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루비오 국무장관 등 파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직접 담판’이 불발됐다. 푸틴 대통령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협상에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을 파견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탄불 회담에 가지 않기로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푸틴 대통령이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이스탄불 협상에 파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본인 이름은 협상단 명단에 없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미하일 갈루진 외무차관, 이고리 코스튜코프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국장,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도 포함됐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2022년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서도 러시아 측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포민 차관도 2022년 협상 대표단 일원이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2022년 중단된 이스탄불 협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알렉산드르 조린 GRU 정보국 1부 국장, 옐레나 포도브레옙스카야 대통령실 인도주의분야 국가정책 부국장, 알렉세이 폴리슈크 외무부 독립국가연합(CIS) 제2국장, 빅토르 셰프초프 국방부 국제군사협력 부국장 등 전문가도 대표단으로 지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측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날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 직접”이라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동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까지 요청하면서 이스탄불에서 미·러·우크라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최종 협상단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과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났지만 전시 상황을 이유로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는 젤렌스키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직접 담판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던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탄불로 가지 않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이스탄불 협상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의 협상 대표단 명단이 발표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로이터 측에 알렸다.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타르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까지만 해도 “그(푸틴)가 참석할지 모르겠다. 그가 나의 참석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건 가능한 일이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참석은 불발됐지만,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키스 켈로그 특사를 이스탄불로 파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