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교수- 4.27 판문점선언 2주년, 불이행 책임과 출구전략은? (2020.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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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6-25 09:48 조회1,92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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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선언 2주년, 불이행 책임과 출구전략은? | |||||||
<기고>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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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한국외대 명예교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에 남북관계도 직격탄 오는 2020년 4월 27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는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은 2008년 보수정권 집권이래 10년간 얼어붙은 한반도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불어온 평화의 봄바람으로 맺어진 소중한 열매이다. 판문점선언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되었다. 그 핵심내용은 첫째, 남북관계의 전면적 획기적 개선과 발전, 둘째,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및 전쟁위험의 실질적 해소, 셋째, 한반도의 항구적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이다. 그런데 2주년을 맞는 현시점에서 볼 때,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려고 노력하였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노딜(No Deal)’ 이후 1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다시 말해 북미관계 교착상태로 남북관계도 직격탄을 맞아 판문점선언의 이행이 현재 모두 소강상태에 있어 안타깝다. 2020년 4월 이 시점, 우리는 판문점선언 이행의 교착상태를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냉정하게 그 불이행의 책임을 재점검하고, 미래지향적인 출구전략을 지혜롭게 짜야 할 것이다. 판문점선언이라는 소중한 평화의 열매는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선언과 9.19 평양 남북 공동선언으로 이어져 공고하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바탕으로 가는 듯 하였다. 그래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서도 냉전의 빙벽이 드디어 깨어져 한반도 평화통일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실제로 북한도 4.27 판문점선언 합의사항 준수에 진정성을 보이고 협조한 점에 대해서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북한은 2013년 3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이라는 병진노선을 채택한 이후 2018년 4.27 판문점선언 바로 직전 4월 20일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다시 열어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포하고, 새로운 노선으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노선”을 통과시켰다. 다시 말해 핵무력건설 노선을 내려놓고, 사회주의경제건설 노선만을 2018년 노동당 노선으로 수정할 정도로 판문점선언의 이행에 진정성을 보였다. 그런데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관계의 교착으로 남북관계도 직격탄을 맞고 현재 완전 단절되다시피 하고 있다.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판문점선언 정신을 재점검하면서, 판문점선언이 지난 1년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소강사태에 빠진 근본책임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점검해 보고, 출구전략을 생각해 본다. 4자 행위주체 책임론, 미국 책임 70% 여러 가지 분석 방안이 있지만, 미국-북한-남한-UN이라는 4자 행위주체의 책임론 입장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살펴본다. 총체적으로 남북교류협력의 교착은 70%의 책임은 미국이고, 10%는 북한, 10%는 남한 그리고 10%는 UN 제재라고 상정해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미국은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4개항 합의(평화체제 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추진,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미군유해 송환)를 거의 지키지 않았다. 반면 북한은 싱가포르 합의사항을 거의 성실하게 이행하였다. 한 예로 우선 북한은 핵실험 중단, 대륙간탄도탄(ICBM) 시험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미군유해 송환 등 조치를 실제로 행하였다. 단지 완전한 비핵화 합의는 북미 간에 처음부터 장기적 목표로 보고, 이행로드맵을 북측에 맡기기로 했다. 또 북측은 9.19 평양공동선언의 군사부문 이행합의서의 4대 목표(DMZ 내 모든 GP 철수, 판문점에서 JSA의 비무장화, DMZ 내 남북공동사업 복구,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사용)를 북미 합의사항인 ‘한반도 평화체제 보장’ 차원에서 상당 부분 실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파성향 안보보좌관은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또 리비아식 해결 내지는 완전한 핵폐기를 고집하였다. 그 결과로 미국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보장 및 북미관계 정상화의 첫 출발인 북미 적대관계 종식 선언에는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결정적 실책과 속셈은 미국이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후 8개월 만에 열린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합의하고도 마지막에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여기서 북한은 미국의 북미관계 진정성에 큰 실망과 느낀 것이다. 미국은 과거에도 6자회담 틀 속에서 매우 어렵게 성사되고, 가장 합리적인 한반도 핵문제 모범답안인 2005년 ‘9.19 공동선언’을 무력화하는 데 결정적 요인을 제공하였다. 