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국제상품전람회 참관기②]남북합작제품으로 가득 찬 전람회를 꿈꾸다(2016.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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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7-19 14:53 조회7,50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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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1~14일 열린 제18차 봄철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 다녀온 김수복 6.15공동선언실천뉴욕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참관기를 연재합니다.
북한의 과학기술과 산업, 대외경제관계를 살펴보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 본 연재는 오마이뉴스에도 연재됩니다.
전람회장을 죽 돌아보니 몇 가지 변화가 보인다.
첫째는 위에서 설명한 연하기계와 같은 중공업 회사들이 철수한 대신에 주민경제생활과 직결된 소비품들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다.
두 번째는 김책공업대학이나 국가과학원 같은 기초과학 연구소의 연구 실적을 이용한 제품들이 눈에 띠게 많다.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해왔던 과학 중시 사상과 최근 부쩍 강조하는 인민경제향상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결합한 국가 정책이 여기 전람회장에서 그렇게 나타난 것으로 본다.
내가 방문했던 회사 몇 군데를 소개해 보겠다.
미래과학기술교류사
북의 최고 과학교육기관인 김책공업대학 로고를 전시대 정면에 걸어 놓았다.
여러 가지 연구 성과를 좌우 벽면에 돌려가면서 붙여놨는데 그 연구 내용이 여간 다양하지가 않다.
고온 공기 연소기술, 플라즈마 절단 용접기, 탄산가스 치료장치, 탄소 유황 분리장치, 원유 처리장치,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야외조명등, 화재감시기, 집어등, 운동능력 측정 장치, 담배독 줄임 카드, 오존발생기, 자동차용 전자저울, 전자식 만능 재료시험기, 금속표면 처리기술, 고성능 방수액, 초음파 세척기 등의 기술을 소개하고 있고 그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제품을 현장 판매도 하고 있었다.
미래과학기술교류사는 각 제품을 일반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제조 시설 투자자를 환영한다고 한다.
고온 공기 연소기술이나 풍력발전기에 대해서는 나도 물어볼 것이 많이 있는데 밀려오는 고객에게 미안해서 다시 들를 생각으로 일단 나왔는데 그것이 잘못이었다.
사전에 좀더 준비해서 상대방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조명등, 고성능 방수액, 초음파 세척기 등 인파가 많이 몰리는 제품은 각기 독립 전시대를 마련해서 좀 더 넓은 공간에서 여유 있게 상담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것으로 보였다.
레드(LED) 집어등은 바다 밑에서 물고기를 유인하는 등인데 북이 지금 물고기 잡이에 큰 힘을 쓰고 있어서 거기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고온 공기 연소기술은 성진제강, 천리마연합기업소 등과 같은 에너지를 대단히 많이 쓰고 있는 대형 중공업 공장에서 나오는 버리는 폐가스를 다시 잡아서 이용함으로써 많은 원료를 절약하고 에너지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이다.
탄산가스 레이저치료기 설명서 밑에 보면 무혈수술을 진행해준다고 한다.
고성능 몰탈 방수액은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건축 열기에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다.
체력증진회사
이름이 이 회사의 성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영어로 Physical Fitness Co.라고 되어 있다.
남자 직원 둘이 너스레를 떨며 자기 전시대 앞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자기네 제품으로 만든 음료수를 권하고 있다.
나도 한잔 마셔보니 새콤한 맛이 괜찮다.
이번 여행에 아는 분으로부터 평양에 가면 생물칼슘 제품을 꼭 구해오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 있었기에 전시대마다 물어보아도 그 제품을 모른다고 해서 실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떠벌이 청년들에 의하면 생물칼슘보다 자기네 제품이 10배나 더 좋은 제품이라고 한다.
생물칼슘은 분해되기 어려워 흡수율이 낮은데 자기네 정향복합균은 칼슘을 소화하기 쉽게 분해해 놓은 것이어서 흡수가 물론 잘되고 그만큼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나도 숙제를 해결했다는 안도감에 마음 놓고 그 너스레 청년 말 속에 빨려 들어갔다.
