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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KAL858 문서 2차 공개 (5)-KAL858, 발견된 잔해들과 신빙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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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6-29 11:45 조회1,9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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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 발견된 잔해들과 신빙성 문제
외교부 KAL858 문서 2차 공개 (5) - 박강성주
2020년 06월 26일 (금) 21:33:51박강성주  tongil@tongilnews.com

박강성주 (KAL858기 사건 연구자)

 

비행기가 실종되면 최종교신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이 빨리, 그리고 성실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만약 있다면) 탑승자, 잔해, 블랙박스 등을 찾을 수 있고, 사고의 원인을 되도록 정확히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KAL858기 사건의 경우 널리 알려졌듯, 수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탑승자는 물론 블랙박스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공식 발표에 따르면 몇 가지 잔해가 발견되었다.

교통부 조사보고서도 이를 언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1987년 12월 13일 “버마[미얀마] 해상 화물선(DAGON 1호)”가 발견한 25인승 구명보트다(2016070060, 29쪽). 교통부는 제조번호 6046373의 이 보트가 KAL기 것이라고 했고, 근거는 “정비 기록문서”와 질소통 2개에 적힌 “대한항공 관리번호”였다.

참고로, 서울지방검찰청의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수사결과”에 따르면, 교통부가 아닌 “버마정부에서 피폭 KAL기 잔해임을 확인”했다(172쪽). 다시 말해 정확히 누가 확인한 것인지 모호한 면이 있다. 아무튼 발견 장소는 “버마 연안인 타보이 - 모울만 사이의 예강하구 서남방 25마일 지점”이다(29쪽).

버마 임시 조사보고서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 단, 발견 장소(북위 14°51', 동경 97°16')는 예강 서남방 약 30마일(about thirty miles) 지점으로 교통부 보고서와 차이가 있다(2016090027, 42쪽). 참고로 교통부 ‘영문’ 보고서에도 장소(북위 13°45', 동경 97°26')가 버마 보고서와 다르게 나와 있다(2016070060, 16쪽).

버마 화물선이 발견한 구명보트와 그 논란

이 구명보트는 정말로 KAL858기의 것인지와 관련해 논란을 불러 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겉은 이상이 없지만 내부부품인 수동펌프만 깨진 상태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은 버마 내무부가 “감식한결과 공기압축펌프의 고무손잡이 부분이... 불에 탄 흔적이 역력했다고” 했는데(<조선일보>, 1987년 12월 16일, 11쪽 인용 보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 따르면 그런 흔적이나 폭발의 증거는 없었다.

그리고 구명보트가 발견된 지점에 대해서도 해류의 방향 등을 고려할 때 조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었다. 이 사건을 재조사했던 국정원 발전위원회는 결론적으로 구명보트가 KAL기의 것이라고 판단했다(국가정보원,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III>, 445쪽).

  
▲ 1988년 1월 버마 해군은 KAL858기 잔해들을 찾았다고 했다. 이 가운데 구토봉지는 발견 장소가 지도상 섬 안으로 나온다(북위 14°08', 동경 93°22'). 출처: 구글 어스.

버마 최종 보고서에는 1988년 1월 버마 해군이 찾았다는 잔해들 사진도 있다. 이들은 1월 2일에 발견된 좌석 구조물의 일부, 1월 1일과 9일에 발견된 화장실 구조물 일부와 구토봉지다(2016090027, 97-98쪽).

당시 버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작성한 문서에는 이와 관련된 사항이 자세히 나와 있다. 1988년 2월 23일 버마 “국방성 정보국은... KAL기 잔해 5점을 안다만해 COCO ISLANDS 주변에서 주재국 해군이 수거하였다고” 알려왔다(45쪽). 이들은 “기체내부벽 나무파편, 1점, 1.1[발견 일시]... 의자방석, 1점, 1.2... 식사운반대 나무파편, 1점, 1.8... 구토봉지 대나무파편, 1점, 1.9... 프라스틱 약품 케이스(사진필름통 크기), 1점, 1.9”로, 발견 장소는 구명보트 지점과 약 430km 차이가 나는 듯하다(북위 14°08', 동경 93°23'을 기준, ‘구글 어스’로 측정).

섬 안에서 발견된 KAL기 잔해?

이 가운데 “3점은 사고 KAL기 잔해로 확인”되었는데(51쪽), 근거는 나와 있지 않다. 또한 이들에 대해 폭파와 관련된 화학검사가 이루어졌는지도 알 수 없다. 어찌됐든 잔해로 확인된 3점은 앞서 말한 버마 최종 보고서에 그 사진이 실리게 된다.

그런데 검찰은 사건 수사결과에서 잔해로 확인되지 않은 “식사받침대”까지 포함해 “4점”을 버마 해군이 발견한 증거물로 발표했다(2016070060, 173쪽). 이 물체가 나중에 잔해로 확인되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외교부 문서에 따르면 검찰의 증거목록은 잘못됐다.

이를 떠나 이상한 점은, 물체들이 발견된 시점이 1월 초인데 버마가 대사관에 알려온 시점은 2월 23일이라는 것이다. 약 6주가 지나서야 연락을 해왔는데, 왜 그렇게 늦었는지는 문서상 알기 어렵다.