2020년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는 4월 이 시점까지 미국은 2019년 4월에 보낸 북한의 최후통첩 메시지에 대해서 아무런 긍정적 답변도 없고, 금년 11월 대선까지는 북한을 관리 차원에서 보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남측, '오랜 타성 한미동맹' 틀 속에서 갇히다 다음 남측의 책임을 알아보자.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4.27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을 받는 데도 실패하였고, UN총회 지지 결의도, UN사무처 등록에도 실패하였다. 그리고 그 깊은 배경에는 한국정부가 과거처럼 남북합의를 이행하는 데 미국정부의 지나친 눈치를 본 것에 있다. 이로 인해 한국정부는 4.27 판문점선언의 이행과 미국정부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오랜 타성인 한미동맹이라는 틀 속에서 갇혀서 판문점선언의 자주정신에 합당하게 대북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지 못했다. 한 예로 UN제재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우리 정부 스스로 할 수 있는, 대통령훈령인 5.24조치 폐기, 개성공단 재개와 개성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강하게 추진하지 못했다. 더구나 판문점선언을 실천하기 위해서 국내법인 ‘남북교류협력법’의 독소조항도 제대로 개정하지 못했다. 셋째로, 북측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후 북측은 남북 접촉을 모두 중단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노골적으로 북미 적대관계 종식을 위해서 남측을 중재자로서 역할보다는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강하게 주문하였지만, 실망을 느끼고, 남측을 무시하고 미국과 직접 협상하여 담판을 하겠다고 공언하였다. 북측은 미국 측에 2019년 12월 말까지 미국의 충분한 답변이 없을 시에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공언하였다. 그러나 북측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노딜 이후에 수 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무례한 행태를 취한 것으로 인해 남측사회 및 국제사회의 여론을 악화시켰다. 또한 남측의 성의있는 대화재개 및 교류협력 촉구에도 불구하고 민족공조 차원에서 성실하게 응하지 않고 있는 현재 행태도 비판 받아야 한다고 본다. 특히 남측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매우 힘든 금년 3월 중순경에도 북측이 미사일 발사를 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넷째로, UN의 대북제재 및 이에 따른 미국의 단독제재가 북미관계 정상화를 매우 어렵게 한 것도 사실이다. 2017년 UN안보리 대북제재는 안보리 제재로서는 국제보편규범을 위반하는 조항을 여럿 포함하고 있다. 또 UN안보리 대북제제에 상응하여 UN 회원국으로서 이행의무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미국은 이를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였다. 본래 UN제재는 제재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그 유도에 있다. 또 여기에는 인도적 문제 및 국가의 생존권이 달린 경우에는 예외조항으로서 UN안보리 제재면제위원회의 승인을 얻으면 책임이 면제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지나치게 제재 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북한의 생명줄을 조이는 행태를 보이곤 했다. 나아가 2018년 10월 말 한미 당국은 한.미 실무그룹(working group)을 설치하여, 비핵화 노력, 유엔제재 이행을 준수하는 남북간 협력사업에서 긴밀한 조율을 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UN제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금강산 개별관광 등 남북간 교류협력 사업들조차 이 실무그룹에서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는 주권 간섭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남북, 4.27 판문점선언 실천에 나서야 4.27 판문점선언의 실천이 안 된 이유를 미국-남한-북한-UN이라는 4자 책임 전제하에 점검해 보았다. 본고에서 4자 행위자의 책임의 경중을 숫자로 표시하였지만 이는 가상이고, 모두가 공동책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미국정부가 UN안보리 대북제재에 기초하여 아무리 엄격한 적용을 하더라도, 한국정부는 4.27 판문점선언 및 9.19 평양공동선언의 자주정신에 입각하여, 미국정부와 국제사회를 설득하려는 평화외교 노력을 강하게 추진 못 한 것도 사실이다. 미국정부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선호한 대북 선제공격 같은 리비아식 해결방안과 이를 동조하는 국내 우파들도 판문점선언 불이행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같은 조항을 포함한 UN안보리 제재 제2379호 등은 북한의 숨통을 조르는 것이다. 북한도 핵 시험과 ICBM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지만 끊임없는 소형 미사일 발사는 분명히 UN제재를 위반한 것이므로 국내사회 및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를 가져왔다. 따라서 북한이 좀 더 절제력 있는 행태를 취하지 못한 것도 4.27 판문점선언 이행 미흡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20년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이다, 한반도는 이 지구상에서 최장기 정전체제 상태에 있는 국가이고, 최장기 분단국이다. 이러한 분단 갈등 및 일제식민지 역사청산 갈등으로 인하여, 한반도 평화는 물론이고, 동북아 평화와 지역 협력은 북미관계에 종속되어 한 발자국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해답은 이미 판문점선언에 모두 나와 있다. 실천이 문제이다. 남북한은 4.27 판문점선언의 정신인 자주와 평화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이를 실천해나가는 데 민족의 지혜와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우리 촛불민심은 4.15총선으로 180개 의석의 힘을 집권당과 정부에 모아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5.24조치 폐기,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비준, UN총회지지결의 및 UN사무처 등록 등 과감한 이행조치를 국내외적으로 해나가야 할 것이다. 미국과 UN안보리 제재도 우리 정부의 자주성에 기초한 힘있는 조치와 국민여론 앞에는 무력해 질 것이다. 한국정부가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을 위하여 국제평화 관련 국내외 NGO와 더불어 미국 눈치 보지 말고 주도적으로 판문점선언의 이행 및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다자평화외교를 통한 국제여론화를 강하게 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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