얼굴이 까무잡잡한 책임자 박민열 실장이 회사 연혁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1978년에 국가과학원에서 설립한 국가균주보존연구소는 우리 몸에 좋은 여러 가지 미생물을 보존하고 번식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박 실장 본인은 이과대학 생물학부를 80년에 졸업하고 이 연구소에 입사했으며 연구실에는 박사급만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흔한 감자와 강냉이를 주원료로 해서 우리 실정에 맞는 좋은 균을 발효시켜서 건강음료인 정향복합균 가루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 제품 판매 회사가 바로 체력증진회사고 체육성 산하 체육선수들을 비롯하여 평양육아원 애육원과 양로원 등에도 공급한다.
앞으로는 더욱 대중화 시킬 계획이다.
처음에 한잔씩 나누어 준 것이 바로 이 정향복합균가루를 물에 탄 것이었다.
나도 잔뜩 사서 가방에 넣었다.
생물공학기술교류사
국가과학원 산하 생물공학분원에서 연구한 실적을 제품화하기 위해서 4년 전에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장호르몬 주사약을 전시장에 가지고 나왔다.
여기서 잠깐 북한의 국가과학원에 대해서 알아보고 지나가겠다.
국가과학원은 전쟁이 한창인 1952년 12월 1일에 설립되었다.
북한의 여러 과학연구기관들의 연구사업을 종합 지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평양시 서성구역 연못동에 위치해 있다.
생물공학분원, 산림과학분원, 건설건재분원, 석탄과학분원, 수산과학분원, 경공업과학분원, 철도과학분원과 수리해양분원 등 9개의 직능별 분원과 은정분원, 함흥분원 등 두 군데 지역분원을 합쳐 총 11개 분원으로 되어있으며 분원 밑에는 다시 전문연구소 130개가 전국에 흩어져 있다.
위에 소개한 생물공학기술교류사는 생물공학분원에 속한 연구소들인 게놈연구소, 미생물공학연구소, 생물공학기술봉사소 등과 연관된 대외사업을 하고 있다.
국가과학원은 매년 2월 16일, 4월 15일, 12월 1일을 비롯한 여러 계기에 과학기술발표회, 토론회, 전시회와 경연 등을 조직한다.
과학연구와 교육사업에 특출한 성과를 이룩한 과학자 기술자에게 인민과학자 공훈과학자를 비롯한 명예 칭호와 교수 부교수의 학직과 박사학위를 수여한다.
과학기술 협조와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들과 과학자 상호방문, 견학, 참관 공동 연구사업에도 힘을 쏟는다.
앞에 소개한 체력증진회사의 박민열 실장이 졸업한 이과대학도 국가과학원에 속한 대학이다.
평성석탄공업대학과 더불어 국가과학원이 인재 양성을 위해서 직속으로 운영하는 두 대학 중의 하나이다.
고려약
여러 가지 고려약 회사들이 전람회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 전통 의학을 북에서는 고려의학이라고 부르며 다양한 개발했는데 그 약을 고려약이라고 한다.
장명이나 금당 주사약은 그 효능이 잘 알려져 있다.
룸브로키나제(Lumbrokinase)는 지렁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응고된 피를 녹이는 혁신적 효과가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
북의 과학영화에서도 등장해서 효과를 홍보하고 있다.
조선동방즉효약물센터는 네오비아그라, 안궁사향, 동방항암소, 암사멸 용해주사약, 혈관세척소, 노년청춘 등의 건강 제품을 판매하는데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전시대 앞에 항상 북적이고 있었다.
방문에서 돌아온 뒤에 글을 보니 김일성종합대학 생명과학부에서 콩과 아주까리를 원료로 부작용이 없는 유방암치료용제인 식료품을 개발했는데 효과가 획기적이어서 세계 지적소유권기구로부터 발명가 메달을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다음 방문에서는 고려약을 집중적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아래에 조선동방즉효약물센터 회사의 광고지만 보여드리겠다.
대동강건재무역회사
제품 설명서를 자세히 잘 만들어 왔으며 전시장 고개들에게 친절하다.
