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소식

홈 > 소식 > 자료실
자료실

'봉오동 전투'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촉각'..카자흐스탄 외교장관 방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9-16 15:21 조회1,631회

본문

 

'봉오동 전투'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촉각'..카자흐스탄 외교장관 방한

최경호 입력 2019.09.16 14:35

강경화 장관, 16일 아탐쿨로프 장관과 회담
올 5월 문 대통령 방문 당시 후속조치 관심
문 대통령, 홍범도 장군 유해 한국봉환 요청
카자흐스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년
홍범도 장군이 1929년 부인 이인복과 손녀 홍예까쩨리나와 함께 찍은 사진. 오른쪽은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고려극장을 방문할 당시 모습. 김병학 작가, 뉴시스


‘고려인 강제이주’가 맺어준 ‘골든 브릿지’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인 알마티 시내에는 일제강점기 때 이주된 고려인들의 애환이 담긴 공간이 있다. 항일독립운동가인 홍범도(1868~1943) 장군이 경비로 일하며 말년을 보낸 ‘고려극장’이다. 홍 장군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대첩을 승리로 이끈 후 카자흐스탄에서 숨을 거뒀다. 1932년 연해주에서 창단된 고려극장은 87년간 연극과 뮤지컬 등을 통해 고려인들의 삶과 애환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

고려극장은 지난 4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할 당시에도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려극장 측은 문 대통령의 극장 방문에 맞춰 홍 장군을 주제로 한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많은 동포분들이 카자흐스탄 고려인사회의 자부심이 되고, 한국과 카자흐스탄을 연결하는 황금다리의 역할을 해주시고 계시다”고 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의 경제·정치협력 관계가 두터워지고 있다. 고려인들이 강제로 이주된 곳이라는 역사적 연관성이 양국의 상생 관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은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 당시 한인들이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다. 고려인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 일대로 이주한 한인들을 말한다.

이중 홍 장군은 카자흐스탄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50여년간 조국 해방을 위한 무장 투쟁에 투신했다. 평양 출신인 장군은 1920년 6월 중국 지린성 봉오동 골짜기에서 일본 정규군을 섬멸한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김좌진(1889~1930) 장군의 북로군정서군과 함께 만주 청산리에서 일본군 1개 여단을 격퇴했다.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인 알마티 내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황금인간. 지난 2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황금인간' 특별전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경호 기자


한·카자흐 무역규모, 40억 달러 돌파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협력 관계는 양국의 외교 관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탐쿨로프 카자흐스탄 외교장관은 16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0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다.

이날 회담에서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 때 논의한 사안들에 대한 후속조치 이행 여부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이 당시 카자흐스탄 정부에 홍범도 장군의 유예 봉환 문제 등을 요청해놨기 때문이다. 현재 홍 장군의 무덤은 알마티에서 1100㎞가량 떨어진 크즐오르다에 있다.

경제협력을 둘러싼 양국의 논의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1992년 7월 카자흐스탄과 무역협정을 맺은 교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무역규모는 4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이 전선 및 케이블, 금속 제품, 차량 부품 등을 수출해온 결과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카자흐스탄에서는 석유와 철, 티타늄, 우라늄, 금 등을 수입하고 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삼성, LG, SK, 현대, 포스코 등 한국의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카자흐스탄에 등록된 한국의 법인은 1081개에 달하며, 카자흐스탄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투자한 직접투자액만 70억 달러에 이른다”며 “올해 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양국의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대화에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있는 홍범도 장군의 묘지. 홍 장군은 1937년 옛 소련의 강제이주 당시 연해주에서 떠나온 뒤 카자흐스탄에서 서거했다. [사진 알마티 김]


고려인, 카자흐 인구 0.6%…입지는 탄탄
카자흐스탄 내에서의 고려인은 전체 인구(1840만명) 중 0.6%에 불과 하지만 사회적 영향력으로 볼 때 카자흐스탄 내 130여개 민족 중 3~4대 민족 중 하나로 꼽힌다. 강제이주 이후 척박한 땅을 일궈가며 사회 곳곳에서 뿌리를 내린 결과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고려인 10만6000여 명이 다양한 부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 광주광역시에서는 홍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항일투쟁을 기념하기 위한 역사유물 전시관이 지난 5월 개관했다. 광주 광산구 월곡2동행복센터 2층에 문을 연 기념관에는 홍 장군의 사진과 유물 등을 볼 수 있다. 이중에는 홍 장군의 손녀인 홍에까쩨리나(1925년생)씨가 문 대통령에 앞서 94년 유해봉환 요청을 한 자료도 포함돼 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브라우저 최상단으로 이동합니다 브라우저 최하단으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