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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부산시의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주민투표 거부는 부당하다(202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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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27 09:33 조회1,40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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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주민투표 거부는 부당하다

  •  통일뉴스
  •  
  •  승인 2020.10.26 15:13
 

[칼럼]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2015년 미군오산기지 살아있는 탄저균 배달사고에 이어 2019년 1월에는 미생화학방어 합동참모국이 탄저균보다 독성이 강하다는 ‘보톨리늄 톡소이드’와 ‘포도상구균 록소이드’ 생화학 시료를 부산항 제8부두에 들어오면서 세균전실험 논란이 증폭되었다.

당시 미군은 세균탐지장비 점검을 위해서 비활성화시료를 들여왔으며 앞으로 들여오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2019년 12월 20일 부산시가 참석한 현장 설명회 개최 당시 주한미군이 더 이상 샘플 반입은 없으며 보유 저장하고 있는 샘플에 대해서도 폐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020년 3월과 7월 확인된 사실로 부산 제8부두 시설에 주한미군 생화학프로그램인 센토(CENTAUR)의 운영인력 모집 정황이 확인되고, 7월 모집 내용에 공기표본 분석 작업까지 명시하였다.

이번 2020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한미군의 거짓이 더욱 명백히 확인되고 밝혀졌다. 미군은 지금도 변함없이 그들 당초 계획대로 2020년 4분기 센토를 종료하고, 센토 기술을 토대로 통합조기경보체제(IEW)로 전환하여 세균전 실험을 체계적으로 확대 지속시키고 있다.

이에 부산시민사회는 지난 3월 23일 주한미군 사령관을 생화학무기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였다.

이처럼 부산 제8부두는 미군도 이미 인정한 것처럼(2019.12.20.) 생화학 샘플 반입과 보관을 하고 있었으며 생화학물질을 다루는 시설이 있는 것이 확인된 장소이다. 지난 9월 2일 부산 제8부두 미군 부대 내에서 원인불명의 사이렌 소리가 새벽부터 오전 8시까지 3시간이나 울리는 큰 소동이 일어난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미군측은 민폐를 끼치고도 공식사과는 물론 해명 한 마디 없었다.

부산시는 이에 대한 아무런 책임 있는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거대 정당들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10월 18일, ‘부산항 미군세균실 폐쇄 주민투표 추진위’는 “부산항 미군세균실험실은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시설”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어 추진위는 부산항 미군세균실폐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하려고 했다.

추진위는 주민투표법에 근거하여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신청서를 부산시에 제출하였으나, 부산시는 행안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국가사무”라는 이유로 주민의 권리인 주민투표 청구절차를 거부하였다. 다음 단계로 추진위는 자체투표 및 행정소송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부산시의 주민투표를 가로막는 거부행위는 국내법상, 국제법상 타당하지 않다.

첫째, 주민투표법 제7조 1항은 투표의 대상은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지자제의 주요결정사항으로서 그 지자제의 조례로서 정하는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균전 실험인 독성 세균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영향 사항이다. 헌법의 핵심인 안전과 생명권은 헌법의 핵심가치이다. 340만 부산시민의 안전과 생명에 영향을 끼치는 치사율이 가장 높은 제1급 감염병에 해당하는 탄저균을 실험하는 것은 “주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으로 지자제의 주요결정 사항으로 보아야 한다.

다만, 부산시의 조례로서 정하는 사항이 아니라는 미비점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제7조 2항 5호에서 “주민대표가 직접의사결정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공공시설의 설치에 관한 사항”은 주민투표대상에서 제외되나, 지방의회가 주민투표실시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부산시 지방의회가 조례제정 이전이라도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 평가하여 주민투표 실시청구를 수용했어야 만 했다.

둘째, 지방자치법에는 외교,국방,사법,국세 등 국가의 존립에 필요한 사무를 지자제가 처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법 제101조에는 지자체 의장은 지자체를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한다고 되어있으며 제9조에는 주민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지자체사무로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9조 1항에서 [지자체의 사무]로 관할구역의 자치사무와 법령에 따른 지자제에 속하는 사무라고 명시하였고, 동조 2항 2호에서 [지자체의 관할사무] 예시 가운데, 제2호 (바) 주민의 복지증진에 사무를 열거한 가운데, “감염병과 그 밖의 질병의 예방과 방역”을 규정하고 있다.

명백히 세균전을 방지하는 것은 코로나 보다 더 치사율이 높은 감염병에 속하므로 지자체의 관할사무이다. 단서조항처럼 감염병과 그 밖의 질병에 배치하는 타 법령도 없다. 오히려 감염병예방 차원의 세균실 폐쇄조치 주민 찬반투표 청구는 헌법의 핵심가치인 생명권존중의 측면에서 더욱 타당하다.

세번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제2조에서, 탄저를 제1급 감염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제1금감염병이란 생물테러감염병 또는 치사율이 높거나 집단발생의 우려가 커서 발생시 신고하여야 하고, 음압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한 감염병이라고 한다. 미군 제8부두에서는 탄저균이라는 제1급 감염병의 시료가 있고, 이것을 실험하는 실험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치명적이 위협이 되는 것이다.

넷째, 부산 세균실험실은 탄저균으로부터 위협받는 340만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헌법상 핵심적인 국민의 기본권을 위협하고 있다. 주민투표법, 지방자치법 그리고 감염에방법 및 관련 여타 법령은 대한민국 헌법의 생명존중권의 취지에 맞게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이런 취지에서 부산시가 책임있는 상세한 설명 및 책임있는 행정조치도 없이 행안부의 유권해석을 단순히 수용하여 추진위 주민투표 거부행위는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 법령해석이다.