자갈, 모래, 시멘트에서부터 울타리, 야외 의자, 건물 보도 블록, 플라스틱관, 문틀과 창문, 시멘트 혼합기(믹서), 각종 철근, 각종 기중기, 용접용 산소와 아세틸렌 발생기를 포함한 건설 기계 전반을 취급하고 있다.
평양은 물론 각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건축 열기에 대동강건재의 제품이 큰 몫을 하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천리마 타일 공장
대동강건재 회사의 규모가 너무 방대해서 타일 사업부를 분리해서 독립시킨 회사이다.
2013년도에는 대동강타일이라고 불렀는데 천리마타일로 바꿨다.
북한에 무진장한 석회석과 대동강 하류에 수 만년 간 퇴적된 모래로 인조대리석과 각종 타일 및 기와를 생산한다.
작업라인은 CNC화 되어서 중앙 조종실 컴퓨터로 작업을 지시하는 현장을 2012년 방문 때에 가서 견학했었다.
석회석과 모래가 원료이므로 공장에 먼지가 많이 날리지 않나 했었는데 공장 안은 방금 물로 씻어낸 것처럼 청결했다.
공장이 대규모여서 방문객들은 전기차로 이동하며 설명을 들었다.
평양 민속촌을 지을 때에 고구려와 백제 기와를 복원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 고증을 하면서 작업했던 설명을 기억한다.
사진은 2012년 9월 공장 방문 때에 찍은 것이다.
그 때의 제품 가격표가 있어서 참고로 적었다.
대리석 규격 : 1400 x 2300 $65/평방미터
내벽 장식 규격 : 300 x 450 $8.78/평방미터 $0.8/장
내벽타일 규격 : 300 x 450 $6/평방 미터
외벽타일 규격 : 60 x 200 $3.6/평방미터
2008년으로 기억한다.
북한이 신의주 황금평 개발 계획과 평양시내 10만 세대 살립집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부족한 고무, 플라스틱 제품을 남측에 요청하면서 대신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광산물을 한국에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한 바가 있었다.
남과 북이 서로 없는 것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유무상통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었다.
남북의 최고 지도자가 서명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즉 10.4선언이 아직 생생한 때여서 기대감이 컸었다.
그러나 한국의 이명박 정권은 그 제안을 거절했다.
북한은 중국 제품을 수입해서 계획대로 살림집 건설 계획을 완성했고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44층 현대식 창전아파트 사진을 우리들도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북한의 제의를 받아들였더라면, 그 뒤 곧 후속으로 원자재가 무진장한 해주 지역에 남북합작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한국에서 어려운 공장이 월남, 미얀마, 중국으로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지금 평양상품전람회장에는 남북합작공장의 건재품이 가득히 전시되어 있을 것이다.
남북의 기술과 자본이 결홥한 합작공장 제품은 품질도 최고인데다 가격도 저렴해서 동북3성 연해주의 건설업체로부터 최고 인기 제품이 되고 직원들은 구입 문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이다.
해주-인천 뱃길은 제품을 실어 나르는 컨테이너선이 연평도 앞바다 물결을 가르며 내달리고 중국 어선들이 더 이상 불법으로 침범할 수 없도록 조치한 10.4선언에 의거한 서해평화특별지대인 백령도 앞바다에서는 남북 어선단이 풍어가를 부르고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해상분계선 문제로 중국 어부들이 우리 바다를 농락해도 남북이 쳐다만 보며 쌍안경에 댄 살벌한 눈동자는 이제 제대군인 사진첩에서나 볼 수 있는 전설이 되었을 것이다.
북적거리는 전람회장에서 통한의 아쉬운 낮 꿈을 꾸었다.
누가 뭐래도 우리의 꿈을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라는 확신을 가다듬고 다음 전시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전기사]전광석화같이 진행되고 있는 북-러 경제협력
김수복
1944년 공주에서 출생해 연세대를 졸업하고
1976년 미국에 건너가 살고 있는 재미동포.
현재 뉴욕에서 사업을 하며
6.15공동선언실천 뉴욕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는 2012, 2013, 2015년 세 차례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