 자유'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오랫동안 각종 국제분쟁과 전쟁,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을 취재해 온 이유경 기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지난 1년 넘는 기간 동안 집단학살을 자행할 뿐 아니라, 그 전쟁범죄의 목격자를 제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 왔는지 분석했다. 

 

출처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출처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이스라엘은 먼저 2023년 10월 초 가자 학살 전쟁을 막 시작하면서 "가자를 취재하려는 외국 기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라고 발표하고 언론의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대부분의 서방 언론이 그것에 굴복하는 상황에서 가자지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은 "팔레스타인 현지 기자들일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가자지구 주민이면서 기자인 이들은 곧바로 표적이 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의 취재진을 향해 직접 무기를 겨눌 뿐만 아니라 일부 사례에서는 언론인 가족까지 몰살하는 수준으로 공격하고 있다. 2023년 전 세계적으로 사망한 기자 75%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 기자들이다."

지난 1년간 가자에서 사망한 언론인과 기자는 무려 180명이 넘어섰는데, 이것은 세계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그 어떤 전쟁과도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다. 이유경 기자는 "이 많은 사망자 중에 교전을 취재하다가 사망한 언론인이 없다는 점은 놀랍다"라고 지적했다. 즉,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언론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서 죽이고 있다는 말이다.

심지어 얼마 전 이스라엘 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는 "가자 북부에서 취재 중인 알자지라 기자 6명이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일원임이 밝혀졌다"라고 하면서 이들 6명 기자의 사진과 이름을 수배자 전단처럼 만들어 올렸다. 표적 삼아 암살하겠다는 노골적인 위협이었다. 

 

IDF 대변인이 가자 북부 취재 중인 알자지라 기자 6인을 무장대원으로 규정하며 표적 암살을 암시하고 있다 
IDF 대변인이 가자 북부 취재 중인 알자지라 기자 6인을 무장대원으로 규정하며 표적 암살을 암시하고 있다 

나아가 이스라엘 정부와 군대는 가자의 진실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언론사들을 강력하게 탄압했다. "올해 5월 6일에는 동예루살렘에 있는 알자지라 이스라엘 지국 폐쇄 명령을 내리고 방송 장비들을 압수했다. 그리고 9월 22일, 서안지구 라말라 지국을 폭력적으로 급습하고 45일간 폐쇄 명령을 내렸다."

이유경 기자는 이런 ‘목격자 없는 전쟁’을 만들려는 시도가 2009년 스리랑카 내전의 막바지에 이미 나타났다고 지적하면서, 두 사례를 비교하고 작동 방식을 설명했다. 두 경우 모두에서 "언론인 공격과 취재 봉쇄가 매우 체계적이고 고의적이며 전쟁 수행자들의 정책에 기반"해서 전개되면서 "언론인의 무덤"이 만들어졌다는 말이다.

이스라엘은 단지 독립적으로 취재하고 진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인들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진입을 원천 봉쇄한 것만이 아니었다. 동시에 선별된 언론인들의 '임베드 취재와 검열'을 진행했다. '임베드 취재' 방식은 취재진들이 전쟁을 수행하는 군과 동행하며 취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것은 전쟁 취재의 영역을 넓히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동시에, 그것을 주도하는 정부와 군대에 언론이 순응하고 타협하게 만드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스라엘 정부와 군대는 이것을 이용해 철저히 집단학살의 진실을 가리려고 했다. 서방 언론사와 기자들은 이러한 이스라엘의 임베드 취재 방식과 각종 검열에 순응하고 협조했다. 심지어 그런 언론인 중의 하나는 말 그대로 학살을 저지르는 주체 중의 하나가 됐다.

"10월 25일 이스라엘의 대중 채널인 ‘채널 12’ 소속 앵커 대니 쿠슈마로는 이스라엘 군 임베드 취재 과정에서 한 군인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원거리 타격 버튼을 눌렀다. 레바논 남부 한 마을이 기자가 누른 버튼에 폭격을 맞았고 파괴의 현장이 되었다."

 

가자지구의 데이르 알-발라에서 한 팔레스타인 소녀가 식량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 11. 18 [AFP=연합뉴스]
가자지구의 데이르 알-발라에서 한 팔레스타인 소녀가 식량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 11. 18 [AFP=연합뉴스]

하지만 이스라엘의 "목격자 없는 전쟁"을 만들려는 시도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이스라엘 군인들은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신속하고 자랑스럽게 자신들이 저지르는 범죄를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자의 주민들과 현지의 기자들이 가자가 어떻게 파괴되고 자신들이 어떻게 학살당하고 있는지 온라인에 공유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이들이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듯이 진행되는 집단학살을 목격하고 있다. 그것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 주민들을 모욕하기 위해서 올리는 영상으로도 남아있지만, 진실을 알리려는 가자 주민들의 목숨을 건 노력으로도 남아있다. 따라서 "'목격자 없는 전쟁'은 신화(myth)다. 이 전쟁의 목격자는 없지 않다"라는 것이 이유경 기자의 결론이었다.

두 번째 발표는 김예리 미디어오늘 기자의 '서양 언론이 이스라엘 집단학살에 공모하는 방식 : 가해자와 피해자 뒤집기'였다. 여기서 김예리 기자는 서방 언론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에 "방조를 넘어 공모하는 행위"를 했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서 보여 줬다.