다섯째, 세균실험실 존재 및 운영 등의 국제법적 측면에서도 명백한 위반행위를 하고 있고, 위반행태에 대해서 대한민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탄저균에 관련된 부산세균실험실 존재, 시료반임 및 실험관련 일체의 행태에 대해서 미군은 ‘세균무기(생물무기) 및 독소무기의 개발. 생산. 및 비축의 금지와 그 페기에 관한 협약’(일명 생물무기금지협약(BWC, 1975년 발효)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이 협약에 1987년에 가입했기에 이 협약을 준수하여야 한다. 미국도 가입국으로서 마찬가지이다.

동협약의 협약 당사국은 상기 물질을 개발,생산,저장,취득 보유하지 않을 의무를 지고(제1조), 폐기 및 평화의무를 지고(제2조), 어떠한 사람에게도 양도하지 않을 의무(제3조)를 약속하고, 각국의 헌법절차에 따라 제1조 규정 물질의 저장,취득,보존을 금지하고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제4조)를 규정하고 있다. 또 협약준수 위반에 대한 국제법적 벌칙으로서 당사국간 국제협력(제5조) 및 협약위반시 안보리 제소 및 안보리의 조사(제6조)를 명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부산 세균실 운영은 340만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이고,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핵심적인 기본권이다. 상기 세균실 존치 및 운영은 국내법이나 국제법을 명백하게 위반하고 있다.

자치단체인 부산시, 거대정당, 대한민국 정부가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지도 않고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부산항 미군세균실 폐쇄 주민투표, 추진위’가 구성되어, 주민투표법 제7조 1항, 지방자치법 제9조 2항, 감염병예방법 그리고 생화학무기금지협약에 따라 세균전 실험실 폐쇄 찬반 주민투표를 공식으로 청구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법 및 국제법에 비추어 법리적으로 추진위의 청구는 타당하다.

책임있는 행정청인 부산시는 충분한 체계적 설명도 없이 행안부의 단순한 유권해석에 얽매어 주민투표청구절차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 이제 추진위는 자체 주민투표 및 행정소송 단계로 종합적인 방안을 밟아가고 있다. 부산시는 법리상, 코로나19 시대 그리고 부산시민의 안전과 생명권 보전이라는 헌법의 핵심 기본권 정신에 따라 자체 주민투표에 대해서도 추후라도 긍정적 수용을 할 것을 기대한다.

과거 기장 원전 옆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주민 찬반투표(2016.3.19-20)도 부산시는 거절하였지만, 궁극적으로 2017년 4월 11일 부산 법원 2심은 주민투표 실시가 타당하다고 판결한 것을 참고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부산 시민단체,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주민투표 가능할까?

김영동 입력 2020.10.19. 15:16 수정 2020.10.19. 16:16
부산 시민단체, 부산시에 주민투표 요구
부산시가 거부하자 직접 주민투표 추진
합법 주민투표하려면 행정소송 해야할 듯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시민단체가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 생화학 실험 의혹과 관련해 해당 시설 폐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요구 서명운동에 들어간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의 시민단체가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 생화학 실험 의혹과 관련해 해당 시설 폐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요구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100여개 부산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주민투표 추진위원회’는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주도로 생화학 실험 시설 폐쇄 찬반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추진위의 말을 들어보면, 주한미군은 2017년 11월, 2018년 10월, 지난해 1월 세 차례에 걸쳐 국내에 보툴리눔 톡소이드 등 생화학물질 시료를 부산항 8부두 등 주한미군 기지 4곳에 들여왔다. 반입된 시료는 해마다 양이 늘어났는데, 이는 미군의 세균무기 실험이 확대된 정황이라고 추진위는 주장한다.

추진위는 지난달부터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진행하기로 하고, 부산시에 주민투표 수용을 요구해왔다. 부산시는 “최근 행정안전부에 질의했더니 이 사안이 자치단체 사무가 아닌 국가 사무라서 주민투표 추진 요건이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미군 세균무기 실험실 폐쇄 문제는 국가 사무여서 주민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민투표법에는 ‘국가 또는 다른 자치단체 사무는 주민투표에 부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에 추진위는 민간주도 주민투표에 나섰다. 추진위는 ‘부산시 주민투표조례’에 따라 내년 1월 말까지 부산 전체 유권자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15만명의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이어 부산시와 정부에 부산항 8부두 주한미군 생화학 실험 의혹 관련 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주민투표를 요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추진위가 부산시 주민투표조례의 주민투표 성립 최소 요건인 15만명의 서명을 받아도 합법적인 주민투표를 할 수는 없다. 국가 사무는 주민투표를 할 수 없다는 상위법인 주민투표법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주민투표를 하려면 부산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해서 ‘미군 세균실험실 문제가 주민의 삶과 직결된 것이어서 자치단체 사무’라는 유권해석을 받으면 가능하다.

오미선 부산8부두 미군세균전부대추방 남구대책위 공동대표는 “부산시의 무책임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부산시민이 직접 나서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존폐를 묻는 민간 주도의 주민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2016년 부산항 8부두 미군기지에 주피터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지난해 센토로 이름을 바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2월 현장 설명회를 열어 센토가 검증 완료된 생화학 위협 조기경보 방어체계라고 주장했다. 추진위 등은 생화학 실험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시설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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