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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핵심 '태양광' (上) - 가격으로 중국 못 이긴다..'국산 태양광' 빛낼 무기는 기술력 (2020.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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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23 09:43 조회1,7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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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으로 중국 못 이긴다..'국산 태양광' 빛낼 무기는 기술력

박소연 기자 입력 2020.07.23. 04:30
[MT리포트] 그린뉴딜 핵심 '태양광' (上)

[편집자주] 정부의 야심찬 그린 뉴딜 정책 추진으로 국내 태양광발전사업도 퀀텀점프의 기로에 섰다. 중국의 저가공세에 맞서 핵심기술 추가 확보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 태양광 강국 한국으로 가기 위한 업계의 과제와 현황을 진단해봤다.

국내 최대 '태양광숲'으로, 한우목장의 변신
LS ELECTRIC이 구축한 국내 최대 94MW급 영암태양광발전소 전경. / 사진제공=LS ELECTRIC

KTX 나주역에서 차로 30분쯤 떨어진 전남 영암군 금정면. 굽이굽이 활성산을 10여분 달리자 구름이 걷히고 줄지어 늘어선 태양광 모듈이 모습을 드러냈다. LS일렉트릭(LS ELECTRIC)이 구축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다.

지난 16일 방문한 이곳은 첫 상업운전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건 처음이다. 전체 설비의 검사가 완료돼 시운전이 진행 중이었다. 통합관제센터에는 본사에서 파견된 담당자가 발전소 내 기기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PMS(전력관리시스템)를 최종 점검하고 있었다. 일사량과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전력 계획을 가능케 해주는 통신 장치다.

지난 16일 영암태양광발전소 내 통합관제센터에서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다. /사진=전남(영암)=박소연 기자

과거 국내 3대 한우 목장이었던 이곳은 현재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가 어우러진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일부 태양광발전소가 사업자의 부실경영으로 인한 난개발로 우려를 사는 것과 달리 이곳은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발전소는 축구장 150개를 합쳐놓은 크기를 자랑하지만,국내 최대 규모라는 말이 무색하게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이다. 가로 1m·세로 2m 규격의 태양광 모듈 23만3000장이 산지에 듬성듬성 정렬돼 태양을 받아들이고 있다. 총 허가받은 부지 면적 296만㎡(90만평) 중 발전소 설치 면적은 40%인 120만㎡(35만평)에 불과하다. 산지를 최대한 보존하고자 노력한 결과다. 본래 나무가 적은 초지여서 나무도 깎지 않았다.

이근우 프로젝트통합팀 팀장은 "부지가 산지이다보니 개발 허가를 받았을 때부터 개발할 수 있는 부지가 한정돼 있었다"며 "부지에 맞춰 공사하다 보니 기기가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영암태양광발전소에서 이근우 LS ELECTRIC 프로젝트통합팀 팀장이 태양광 모듈을 바라보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남(영암)=박소연 기자

LS일렉트릭은 지난해 6월 94MW(메가와트)급 ESS(에너지저장장치) 연계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사업자에 선정돼 공사를 진행해왔다. 총 공사 기간은 13개월로, 준비기간을 제외하면 8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태양광 설비뿐 아니라 251MWh 규모 ESS, 154kV 변전소, 송전선로 건설 등 태양광 발전의 설계, 제조, 구매, 납품 및 공사 일체를 담당하는 EPC(설계·구매·시공)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16일 영암태양광발전소 인버터 및 수배전 시설에서 작업자가 점검 중이다. /사진=전남(영암)=박소연 기자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메가솔라 엔지니어링 일체를 LS일렉트릭의 자체 기술력으로 구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전력을 잘 아는 사업자가 모듈의 배치부터 회로 구성을 전담해 향후 운영과 유지보수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발전소 내에는 ESS가 23개동에 분리돼 설치됐다. 화재시 배터리가 전소되지 않도록 대비한 것이다. 태양광 모듈이 빛을 받으면 직류(DC) 전기가 생성되는데, 이 전기가 각 회로를 통해 접속반에 모이면 인버터에서 교류로 변환한 후 다시 154kV로 변전해 한국전력 계통에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하루 전기 생산량은 329MW 수준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친환경 전력생산을 통해 매년 약 5만6000톤(소나무 31만 그루를 심는 효과)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LS ELECTRIC이 구축한 국내 최대 94MW급 영암태양광발전소 전경. / 사진제공=LS ELECTRIC 제공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태양광발전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국내에서 추가적인 100MW급 메가솔라 프로젝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서 우리 기업은 종합 솔루션 제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송배전에서 수용가까지 자체기술로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구현한 LS일렉트릭의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되는 이유다. LS일렉트릭은 일본에서 다수의 메가솔라 프로젝트에 참여한 끝에 하나미즈키·모리오카 태양광발전소를 단독으로 수주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로 나아가야만 할 방향"이라며 "국내 메가솔라 단위의 발전소가 생기는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우리 기업이 국내 그린뉴딜에 국한하지 않고 해외로 뻗어나가는 중요한 레퍼런스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영암)=박소연 기자
태양광도 中 '치킨게임'…韓 고효율 솔루션 승부수
중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지난해 120억달러(약 14조3200억원)에서 올해 130억달러(약 15조5200억원)로 7.5% 증액했다. 이 중 태양광 업계에만 절반인 60억달러(7조2312억원)가 투입됐다. 자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태양광 업체들은 저가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태양광 발전을 그린뉴딜의 한 축으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도 이는 한 차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국내 최대 태양광 단지인 전남 '솔라시도 태양광단지'는 물론 단일 규모 최대 태양광 발전소로 가동을 목전에 둔 영암 태양광 발전소 등에도 중국산 셀·모듈이 적용됐다.

