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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즈싱허이(知行合逸)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 관광이 코로나19 국경봉쇄 이후 5년 만에 재개됐다.
18일 베이징에 있는 여행사 즈싱허이 홈페이지에는 이달 24일 출발해 3박 4일 동안 북한 라선시를 관광하는 여행 상품이 올라와 있다.
즈싱허이는 최근 북한 국가관광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며 “북한의 국경봉쇄를 한 2020년 1월 20일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관광객 대상으로 공식적으로 관광 상품을 조성한 사례이며, 첫 시범 개방 지역은 북한 라선경제특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 안내에 따르면 여행 가능 인원은 10여명이다. 호텔 2인실을 사용하는 3599위안(약 72만원)과 1인실을 사용하는 4599위안(약 92만원)짜리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관광객들은 24일 오전 9시40분 북·중 접경 지역인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의 취안허 통상구에 집결해 이동한다. 오전 10시쯤 해관(세관)을 통과해 버스를 타고 북·중을 잇는 우의교를 건너 북한에 진입한다.
3박 4일 일정 가운데 첫날은 북한 측의 태권도 시범과 외국어 서점, 김일성·김정일화 온실, 미술박물관, 라선학생소년궁, 어린이공연 등을 관람한다. 둘째 날은 식품회사인 령선종합가공공장과 백학산식품가공공장, 바위섬 비파단, 승전대, 부포오리목장, 굴포해수욕장, 라선중등학원 등을 둘러본다.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스나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도 오는 20일부터 북한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중국인 단체 관광 허용을 계기로 북·중관계가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에 앞서 러시아인 대상으로 관광을 개방했다. 이는 북·러밀착과 함께 다소 미묘해진 북·중관계를 반영한다고 해석됐다.
주북한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왕야쥔 대사는 지난 3일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평양지하철 부흥역을 방문해 “평양 지하철은 중국 여행객이 북한 여행을 올 때 들르는 중요 포인트 가운데 하나”라며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평양지하철을 둘러보며 “양국 인민의 상호 이해와 우의를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북한 중국대사관은 최근 왕 대사가 하얼빈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북한 선수단을 직접 배웅한 사진도 공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중국인 대상 단체관광 재개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은 일관되게 중·조의 분야별 교류·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며 “개별 여행사가 발표한 소식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