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국제상품전람회 참관기①]전광석화같이 진행되고 있는 북-러 경제협력 (2016.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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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7-19 14:52 조회4,96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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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1~14일 열린 제18차 봄철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다녀온 김수복 6.15공동선언실천뉴욕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참관기를 연재합니다.
북한의 과학기술과 산업, 대외경제관계를 살펴보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 본 연재는 오마이뉴스에도 연재됩니다.
2015년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에 걸쳐 제18차 봄철 평양국제상품전람회가 평양시 서성구역에 있는 3대혁명전시관의 새기술전시관과 중공업관에서 열렸다.
이 전람회는 조선국제전람사가 주최하고 대외경제성, 평양시인민위원회 및 상업회의소가 지원한다.
참가자는 약 250개 회사인데 북한 회사가 약 절반이고 나머지는 중국, 러시아, 독일, 몽골, 월남, 폴란드,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이다.
해외 참여사 가운데는 중국 회사가 단연 압도적인데 가까운 단둥, 심양, 장춘에서 참여한 회사가 많다.
우리 일행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1일 아침 개회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미 관람객으로 꽉 들어찬 전람회장인 새기술전시관으로 들어서니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붉은 현수막이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전람회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 있던 연하기계(CNC)와 구성기계가 보이지 않는다.
2012년 가을전람회에서 와서 인터넷으로만 보아왔던 CNC기계(컴퓨터로 조종하는 공작기계)를 처음으로 만져보았을 때의 그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려도 보이지 않는다.
당시 간고한 '고난의 행군' 시기 최고 지도자의 결단으로 연구가 지속될 수 있었고 드디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CNC기계들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언론은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끝내고 새로운 사회 건설에로 나아가는 획기적이고 대변혁적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연하기계가 전시되어있던 자리에는 이제 러시아관이 들어섰다.
러시아인 통역의 거침 없는 우리말로 러시아 회사들의 전람회 참여 목적과 사업목록표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러시아 외무성과 연해주 무역회사에서 수산물, 육류, 농산물, 건설자재, 중고차, 축전지, 수송회사 및 해외 노동력 파견문제 등에 대해서 같이 일할 북한의 사업자를 찾고 있었다.
기업 대표자 이름 옆에 생년월일까지 적어놓은 것이 이채로웠다.
그들은 고려호텔에서도 동시에 별도 사업 면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연해주 우수리스크의 소야(Soya)라는 콩기름 회사는 광활한 콩밭을 배경으로 회사 소개서를 잘 만들어 왔다.
마요네즈, 마가린, 식용유, 비누, 가축사료 등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시대 앞에 모여 있는 것을 보니 회사 제품에 대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2014년 11월부터 러시아산 역청탄이 나진항을 경유해 포항, 광양, 당진 등으로 운송된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되었다.
북한과 러시아는 2014년 6월 250억 달러에 달하는 북한의 철도 개선 사업을 러시아가 맡아하고 그에 상당하는 북한의 지하자원 수출을 연계하는 '승리'(포베다)라는 이름의 대규모 경제 협력 사업을 서명했다.
북-러는 바로 4개월 뒤인 10월 평양 인근에 있는 재동-강동-남포역에서 착공식을 거행했다.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는 철도개선 사업에서만도 500억 달러의 새로운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훈춘화력발전소의 전기를 나선지방에 공급하기로 했던 2012년의 합의를 2015년도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중국과 비교해 보면 러시아의 사업 속도는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다.
또한 러시아는 연해주의 남아도는 수력 전기를 나선으로 공급하기 위해 송배전선망을 2015년 초에 정비했다.
앞으로 남한 시장을 염두에 둔 이러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해 푸틴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한은 전기, 가스는 물론 농산물 등 원자재도 저렴한 러시아산을 이용할 수 있어서 국민경제 생활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북-러의 경제 협력은 최근에는 항공우주 및 학문 공동 연구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나선 지역도 방문하게 되어 있어서 북-러 협력의 생생한 현장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