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임창순상(2011년4월22일)<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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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7-10 16:46 조회4,50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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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임창순상 - 수상자 발표
인류평화에 기여하는 민족정체성의 재확립을 향하여
임창순상은 청명 임창순 선생의 뜻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상입니다.
임창순 선생은 국가사회의 민주적 진보, 민족문화의 비판적 계승과 창의적 발전, 그리고 남북관계의 진전과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해 평생토록 헌신했습니다.
만년에 선생은 당신이 평생토록 추구한 과업들이 만족할 만큼 성취되지 못한 아쉬움에 후진들의 활동을 위해 전재산을 쾌척했고, 청명문화재단은 그 재원으로 1998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야만적 독재권력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민주-평화-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진력하신 임창순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고 선생의 사업을 확장실현하기 위해 청명문화재단은 출범한 것입니다.
청명선생의 삶을 이어받고 넓혀가는 대표적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으로 출범한 임창순상은 2006년부터 시행하여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합니다.
금년 임창순상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에 임하면서 우리는, 파렴치한 비인간적·반윤리적 범죄가 횡행하는 세태 속에서도 우리 사회를 건전하고 인간미 넘치는 공동체로 재건하고자 열성을 쏟아 애쓰는 많은 개인과 단체가 있음을 새삼 확인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천민자본주의 금권의 비열한 횡포를 해체하고 민생의 평등한 복리를 확보하려는 운동, 권력을 악용한 불법과 비리가 만연하고 있는 정국을 뚫고 민주적 법질서와 정의를 지켜내려는 운동, 전쟁을 유발하는 반역사적 집단의 도발과 음해를 이겨내고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수호하려는 운동― 이들 운동이 이 어두운 세월에도 여전히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만드는 많은 단체와 개인들의 실천운동에 경의를 품으면서 청명문화재단은 제6회 임창순상 수상자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선정하였습니다.
2010년의 특수한 정세를 함께 고려한 우리의 이러한 선택에 대해 이제 간략히 그 이유를 밝히고자 합니다.
이는 내용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성격과 특성 및 전망을 살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6대 종교단체를 포함한 주요 시민단체들이 함께 참여하여 1996년 6월에 창립한 국민운동조직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남북간의 반목과 대립을 깨고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민족의 화해와 공존을 이루어가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인도적 대북지원과 남북간 교류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민족의 어울림과 하나됨을 위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러한 활동은 임창순정신의 확장과 발전의 한 양상이라고 우리는 판단합니다.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최근의 정황에서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민족의 하나됨을 위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8월에는 ‘말라리아 남북공동방제’ 사업을 위해 개성을 통한 육로방문을 성사시켰고, 지난달에는 함경북도 온성군 34개 유치원의 2,500명 어린이에게 매주 한번씩 빵과 콩우유가루를 전달하는 지원프로그램을 재개했습니다.
2010년 정부의 이른바 5.24조치 이후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민간교류까지 차단된 상황에서 일구어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러한 사업은 남북간 민간교류협력의 명맥을 이어나간다는 점만으로도 의미있는 성취입니다.
시민사회와 정부기구의 어느 수준에서든 남북관계 내지 통일에 임하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첫째, 무력충돌의 극단적 대립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합니다.
둘째, 통일은 특정한 정치적 사태진전으로 완성되는 ‘결실’이 아니라 역사적 주체 형성과 문화적 정체성 확립의 끊임없는 ‘과정’입니다.
셋째, 이러한 운동으로서의 통일에 논의와 실천의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데에는 남과 북의 주민과 정부는 물론 어떤 지역의 어떤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대해서도 제한이 있을 수 없습니다.
<통일시론>의 발간 등을 통해 남북의 상호이해와 신뢰구축에 기여하고자 노력해온 청명문화재단은 이러한 운동으로서의 남북통합에 기여하는 여러 사업과 활동을 펼치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주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사업과 활동에서 몇 가지 희망적인 전망을 읽어냅니다.
첫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대북지원사업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나 일정한 문제의 대증적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우리는 주목합니다.
식량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 진행되는 농축산업협력사업의 경우 구조적인 문제접근을 통해 농업기술 향상, 영농기반 강화, 생산구조 전환 등 장기적-지속적 과업에 중점을 둠으로써 북측 산업의 자립기반을 확충하는 데로 나아갑니다.
보건의료협력사업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어 병원시설 현대화, 제약공장 건설, 의료기기 지원, 의료인력 기술교육, 보건의료 전문가교류 등 여러 과업에서 구체적 성과를 쌓아왔습니다.
IT교육지원이나 신재생에너지협력 사업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둘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사업과 활동은 대북지원에 그치지 않고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예컨대 중앙아시아 지역 러시아 남부 볼고그라드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 대한 지원은 농업기술 전수, 생필품과 의료 지원, 민족정체성 회복, 러시아 국적취득을 위한 법률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또한, 국내에 정착하거나 거주하는 새터민과 외국국적 동포에 대한 법률구조활동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셋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조직확대, 사업네트워크의 확충과 운동주체 연대의 확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업네트워크 형성의 예로는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농업, 임업, 보건의료, 보육 등의 분야에서 추진하는 남북협력사업의 매개역을 수행하고 있으며, 조직의 확대로는 국내의 지역별 본부가 꾸려져 있고, 국경을 넘는 연대망으로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세계협의회>의 이름으로 지역별 대표부를 형성해가고 있습니다.
최근 북측 식량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월 북측 17개 지역을 방문한 ‘코리아의 기독인 친구들’ 등 5개 미국 NGO를 포함하여 다양한 외국 평화인권단체들과의 소통과 연대도 확대되어 왔습니다.
넷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남북통합으로 수렴되는 다양한 실천활동을 펼치면서도, 상황이 허용하는 행위적 선택지의 내용을 채워가는 데 급급한 현실추수의 노선을 따르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사명과 위상을 인도적 지원 NGO, 평화 NGO, 남북통합 NGO로 설정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정책연구기구인 ‘평화나눔센터’와 정책위원회를 통해 사업과 활동 전반에 걸친 자기점검과 장기비전을 지속합니다.
인도주의와 평화에 관련된 다양한 의제의 정책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국제협력사업의 전개와 차세대 인권.평화 리더십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서로 돕기’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퍼주기’이며, 북쪽 인민을 돕는 것이 아니라 정권을 돕는 것이라고 걱정하고 비판합니다. 이런 부류의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수행해야 할 일 가운데 우선적 중요성을 지녔다고 할 것입니다.
일견 일방적 지원으로 보이는 경제적 지원도 실은 남쪽의 서민복지나 경제역동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의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남쪽 사회 경제구조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와 중국을 포함한 국제경제의 흐름을 온당하게 파악할 때, 특히 장기적 전망의 한반도경제를 고려할 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비롯한 평화 NGO들의 투자는 많을수록 오히려 저렴한 비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우리가 이번 임창순상 선정심사에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특히 주목하게 되는 이유 한 가지를 밝혀두고자 합니다. 지난 세기 말부터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문명간 충돌-소통과 다문화현상은 인도주의와 평화라는 주제를 다루는 사유와 실천의 방식에도 새로움을 요구합니다.
자본의 국제화로 인한 양국적-다국적 기업의 대량진출, 전쟁‧내란‧테러‧궁핍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광범한 이주(diaspora)현상, 연방의 해체나 인종간-종족간 이합집산으로 인한 새로운 국경의 출현 등이 이러한 문명충돌-문화소통의 구체적 유형을 구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