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하산 열차, 16일부터 정기 운행 시작
NK뉴스, 북한 노동자와 병력의 러 이동 가능성 제기
북한과 러시아 간의 협력이 군사 분야를 넘어 다양한 방면에서 가속화되는 가운데, 북한 두만강과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여객 열차가 5년 만에 정식으로 운행을 재개한다.
러시아 철도 회사인 ‘러시안 레일웨이즈’는 10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오는 16일부터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오가는 ‘No. 645/646’ 열차 운행이 재개된다고 공지했다. 매주 월·수·금요일 3차례 운행되며, 두만강역에서는 낮 12시, 하산역에서는 오후 3시30분에 각각 출발한다. 편도로 17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러 간 여객 열차가 정기 운행을 재개하는 것은 약 5년 만이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맞물려 양국의 전방위적 밀착이 더욱 심화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조치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철도 운행 재개는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조약은 양국 간 경제, 군사, 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철도 운행 재개는 이런 협력의 실질적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하산역과 두만강역을 연결하는 국경 철도는 2013년에 처음 개통됐다. 이후 북한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2020년 2월 러시아와의 국경을 전면 봉쇄했으며, 2022년 11월에는 철도 화물 운송만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지난 7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약 4년 만에 여객 열차가 시범 운행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당시 연해주 관광청과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 41명이 여객 열차로 하산역에서 두만강역까지 이동해 사흘간 북한을 방문했다. 지난 9월에는 러시아인 97명이 하산역에서 열차로 두만강역에 도착해 북한 라선 지역 사향산에서 열린 등산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운행 재개로 러시아인들의 북한 관광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월부터 러시아 단체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했고 지금까지 약 600명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주로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양측 철도 운행 재개로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가 러시아로 파견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북한 병력과 포대가 러시아 철도를 타고 우크라이나 최전선까지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러 간 협력이 한층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전투기 지원을 받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미국 측 인사의 발언이 나왔다.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안보 관련 회의에서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미그(MiG)-29와 수호이(Su)-27 전투기를 지원받기 위해 협상 중이며,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퍼파로 사령관은 이 전투기들이 러시아의 최신 5세대 기종은 아니지만, 여전히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민간연구소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북한은 약 400대의 전투기, 80대의 경폭격기, 200대의 수송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노후화되어 비행이 불가능하며 부품 부족으로 정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11일 일본 요코타 미군 기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얻을지는 자세히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품과 무기를 제공하면 러시아도 어떤 형태로든 보답할 것으로 우리는 예상한다. 그것은 여러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