한 태양광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태양광 셀이나 모듈은 한국산과 비교해 가격이 15~20%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은 직접 경쟁하기 어렵다"며 "아직 중국 업체가 도달하지 못한 고효율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뚫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中 전 세계서 태양광 '저가공세'…日 시장 잠식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한국 정부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맞물려 국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액은 1억6954만달러(약 202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 증가했다. 모듈은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되는 대형 패널로, 태양광 생태계의 최상위 제품이다.

중국산 태양광 셀 역시 수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월 16만114톤 수입한 중국산 셀은 올해 같은 기간 35만3939톤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의 태양광 시장은 과거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태양광 위주의 '메가솔라'(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설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일본 업체의 자국 태양광 패널 시장 점유율은 36.8%였지만 2018년에는 1.2%로 사실상 전멸했다. 일본 정부가 2012년 FIT(고정가격매입제도)를 시행한 이후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를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이를 발판 삼은 중국 업체는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진코솔라를 필두로 JA솔라, 트리나솔라 등 글로벌 1~3위를 차지한 중국 업체간 출혈 경쟁이 본격화됐다.

글로벌 태양광 모듈 1위 업체인 진코솔라는 지난해 약 14GW(기가와트) 패널을 판매했는데 올해 캐파(생산능력)를 1.5배 증설해 20GW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20GW는 약 4700만 가구(한달 평균 소비전력량 300kWh·킬로와트시 기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LG·한화·LS 고효율 태양광 솔루션…한화 獨서 中 상대 '특허소송' 승소도

국내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는 주요 업체는 LG전자와 한화큐셀, LS일렉트릭이다. 회사마다 제품은 다르지만 고효율 솔루션 등 프리미엄 제품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모듈은 태양광을 받아 변환을 거쳐 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3개 업체 모두 같은 크기의 모듈에서 더 많은 전기를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부지 등의 문제로 태양광 발전소를 늘릴 수 없을 경우 동일한 면적의 모듈에서 얼마나 많은 전기를 뽑아내는지가 핵심이다.

LG전자는 이달 초 프리미엄 초고효율 모듈(60셀 모듈 기준 효율 21.4%, 출력 370W·와트)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호주 최대 물류단지에 태양광 모듈 7500장을 공급하기도 했다.

한화는 고효율 고품질 제품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택용(25.2%) 태양광 모듈 시장과 상업용(13.3%) 시장 모두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굵직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한화큐셀은 지난달 중국 진코솔라를 상대로 독일에서 낸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태양광 셀 후면에 보호막을 형성해 태양광 셀을 투과하는 빛을 다시 셀 내부로 반사 시키는 고효율 기술이다. 업계는 글로벌 1위 업체의 기술 추격에 제동을 건 것에 의미를 둔다.

국내 최초로 태양광 모듈을 만든 LS일렉트릭은 전력솔루션을 넘어 해외 태양광 발전소 사업까지 확대했다. 외국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일본 도쿄 미토(40MW·메가와트)와 훗카이도 치토세(28MW), 이시카와 하나미즈키(18MW) 등의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중국산 저가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효율 태양광 기술력은 국내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국산 모듈 점유율은 △2017년 73.5% △2018년 72.5% △2019년 78.4% 등으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국내 메가 솔라 시장은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고효율 솔루션 중심의 대규모 발전소 포트폴리오는 중국이 당장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구글도 애플도…'그린뉴딜' 볕 드는 태양광발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방점을 찍은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저가공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태양광발전 산업에 모처럼 볕이 들 전망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태양광 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그린뉴딜의 에너지 부문 주요 골자는 지난해 기준 12.7GW(기가와트) 수준인 태양광과 풍력 발전 용량을 2025년까지 42.7GW까지 3.7배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부문에 2025년까지 국비 9조2000억원을 포함, 총 11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은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생태계가 끝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체계가 당장은 더뎌 보이지만 거스를 수 없는 대세고 이 분야의 기술과 시장 선점이 차세대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인 블룸버그 신에너지 파이낸스(BNEF)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 'NEO 2019'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 비용이 줄어들면서 2050년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62%에 이를 전망이다. BNEF는 2010년 이후 최근 10여년 동안 태양광발전 비용은 85%, 풍력발전 비용은 49%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9년 4분기 태양광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태양광시장은 120~150GW로 지난해보다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유수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방침도 에너지 시장 변화를 뒷받침한다. 이미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유수의 기업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Renewable 100)에 참여하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이 현재 240여개사에 달한다.

시장 수요가 늘면서 글로벌 기술주도권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60억달러(약 7조231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 증액하면서 태양광 모듈 제조사를 측면지원하고 나섰다. 보조금 액수가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매출 합계보다 많다. 전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기업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폴리실리콘 64%, 웨이퍼 92%, 셀 85%, 모듈 80%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국내 업계에서는 고부가·고효율 제품으로 시장을 재편, 수익성 제고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좀더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그린뉴딜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예산이 부족한데다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모호한 상황"이라며 "한화큐셀이나 LG전자, 현대에너지솔루션, 신성이엔지처럼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업체를 제외하면 중견 제조사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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