"보도 양상은 이스라엘을 사태의 ‘피해자’로 그리면서 △이스라엘의 허위 선전을 고의로 유포하고 △팔레스타인인을 비인간화하며 △대량 학살에 대한 정보를 은폐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표적으로 '하마스가 40명의 아기를 참수했다'라는 보도와 뉴욕타임스(NYT)가 ‘특종’으로 보도한 '하마스의 조직적 강간과 성폭력'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이것은 전형적인 하마스에 대한 악마화를 통한 집단학살의 정당화였다. 둘 다 별다른 근거나 검증도 없이 서구 언론들에 보도되면서 기정사실화됐지만, 나중에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또 서구 언론들은 사실상의 보도지침과 검열을 통해서 집단학살의 진실을 덮었다. 예컨대 뉴욕타임스 뉴스룸은 기자들에게 "△팔레스타인 △점령 △난민촌 △집단학살 △학살 △대학살 △대량 살인 △인종청소 같은 단어들을 사용하지 말거나 제한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승리를 원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편드는 '뉴욕타임스'의 사설  
'우리는 이스라엘의 승리를 원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편드는 '뉴욕타임스'의 사설  

김예리 기자는 집단학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 분명히 하지 않은 방식의 보도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전쟁범죄를 보도할 때, 그 행위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은 가장 보도 가치를 높은 핵심 정보다. 그럼에도 이를 명시하지 않는 보도가 반복되는 것은 이것이 단순 우연이 아니라, 언론사의 의도적인 조치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보도의 효과로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이스라엘 희생자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미국인이 절반에 달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래서 김예리 기자는 “서방 언론은 가자 학살에 대한 역할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크레이그 모카이버 전 UN 인권최고대표 뉴욕사무소장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집단학살에 서방 정부들이 공모했을 뿐 아니라 "서방 언론사의 역할도 필수적인 세 번째 기둥"이라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김예리 기자는 한국 언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입장을 동일시하는 보도 태도를 가장 극명하게 보인 사례가 조선일보"라고 꼬집었다. 조선일보는 기사와 논설 등을 통해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정당화하고, 군사력을 찬양하고, 한국도 그것을 배워야 한다는 식의 악질적 보도를 반복했다는 지적과 비판이었다. 

 

조선일보는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의 편에서 이 학살 전쟁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의 편에서 이 학살 전쟁을 보도했다. 

마지막 세 번째 발표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뎡야핑 활동가가 '집단학살 진실공방: 알-아흘리 병원 학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뎡야핑 활동가는 "자고 일어나면 수십 건씩 쏟아져 있는 가짜 뉴스들이 가짜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온갖 끔찍한 자료를 검토"하며 잠잘 시간도 없었던 시간을 돌아보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해서도 "많게는 40년 넘게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정치 수감자들과 재판도 기소도 없이 무기한 불법 감금된, 그야말로 ‘인질’인 1200명의 민간인을 석방시키고, 이스라엘이 가한 16년간의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피점령지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키겠다는 대의"에 대해서는 거의 어떤 언론도 주목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올해 2월에 밀가루를 실은 구호 트럭을 기다리던 가자의 피란민 118명이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발포로 학살된 뒤에도 이스라엘은 '이들은 서로를 밀치고 밟으면서 압사했다'며 자신들의 책임을 부인했다. 그리고 서방 정부와 언론들은 이스라엘의 이런 말도 안되는 발표를 고스란히 수용했다.  

 

출처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출처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뎡야핑 활동가가 가장 집중한 것은 2023년 10월 17일에 무려 471명의 피란민과 환자, 병원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학살당한 ‘알-아흘리 병원 학살 사건’이다. 처음에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디지털 보좌관은 자신들이 이 병원을 '하마스 테러리스트의 기지'로 보고 폭격했다고 인정했다.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게 문제'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국제적 여론이 악화하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가 로켓을 오폭한 결과'라고 말을 바꾸었다. 그리고 몇가지 앞 뒤가 안 맞고 의심스러운 증거들을 제시했다. 서방 정부와 언론들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결국 "알-아흘리 병원 학살은 주류 언론이 문제를 진실 공방으로 만들어 이스라엘이 병원을 고의적으로 폭격해 왔다는 진실을 가리고, 집단학살에 공모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뎡야핑 활동가는 "알-아흘리 병원 학살 전까지 이스라엘 점령군은 이미 병원 등 51개 의료 시설을 공격"한 상황이었고, "학살 전에 3일 연속해서 알-아흘리 병원에 이스라엘 점령군이 전화해서 병원 전체를 비우라고 요구하며 경고성으로 2번이나 폭격"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그 후에도 이스라엘은 수많은 병원을 폭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물었다.

"이스라엘은 알-아흘리 학살 이전에도 병원을 고의적으로 표적 삼았고, 이후에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유독 알-아흘리만 숨겨진 다른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이유가 무엇인가? 만에 하나 이스라엘의 수많은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이것만큼은 이스라엘이 아닌 알-꾸드스 여단의 오폭이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뎡야핑 활동가는 마지막으로 학살이 벌어지기 전에 알-아흘리 병원에서 피란민 어린이들과 놀이치료를 진행했던 자원봉사 활동가(모하메드 사미)의 글과 영상을 공유했다. 거기서 사미는 끝없는 폭격으로 공포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서 함께 놀이를 하고 춤과 노래를 배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이들의 표정과 웃음소리를 결코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글과 영상이 올라간 후 20시간 후에 그 아이들과 난민들은 대부분 학살당했다. 지난 1년 동안 가자에서 벌어진 비극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세 가지 발표가 끝나고 청중들의 질의와 토론, 응답이 짧게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이유경 기자는 "친이스라엘, 시오니즘 성향의 프로파간다를 나르는 짐꾼으로 전락"하지 않는 언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단학살의 재앙 속에서 언론의 존재 이유와 역할은 무엇인지 큰 고민을 던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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