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중단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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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Dictator)’, ‘그저 그런 성공을 거둔 코미디언’ 등으로 부르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그는 선거를 거부하고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매우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은 바이든을 갖고 노는 것뿐”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서 손을 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요한 비용을 비판적으로 언급하고 자신을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해 3500억 달러를 지출하게 만들었다”면서 “미국은 유럽보다 2000억 달러를 더 지출했고 유럽의 돈은 보장되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왜 ‘졸린’ 조 바이든은 이 전쟁이 우리보다 유럽에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두고 공평한 지출을 요구하지 않았나”라며 “그동안 우리는 러시아와 종전을 위해 성공적으로 협상하고 있다. 오직 트럼프와 트럼프 행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모든 이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비난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자국 TV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는 허위의 공간에 살고 있다”고 반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대통령은 또 미국이 안전 보장을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한 데 대해 “우리나라를 팔 수는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개최된 전후로 본격화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러 협상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가운데 개최되자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별다른 근거 제시 없이 ‘4% 지지율의 대통령’ 등이라고 비난하며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