아울러 구토봉지가 발견된 곳(북위 14°08', 동경 93°22')은 지도상 바다가 아닌 섬 안이라는 점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문서에서 위치 표기가 실수로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동경 위치가 초(")까지 정확하게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대략 동경 93°22'13" 뒤로는 바다로 표시됨).

참고로 이번 외교부 자료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1990년에도 KAL858기 잔해가 발견되었다고 알려진다. 그 유명한 ‘올림픽’ 표식이 새겨져 있는 물체다. 이는 태국 어선이 1990년 2월 18일 발견하여 3월 한국 언론에 알려지게 된다.

국정원 발전위원회에 따르면 발견 장소는 북위 14°30', 동경 95°30'으로, “FLAP(보조날개), Center Tank, 엔진 덮개, 연료 튜브 등의 조각들과 백양표 T셔츠, 스페인 상표의 넥타이, 이탈리아 상표의 바지 등이 들어있는 루이비똥 옷가방이 함께 발견되었”다고 한다(<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III>, 461쪽).

같은 해 3월 5일에도 태국 어부가 “엔진 덮개, KAL이라 기입된 박스와 서랍 등”을 북위 13°30', 동경 98°00' 지점에서 발견했는데, 어부가 고물상에 팔았던 것으로 경찰이 인수해 보관했었다고 한다. 위 잔해들은 몇 달 뒤인 5월 22일 서울에서 공개된다.

올림픽 표식이 있는 잔해 논란

이 가운데 특히 올림픽 표식이 있는 물체 역시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예컨대 언론에 공개될 당시 두 조각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어떻게 조각난 잔해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될 수 있는지 의혹이 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과수 감정 결과 폭발 흔적이 없다고 나온 뒤 잔해가 폐기처분된 것도 논란을 일으켰다. 국정원 발전위원회는 결론적으로 이 잔해 역시 KAL기의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리하면, KAL858기 잔해라고 알려진 물체들은 지금까지 크게 세 차례에 걸쳐 발견됐다. 시기는 1987년 12월, 1988년 1월, 그리고 1990년 2월-3월이다. 덧붙여서 이 잔해들과 관련해 크고 작은 논란들이 있어 왔다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참고로 국정원 발전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에 들여오지는 않았지만 어선에 의해 “알루미늄 합금 금속판 수 개와... 날개”가 1989년 9월 30일과 10월 6일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다(462쪽). 만약 KAL기 잔해였다면 정부가 왜 한국으로 들여오도록 노력하지 않았을까 궁금해진다.

  
▲ 올해 초 버마 해역에서 발견된 KAL858기 ‘추정’ 동체는 기체 왼쪽 부분으로 보인다. 출처: <MBC 뉴스데스크>, 2020년 1월 23일 화면.

한편 <MBC 뉴스데스크>는 2020년 1월 23일, 대구MBC 특별취재단이 올해 초 버마 해역에서 KAL858기 추정 동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기체의 왼쪽 날개를 비롯해 꼬리 부분까지, 적어도 동체 왼쪽 부분이 거의 보존되어 있는 상태다. 아직 KAL기 잔해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검증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 1990년에 발견된 KAL858기 잔해 부위를 표시한 그림에 “왼쪽 후방 동체”가 포함되어 있다. 출처: 국가정보원,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III>, 607쪽.

이와 관련해 국정원 발전위원회 보고서에 있는 그림 자료가 주목된다(607쪽). 1990년에 발견된 잔해들 부위를 기체 모형에 표시한 것으로 대한항공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421쪽). 그런데 이에 따르면, 당시 발견된 올림픽 표식 잔해는 “왼쪽 후방 동체”다. 이는 MBC 보도 내용과 배치되는데, 올해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추정 동체가 왼쪽 부분이기 때문이다.

잔해 관련된 또 다른 논란의 가능성

만약 이 물체가 KAL기의 것으로 ‘확인’되면, 1990년에 발견된 왼쪽 잔해는 진위 여부 관련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아울러 MBC의 화면상 기체 ‘오른쪽’ 올림픽 표식 부분도 보존되었을 가능성이 조금 있고, 이 역시 확인 여부에 따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살펴본 잔해 문제와 직접 연관되지는 않지만 몇 가지 더 언급할까 한다. 교통부가 버마 당국에 건넨 자료에 따르면, KAL858기 화물칸에는 화재 감지기(FIRE DETECTION)나 화재 진압기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2016070060, 41쪽).

그리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외교화물로 분류된 물품들은 보통 검색을 받지 않았다고 알려지는데 자료에 따르면 바그다드에서 10kg, 아부다비에서 34kg이 실린 상태였다(53쪽, 60쪽). 바그다드 관련 외교 물품(MAIL)은 당시 바그다드 주재 한국총영사관에서 서울 외무부로 배달 예정이었다. 아부다비 외교 물품(POUCH, BAG)의 경우 두 가지로, 아랍에미리트연합 외무부와 오만 외무부에서 각각 한국 주재 대사관으로 배달 예정이었다. 이와는 별도로 아부다비에서 60kg 무게의 화물이 실렸는데, 아부다비 관광회사가 당시 “전남 무안군 현경면 용정리”로 보낸 것이었다(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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